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파드 알파인이글 41 XPS
쇼파드 알파인이글 41 XPS
럭셔리 시계 브랜드 쇼파드가 올해 말까지 모든 스틸 제품에 ‘루센트 스틸’을 사용한다. 루센트 스틸의 재활용률은 최소 80% 이상으로 친환경적인 소재로 꼽힌다. 특히 금속 제품이 피부에 닿을 때 일어나는 알러지 반응을 방지하고, 부식에 대한 내성이 강해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쇼파드는 지난 3월 올해 말까지 자사의 모든 스틸 시계 생산에 루센트 스틸을 사용하겠다고 2023년 워치스앤원더스에서 밝혔다. 루센트 스틸은 의료·항공우주·자동차 산업에서 나오는 높은 등급의 철을 다시 제련해 제작된다. 일반적인 병원 외과용 스틸과 유사해 피부 호환성이 높다. 가장 민감하고 약한 피부에도 적합하다는 게 쇼파드 측 설명이다. 종전 스틸 제품에 비해 부식에 대한 내성도 50% 이상 강하다.

쇼파드는 루센트 스틸 도입을 위해 ‘지속 가능한 럭셔리 여정’이라는 비전 아래 4년 넘게 연구·개발(R&D)에 집중했다. 연말까지 루센트 스틸이 도입되는 모든 시계 제품의 재활용률은 8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쇼파드는 오는 2025년까지 재활용률을 최소 9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국제스테인리스스틸포럼(ISSF)에 따르면 50% 수준의 재활용 스틸 함량을 80%까지 높이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0%가량 줄어든다. 재활용 스틸 함량이 90%까지 높아지면 40% 이상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쇼파드 밀레 밀리아 클래식 크로노그라프
쇼파드 밀레 밀리아 클래식 크로노그라프
루센트 스틸이 처음 적용된 ‘알파인 이글’ 제품군이 대표적이다. 이달 새로 출시된 해당 제품군의 두 번째 제품인 ‘알파인 이글 41 XPS’는 85% 비율의 재활용 소재로 구성된 루센트 스틸 A223으로 제작됐다. 시계 케이스의 두께는 8㎜로 크게 줄였다. 종전 모델과 비교해 베젤(시계의 테두리 부분) 두께는 줄이고 다이얼은 더욱 키웠다. 새로운 색상인 ‘몬테 로사 핑크’도 함께 선보였다.

‘밀레 밀리아’ 라인에도 루센트 스틸이 적용됐다. 신제품 ‘밀레 밀리아 클래식 크로노그래프’는 루센트 스틸로 만든 40.5㎜의 케이스와 자동차 차체에서 영감을 받은 색상이 적용됐다. 루센트 스틸의 부드럽게 반사하는 발광으로 인해 눈부신 광택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동차 경주에서 영감을 얻은 만큼 경주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부딪히고 긁히는 충격에도 강하다. ‘실용적인 미(美)’를 목표로 한 다이얼엔 글래스 박스 사파이어 크리스털이 적용됐다. 다이얼에 원근감이 생기고 빛을 받으면 다이얼 홀의 깊이가 최대화된다.

칼-프리드리히 슈펠레 쇼파드 공동사장은 “쇼파드는 ‘원료의 책임감 있는 조달’이라는 장기적인 과정에 전념하고 있다”며 “완전히 지속 가능한 시계 및 주얼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