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려 12억 원에 달하는 분양가격으로 '고분양가 논란'을 촉발했던 경기도 용인시의 한 아파트가 화제입니다.

가격이 비싼 데다 개발 호재도 과도하다는 평가 속에 청약에 실패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던 곳입니다.

그런데 시장의 예상을 깨고 선방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는데, 양현주 기자가 직접 다녀왔습니다.

<기자>

경기도 용인시에 들어서는 1천 가구 규모의 아파트 현장.

후분양 단지로 내년 4월 입주를 목표로 공사가 한창입니다.

전용 59㎡와 84㎡ 최고 분양가가 각각 10억 원, 12억 원을 넘어서면서 고분양가 논란에 휘말린 곳입니다.

서울의 새 아파트보다 가격이 비싼 만큼 청약에 실패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시장의 예상을 깨고 평균 경쟁률 4 대 1을 기록하며 선방했습니다.

의외의 결과를 놓고 해석이 분분해 직접 가서 이유를 찾아봤습니다.

[제가 지금 나와 있는 이곳은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 앞입니다.

전용 84㎡의 분양가가 12억 원을 넘어서면서 "서울보다 비싸다"라는 평가를 받았던 곳이기도 한데요.

과연 이곳의 분양가 적정한 것인지 아니면 개발호재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 때문인 건지 직접 알아보겠습니다.]

청약 흥행의 첫 번째 이유로 꼽히는 것은 자족도시인 플랫폼시티와 반도체 클러스터 등 각종 개발호재입니다.

문제는 가장 큰 호재인 자족도시의 경우 오는 2029년 준공을 목표로 진행되는 점입니다.

입주 이후 최소 5년의 공백 기간이 생기는 건데, 해당 기간을 버티기에 주변 환경이 녹록지 않습니다.

정비가 되지 않아 아직도 논밭이 많고 각종 문화시설을 즐기려면 인근 기흥역까지 나와야 합니다.

[김원준 / 인근 주민: 마을 안에서 자체 인프라 어느 정도 생기겠지만 사람이 배달만으로 먹고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대형 마트를 가야 할 텐데 그런 곳은 차를 타고 가야 하니까…]

[이재화 / 인근 주민: (5년 정도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지금은 인프라가…플랫폼시티 생기면 몰라도 지금은 그렇지 않거든요.]

또 다른 흥행 요인으로 꼽히는 수도권 광역철도 GTX-A도 살펴봤습니다.

[단지와 가장 가까운 인근 구성역입니다. 어느 정도 거린지 직접 걸어보겠습니다.]

[구성역에서 이곳까지 12분가량 걸립니다. 내년 개통되는 GTX-A도 비슷한 곳에 위치하는데, 초역세권이라 보긴 어렵습니다.]

실제 청약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니 계약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이 아파트의 경우 층과 동마다 가격이 촘촘하게 형성돼 있어, 같은 타입이라도 최대 4억 원가량 가격 차이가 납니다.

때문에 비교적 높은 분양가로 당첨된 청약자들의 실수요가 얼마나 될지 관건입니다.

[인근 공인중개사 A: 계약은 안 될 걸로 봐. 왜냐하면 투자자들이 너무 많으니까. 거의 다 투자자들이 했어요. 청약률도 그렇게 높지가 않았잖아. (84의 경우) 계약률이 한 70%, 80% 그 정도…]

실제로 계약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붙는 웃돈인 '초피'를 문의하는 사람들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인근 아파트와 비교해 시세가 5억 정도 높아 아직까지 매수 문의는 잠잠한 상황입니다.

[인근 공인중개사 B: 단기적으로 6개월 뒤에 전매할 때 오를거다 이렇게 얘기를 못하겠고…초피 전에 파시는 분들도 꽤 계세요. 피 800~1000만 원 (물어보긴 하는데)…]

전문가들은 일부 지역에서 나타난 청약 흥행이 시장 반등의 신호로 보긴 아직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권일 /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 비교적 (청약) 통장이 들어오는 양이 많아지긴 했지만…3, 4, 5월 사이에 분양 물량이 아직 많지는 않았거든요. 전반적인 회복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보기엔 이를 것 같고…]

서울에서 시작된 '청약 온기'가 경기도를 거쳐 미분양 사태를 겪고 있는 지방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양현주입니다.

영상취재: 김재원, 영상편집: 이가인
망할 거라던 '용인 12억' 아파트에 가봤습니다
양현주기자 hjyang@wowtv.co.kr
망할 거라던 '용인 12억' 아파트에 가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