"지금이 가장 싸다"…광명·용인 청약 흥행
경기 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광명과 용인에서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10억원 넘는 분양가에도 양호한 청약 성적을 낸 단지가 나오면서 서울에서 시작한 분양시장 온기가 주변 지역으로 퍼지고 있다. 다음달 경기도에서만 6800여 가구의 아파트가 쏟아질 예정이다. 자재값 상승 등의 여파로 “지금 분양가가 가장 저렴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는 가운데 경기 청약시장이 흥행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광명자이, 경쟁률 11.44 대 1

"지금이 가장 싸다"…광명·용인 청약 흥행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GS건설과 포스코이앤씨, 한화 건설부문 컨소시엄이 광명뉴타운에 짓는 ‘광명자이더샵포레나’는 최근 422가구 모집에 4826명(1·2순위 합계)이 몰리면서 평균 11.4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84㎡ 기준 분양가가 9억8290만~10억4550만원에 달하는 데다 전용 39·49㎡ 등 소형 물량이 356가구(84.4%)로 많았다. 브랜드 대단지, 서울 인접 등이 강점으로 꼽히며 20~40대 수요가 몰렸다는 평가다.

이달 초 총 787가구 청약을 진행한 DL이앤씨의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도 4.39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선방했다. 이 아파트의 전용 84㎡ 평균 분양가는 11억400만원이다. 휘경자이디센시아(9억7600만원), 새절역 두산위브트레지움(9억9340만원), 영등포자이디그니티(11억7900만원) 등 올해 서울에서 분양(예정)한 단지의 최고가보다 높거나 유사했다. 그런데도 첨단 산업단지인 플랫폼시티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개발 호재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 2월 ‘구리역 롯데캐슬시그니처’도 전용 82㎡ 기준 8억6900만원에 공급됐는데 서울 지하철 8호선 별내역 개통 등 교통 호재에 힘입어 7.99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 경기에서 청약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단지는 평택 고덕자이센트로(45.33 대 1)였다.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와 가까운 데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은 게 관심을 끌었다.

경기도 아파트 거래, 2만 건 넘어


다음달 경기에서 8개 단지, 6820가구(일반분양 3899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전국 물량(2만9307가구)의 23%다. 롯데건설이 시흥 은행동 은행2지구에 조성하는 ‘시흥 롯데캐슬시그니처’가 2133가구로 규모가 가장 크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49층에 전용 84㎡ 단일면적으로 구성된다. 총 1975가구 규모의 ‘광명센트럴아이파크(조감도)’도 시장에 나온다. 광명자이더샵포레나에 이어 흥행을 거둘지 주목된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광명자이더샵포레나의 경우 서울 거주자가 기타 지역 청약에 많이 들어왔다”며 “광명 수원 안양 고양 의왕 등지에서도 앞으로 분양가 10억원 아파트를 수요자가 받아들일 수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매매 시장도 점차 회복하고 있다. 경기 아파트 거래량은 3월 2만3668건으로 작년 6월 후 9개월 만에 2만 건을 재돌파했다.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선정 특수를 누려 ‘반세권’이라 불리는 용인 처인구, 화성, 오산, 평택 등은 3~4월부터 집값이 오르고 있다. 이달 들어선 하남과 성남, 수원, 광명 등에서도 아파트 가격이 반등했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의 인상으로 분양가가 계속 오르고 있는 것도 연초 시장을 관망하던 수요자를 청약 시장에 불러 모으고 있다는 분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사업 주체와 시공사 간 공사비 갈등이 잇따르는 이유가 기존 분양가로는 사업성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며 “물가 상승률과 금융 비용을 감안했을 때 아파트 가격 상승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 중인 아파트도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계약률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인혁/심은지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