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해 공매도로 큰 돈을 번 마이클 버리가 지난 1분기 은행주를 대거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런버핏은 은행주를 대거 매도한 반면 캐피털원을 신규 매수했다.
“빅쇼트” 마이클버리-워런버핏1분기 매수 목록은
16일 공개된 13F 공시에 따르면 마이클 버리는 지난 분기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 캐피털 원 파이낸셜, 웨스턴 얼라이언스, 팩웨스트 뱅크 컴퍼니, 헌팅턴 뱅크 셰어즈 등 지역 은행을 대거 매입했다. 13F는 1억달러 이상 미국 주식을 보유한 기관이 분기 종료 후 45일 안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는 보유 주식 현황 보고서다.
웨스턴 얼라이언스와 팩웨스트는 예금 유출에 대한 우려 속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실리콘 밸리 은행, 시그니처 은행, 퍼스트 리퍼블릭 등이 줄줄이 무너진데 이어 '다음타자'가 아니냐는 우려가 거세졌다. 팩웨스트 주가는 예금 유출과 대출 기관이 전략적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에 이달 51% 하락했다.
그러나 버리는 최근 은행 업계에 대한 낙관론을 표명하고, 은행 위기가 심각한 피해 없이 조만간 종식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지난 3월 삭제된 트윗에서 "이 위기는 매우 빠르게 해결될 수 있다. 여기서 진정한 위험을 보고 있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필립 라퐁의 코투 매니지먼트는 지난 분기 퍼스트 시티즌스의 주식을 사들였다. D1 Capital은 PNC에 소규모 지분을 취득했다. 3월말 신고 기준이기 때문에 매각 여부까지는 담기지 않았다. 또 헤지펀드들이 은행에 대한 단기 포지션을 커버하기 위해 주식을 매입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그린라이트캐피털은 퍼스트시티즌스와 뉴욕커뮤니티뱅코프 지분을 사들였고, D1캐피털은 PNC를 매수 목록에 올렸다.
'오마하의 현인'도 금융주를 추가 매수했다. 그가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첫 분기에 9억 5000만 달러 이상 규모의 캐피털원 지분을 매수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웰스파고를 제외한 다른 은행주를 대거 처분한 것을 감안하면 다른 금융주 매수에 눈길이 쏠린다. 다만 버핏이 직접 주식을 매입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워런버핏은 최근 열린 주총에서 "미국 은행들이 앞으로 더 많은 혼란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정소람 특파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