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제과·제빵장의 신속한 대처로 목숨을 구해낸 시민이 보낸 감사 편지. /사진=에코랜드 호텔 제공
호텔 제과·제빵장의 신속한 대처로 목숨을 구해낸 시민이 보낸 감사 편지. /사진=에코랜드 호텔 제공
제주의 한 호텔에서 급성 심정지로 쓰러진 투숙객이 호텔 제빵장의 신속한 응급처치로 목숨을 구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이 관광객은 건강이 호전되고 나서 해당 직원에게 편지로 감사 인사를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에코랜드 호텔에 따르면 박명옥 씨(68)는 지난 1월 딸, 손녀와 함께 제주 여행을 갔다. 당시 여행 5일 차에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있는 해당 호텔을 찾았는데, 일행이 체크인하는 동안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 급성 심정지였다.

박 씨의 가족들은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고, 호텔 베이커리 주방에서 이 소리를 들은 강서원 제과·제빵장이 쓰러진 박 씨에게로 달려갔다.

박 씨의 상태를 살핀 강 씨는 즉시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등 신속하게 응급처치에 나섰다. 심폐소생술은 심장이 멈췄을 때 정지된 심장을 대신해 뇌에 산소와 혈액을 직접 공급해주는 응급처치법이다. 4분의 '골든타임' 안에 실시해야 생존 가능성이 커진다.

강 씨의 심폐소생술이 진행된 몇 분 뒤 주변에선 "살았어"라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후 박 씨는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돼 무사히 치료받았다.

약 3주 뒤 건강이 호전된 박 씨는 에코랜드에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그는 "여명이 밝아오면 살아 숨 쉼에 감사드리면서 하루를 시작한다"며 "새 생명을 얻어 (2월) 14일 부산 집으로 와 서서히 건강도 호전돼 가고 있다. 정신을 차리고 고마웠던 분께 두서없이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덤으로 살아가는 여생,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저도) 달려가겠다"며 "사람답게 사는 것이 숙제인 것 같다. 번창과 건강이 함께 하시길 바란다. 너무 감사하다"고 재차 감사 인사를 건넸다.

한편 2021년 질병관리청이 낸 통계에 따르면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은 5.3%에 그치지만, 쓰러진 환자를 목격한 이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할 경우 생존율이 11.6%로 2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