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우크라 "격추했다" vs 러 "희망사항, 기존 무기론 불가능"
킨잘 과대포장 논란 속 외신 "격추 가능성 배제못해" 판단
패트리엇이 킨잘 격추할 수 있나…공방전 진실게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첨단 무기의 성능을 두고 진실게임이 불거졌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 패트리엇이 러시아가 극초음속 미사일로 선전하는 킨잘을 격추할 수 있느냐를 둘러싼 의문이다.

일단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패트리엇으로 킨잘을 요격해 땅에 떨어뜨렸다는 주장을 지속한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새벽 공습에서 킨잘 6발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4일 러시아의 공습 때에도 킨잘을 패트리엇으로 떨어뜨렸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패트리엇 미사일 방공 체계를 활용해 러시아 미사일을 격추했다는 점을 확인해줄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지난 12일 현지언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패트리엇을 겨냥한 킨잘을 패트리엇으로 요격했다고 재확인했다.

이러한 '굴욕적' 주장에 러시아는 지구상 어떤 방어체계로도 러시아의 극초음속 무기를 격추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러시아 국방부의 고위 당국자는 지난 11일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에 "킨잘 요격은 희망 사항"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킨잘의 최고 속도는 패트리엇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방공체계의 최대 전투기능을 넘어선다는 게 팩트"라고 주장했다.

이 같이 양극의 주장이 충돌하자 킨잘과 패트리엇의 공방전은 팩트체크가 필요한 사안으로까지 부각되고 있다.

일단 극초음속 미사일은 패트리엇보다 더 늦게 개발된 무기인 것은 사실이다.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언이 개발한 패트리엇은 1991년 걸프전 때 처음으로 사용돼 '총알을 맞혀 떨어뜨리는 총알'로 명성을 떨쳤다.

이 같은 시점은 음속의 5배 이상으로 날아드는 극초음속 미사일이 개발돼 실전에 배치되기 한참 전인 것은 사실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킨잘을 사용하며 세계 최초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에 쓰고 있다고 자랑한다.

패트리엇이 킨잘 격추할 수 있나…공방전 진실게임
제조사 레이시언은 패트리엇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지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외신은 진실게임을 둘러싼 해설에서 패트리엇이 킨잘을 격추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의 결론을 내리는 분위기다.

로이터 통신은 미군의 격추 시점에 킨잘이 극초음속으로 날고 있었는지 불확실하다고 보도했다.

킨잘의 최고 속도가 러시아 주장대로 시속 1만2천350㎞에 달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킨잘에 대한 러시아의 '극초음속' 규정에 다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소가 섞였다는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2022년 3월 보고서에서 거의 모든 탄도 미사일이 비행 중 특정 시점에 음속의 5배를 넘어 '극초음속'을 낸다며 러시아가 킨잘 성능을 과장한 정황을 제기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패트리엇이 어떤 모델인지도 진실게임에서 관심사다.

패트리엇은 이동식 방어체계로 항공기나 미사일을 격추하는 방식에 따라 둘로 나뉜다.

상대적으로 구식인 PAC-2는 탄두가 터질 때 파편 폭풍이 일어나게 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그보다 신식인 PAC-3는 미사일을 바로 때리는 첨단 기술을 사용한다.

둘 중 어떤 종류의 패트리엇이 우크라이나에 지원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은 우크라이나가 일부 PAC-3 CRI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패트리엇과 킨잘을 둘러싼 의문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언론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배치된 패트리엇 포대가 공습에 일부 손상돼 수리에 들어간다고 미국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는 킨잘을 이용해 패트리엇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당국자들은 무기를 언급하지 않은 채 공격을 받은 패트리엇이 파괴된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