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33.6도·울진 34.9도…벌써부터 숨막히는 더위(종합)

얼음 음료 든 시민, 연신 손부채질…"조금 걸었는데 땀 너무 나"
달성공원 찾은 70∼80대 어르신들 그늘 찾아 더위 식혀

대구와 경북에 벌써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가 찾아왔다.

16일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대구 낮 최고기온은 33.6도를 나타냈다.

북구는 33.9도를 나타내며 가장 더웠다.

경북은 울진(소곡) 35.6도, 울진 34.9도, 김천 34.6도, 포항(기계) 34.4도, 성주 34.1도, 포항 33.9도, 구미 33.8도 등 대부분 지역에서 30도를 넘었다.

무더위에 이날 오후 수성못 산책로를 걷는 시민 대부분은 반소매 차림에 모자와 선글라스를 착용한 상태였다.

시민들은 햇볕을 피하기 위해 나무 그늘을 골라가면서 걷거나 그늘막 아래에 앉아 더위를 피했다.

직장인으로 보이는 이들은 한 손에 얼음 음료를 들거나 연신 손부채질을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김희숙(65)씨는 "집에서 밖에 나와서 조금 걸었는데 땀이 너무 나서 겉옷을 벗었다"며 "벌써 여름이 시작된 거 같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중구 달성공원을 찾은 시민들도 무더위에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70∼80대 어르신들은 그늘이 진 의자에 모여 앉아 부채질을 하거나 인공 분수를 바라보며 더위를 식혔다.

공원 동물원에서 생활하는 사자와 코끼리 등 동물들도 그늘막 아래에 모여 햇볕을 피했다.

도심 곳곳 아스팔트 도로에는 무더위 때마다 관측되는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북구 침산공원 입구에 설치된 인공 폭포도 가동을 시작했다.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지는 폭포 옆 정자에는 더운 날씨를 이겨내려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공원 한쪽에 있는 수도꼭지를 틀고 수건을 물에 적신 뒤 머리에 얹거나 목에 두르는 시민들도 많았다.

정자에서 더위를 식히던 80대 김씨는 "집에 있다가 날이 더워서 나왔다"며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더위가 시작될 모양"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내일까지 따뜻한 남서풍이 유입되면서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