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골절까지…'전쟁터 방불' 기재부 체육대회서 무슨 일? [관가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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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인 지난 13일 충남 천안 관세인재개발원 운동장. 아침 일찍부터 형형색색의 유니폼을 갖춰 입은 수십명의 사람들이 저마다 축구와 배구 연습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특히 축구 연습을 하는 사람들의 얼굴엔 긴장감마저 나돌았다. 팀마다 비밀스럽게 작전 회의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기획재정부가 주최한 춘계 체육대회에 참석한 기재부 소속 공무원들이다. 체육대회는 부총리와 각 실·국 간부뿐 아니라 모든 소속 공무원과 가족들까지 참석해 결속력을 다지는 기재부의 중요한 연례행사 중 하나다. 세제실과 예산실, 본부·기획조정실, 차관보(경제정책국·미래전략국), 국제금융국 등으로 팀을 나눠 축구, 배구, 농구, 훌라후프 던지기(여성 출전), 이어달리기 경기를 펼친다.
다른 부처에서도 체육대회를 열긴 하지만 기재부 체육대회는 유독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각 실·국별로 자존심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축구 경기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한 기재부 간부는 “축구에서 특정 실에 패배하면 한동안 해당 실장이 확대간부회의에서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라고 털어놨다. 이번 체육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한 달 전부터 일부 실·국 공무원들은 퇴근 후 축구 연습에 몰두해야만 했다.
이날 열린 축구 경기에선 거친 몸싸움으로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의료진이 출동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부상이 심한 공무원들은 비상 대기하고 있던 구급차로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축구 경기가 지나치게 과열되자 사회자가 경기 중간마다 “동료애를 발휘해서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조심해 달라”고 여러 차례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체육행사 마지막 경기로 열린 이어달리기에선 개발금융국 소속 A 과장이 경기 도중 트랙에 넘어지면서 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다. 진단 결과 발목 골절상을 입어서 한동안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는 것이 기재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기재부 체육대회에서 부상을 당하는 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공무원들은 체육대회 축구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것을 ‘훈장’으로까지 여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재부도 실·국 간 경쟁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따라 체육대회 문화를 바꾸려고 고심하고 있다. 특히 소속 공무원 가족과 함께하는 친목대회를 내세우고 있다. 이날 체육대회에서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앞장서 공무원 가족들과 인사하고 일일이 사진을 찍기도 했다.
기재부는 특히 남성 공무원 중심의 체육대회 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다. 실제로 10년 전만 해도 실·국별 응원상이 존재했다. 여성 공무원들이 간부들 앞에서 치어리더 복장을 입고 응원하고, 이를 본 간부들이 응원 점수를 매기는 것도 한때 기재부 체육대회에서 볼 수 있는 연례행사였다. 지금은 공공과 민간을 통틀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수십년간 이어진 기재부 체육대회 문화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2030 젊은 공무원들의 지적이다. 2030 공무원들은 축구 실력 등 체력과 업무 능력을 동일시하는 구태의연한 시각이 하루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과장급 간부는 “체육대회 종목에서 우승하면 체력도 좋아야 일도 잘한다고 윗선에서 칭찬한다”며 “반면 체육대회에서 지면 일도 못 하는 것들이 체력도 없다는 얘기까지 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체육대회 참여율도 과거와 달리 저조하다. 1000여명에 달하는 기재부 본청 공무원 중 이날 체육대회에 참석한 인원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 과장급 간부는 “시대가 바뀌면서 젊은 직원들에게 체육대회 참석을 종용했다가 뒷말이 나올 수 있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기획재정부가 주최한 춘계 체육대회에 참석한 기재부 소속 공무원들이다. 체육대회는 부총리와 각 실·국 간부뿐 아니라 모든 소속 공무원과 가족들까지 참석해 결속력을 다지는 기재부의 중요한 연례행사 중 하나다. 세제실과 예산실, 본부·기획조정실, 차관보(경제정책국·미래전략국), 국제금융국 등으로 팀을 나눠 축구, 배구, 농구, 훌라후프 던지기(여성 출전), 이어달리기 경기를 펼친다.
다른 부처에서도 체육대회를 열긴 하지만 기재부 체육대회는 유독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각 실·국별로 자존심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축구 경기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한 기재부 간부는 “축구에서 특정 실에 패배하면 한동안 해당 실장이 확대간부회의에서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라고 털어놨다. 이번 체육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한 달 전부터 일부 실·국 공무원들은 퇴근 후 축구 연습에 몰두해야만 했다.
이날 열린 축구 경기에선 거친 몸싸움으로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의료진이 출동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부상이 심한 공무원들은 비상 대기하고 있던 구급차로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축구 경기가 지나치게 과열되자 사회자가 경기 중간마다 “동료애를 발휘해서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조심해 달라”고 여러 차례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체육행사 마지막 경기로 열린 이어달리기에선 개발금융국 소속 A 과장이 경기 도중 트랙에 넘어지면서 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다. 진단 결과 발목 골절상을 입어서 한동안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는 것이 기재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기재부 체육대회에서 부상을 당하는 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공무원들은 체육대회 축구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것을 ‘훈장’으로까지 여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재부도 실·국 간 경쟁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따라 체육대회 문화를 바꾸려고 고심하고 있다. 특히 소속 공무원 가족과 함께하는 친목대회를 내세우고 있다. 이날 체육대회에서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앞장서 공무원 가족들과 인사하고 일일이 사진을 찍기도 했다.
기재부는 특히 남성 공무원 중심의 체육대회 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다. 실제로 10년 전만 해도 실·국별 응원상이 존재했다. 여성 공무원들이 간부들 앞에서 치어리더 복장을 입고 응원하고, 이를 본 간부들이 응원 점수를 매기는 것도 한때 기재부 체육대회에서 볼 수 있는 연례행사였다. 지금은 공공과 민간을 통틀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수십년간 이어진 기재부 체육대회 문화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2030 젊은 공무원들의 지적이다. 2030 공무원들은 축구 실력 등 체력과 업무 능력을 동일시하는 구태의연한 시각이 하루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과장급 간부는 “체육대회 종목에서 우승하면 체력도 좋아야 일도 잘한다고 윗선에서 칭찬한다”며 “반면 체육대회에서 지면 일도 못 하는 것들이 체력도 없다는 얘기까지 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체육대회 참여율도 과거와 달리 저조하다. 1000여명에 달하는 기재부 본청 공무원 중 이날 체육대회에 참석한 인원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 과장급 간부는 “시대가 바뀌면서 젊은 직원들에게 체육대회 참석을 종용했다가 뒷말이 나올 수 있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