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스틴베스트 미디어데이에서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 서스틴베스트
18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스틴베스트 미디어데이에서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 서스틴베스트
국내 3대 ESG 평가 기관 중 하나인 서스틴베스트가 기업·펀드별 ESG를 평가하는 AI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개별 기업마다 별도 ESG 리포트를 내지 않더라도, 이 서비스를 통해 해당 기업의 ESG 수준을 알 수 있다. ESG 평가에 객관성과 신속성도 더해졌다는 설명이다.

18일 서스틴베스트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ESG 평가 AI인 'REPi'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REPi는 기업 또는 펀드의 ESG 수준을 직관적인 지표로 표시한다. AI 평가를 기반으로 ESG 데이터의 신뢰성을 높여간다는 목표다.

REPi를 개발한 정석오 서스틴베스트 연구소장은 "인터넷을 통해 ESG 관련성이 있는 데이터를 수집한 뒤, 딥러닝 시스템이 해당 데이터가 ESG 평판에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를 판단한다"며 "이를 합산해 점수화 후 발표한다"고 설명했다.

텍스트를 어떻게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냐는 질문에 정 소장은 "평가 기준에 따라 정해진 알고리즘에 의해 데이터가 수집된다"며 "주관 없이 텍스트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AI 서비스를 통해 투자 의사 결정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REPi를 공동 개발한 정다솜 선임연구원은 "REPi는 ESG 평가 대상의 평판 추이도 제공한다"며 "부정 평판이 생겼을 때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는지, 아니면 그냥 내리꽂고 마는지 등도 판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EU의 공급망 실사법, 미국 SEC의 기후 정보 공시 법안, 탄소 국경세 등만 봐도, ESG는 더 이상 강 건너 불이 아닌 발등의 불"이라고 말했다.

이어 "ESG가 투자 대상 기업의 규제 노출도를 높이고 재무 성과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음에도, 2022년 기준 서스틴베스트 평가 대상 기업 1242개 중 기후 관련 재무 공시에 대한 테스크포스(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TCFD) 권고안에 맞춰 기후 관련 정보를 공시하는 곳은 168개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도 ESG는 단기 수익률에도 영향 미치는 요소가 된 만큼, 서스틴베스트는 개별 기업들의 공시뿐 아니라 관련 공시들을 기반으로 다양한 추정 데이터를 제공해나간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스틴베스트 측은 REPi를 6월 초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배성재 기자 sh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