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추구하는 투자는 손안에 있는 새 한 마리를 잡는 게 아닙니다. 숲속에서 새 무리를 찾는 일입니다.”

포고스 사이아단 그레이하운드 대표는 17일 ASK 콘퍼런스에서 지속가능한 투자를 이렇게 비유했다. 그레이하운드는 2019년 국내 핀테크기업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에 투자한 투자전문회사다.

그가 정의한 ‘손안의 새’는 향후 10년의 예상 현금흐름이 현재 기업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 이상인 곳을 뜻한다. 그는 “미국 대표 리테일기업인 메이시스가 대표적인 사례”라며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지만 미래 성장성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숲속의 한 마리 새’는 현금흐름 비중이 기업가치의 35% 미만인 기업을 뜻한다.

사이아단 대표는 “나머지 65%는 가격경쟁력과 브랜드 인지도 등 대체불가능한 요인이 기업가치를 설명한다”며 “코카콜라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했다.

그레이하운드는 연간 내부수익률(IRR) 30~4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가 주도하는 정보기술(IT)·테크 등 성장기업 투자는 현재 기업가치에 반영된 미래 현금흐름이 5%도 되지 않는 기업을 뜻한다. 그는 회사의 투자 방식을 “숲속에서 여러 마리의 새를 쫓는 과정”이라며 “다만 이런 투자는 막대한 위험 부담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사이아단 대표는 △우수한 품질의 사업 모델 △확고한 신념을 지닌 경영진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도 이겨낼 수 있는 지배구조 등으로 확신을 주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토스에 투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토스는 간편결제 시스템에서 시작해 은행업, 증권 투자업 등 금융서비스 전반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며 경쟁우위를 확보했다”며 “소비자를 끌어들이지 못하는 일부 상품은 조기에 과감히 철수하는 빠른 실행력을 갖췄다는 점도 투자를 결정한 이유”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