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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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3학년 시절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을 판매하고 투약한 대학생 세 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여고생에게 필로폰을 판매해 투약하게 한 대구 마약 판매상 등 마약유통사범 8명도 한꺼번에 구소 기소됐다.

인천지방검찰청 마약범죄특별수사팀(팀장 김연실 강력범죄수사부장)은 16일 대학생 ABC씨를 마약류 매수·판매·소지·투약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인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텔레그램으로 마약 계정을 운영하며 필로폰과 액상대마, 엑스터시, 코카인 등을 판매했다. 이들이 사들여 판매·소지한 마약류만 소매가 기준으로 약 2억7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오피스텔을 임차해 범행거점으로 삼고, 판매과정에서 성인 드라퍼를 직접 고용하기도 했다. 거래뿐만 아니라 직접 마약을 투약하기도 했다.
필로폰·코카인·엑스터시…고3 수험생들 종류별로 다 팔았다


여고생에게 마약을 판매한 일당들도 대거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방검찰청 강력부(부장검사 홍완희)는 마약 판매상 D씨 등 청소년 마약공급에 관여한 마약유통사범 8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 마약유통사범은 마약 판매를 하던 중 2020~2022년 여고생 E씨에게 필로폰을 건넸다. 이들은 먼저 자신들의 투약 모습을 보여줘 호기심을 유발한 다음 E씨에게 필로폰을 주고 투약을 권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후 여러 차례 E씨에게 접근해 필로폰을 판매해 E씨가 필로폰에 중독되게 했다. 필로폰에 중독된 E씨는 아르바이트 등으로 번 돈으로 필로폰을 구매하고, 필로폰을 얻기 위해 마약 유통과정에 참여하라는 마약유통사범들의 요구도 거절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E씨는 불구속 상태로 마약류 중독판별검사를 받고 있다. 중독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검사 결과가 나오면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거쳐 정기적인 마약 투약 조사와 치료, 교육 등을 받을 예정이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마약 공급사범들이 청소년에게까지 거리낌 없이 마약을 제공해 심각한 중독 사태를 일으키는 게 현 실태”라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공급총책 등을 끝까지 추적해 이들 마약유통사범들이 가장 무거운 형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