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1분기 실적 호전에도 2000명 감원 [강현우의 중국주식 분석]
중국 최대 인터넷·게임 기업인 텐센트가 1분기에 2000여명을 감원했다.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들의 구조조정으로 중국의 청년실업 부담이 커지고 있다.

텐센트는 17일 발표한 1분기 실적 보고서를 통해 지난 3월말 기준 직원 수가 10만6221명이라고 밝혔다. 작년 3월말보다는 9992명, 12월 말보다는 2215명 줄었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급여 지출은 272억9900만위안(약 5200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6% 줄었다.

텐센트를 비롯한 중국의 빅테크들은 실적이 악화하자 대대적 감원 등 구조조정에 나섰다. 중국 경기 하강, '공동부유'를 내세운 공산당의 규제가 실적 하락의 주된 이유로 꼽힌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작년 한 해 동안 1만9576명을 감원했다. 알리바바의 작년 말 기준 직원 수는 23만9740명이다. 짧은 동영상 앱 틱톡과 더우인(중국판)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도 1만여명을 줄였다. 중국 청년층이 가장 선망하는 직장인 빅테크의 잇따른 감원으로 청년실업률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텐센트의 1분기 매출은 1499억9000만위안으로 11%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인 1462억9000만위안을 상회했다. 텐센트의 매출이 두 자릿수로 증가한 것은 1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1분기 순이익은 258억4000만위안으로, 작년 1분기보다 10% 늘었다.

텐센트는 6월부터 클라우드 서비스의 가격을 최대 40%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경쟁사인 알리바바가 지난달 가격 할인에 돌입하자 대응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303억달러(약 40조4600억원)로 전년 대비 10% 커졌다. 최근 수년 동안 30% 안팎을 유지하던 성장세가 급격히 꺾인 것이다.

시장점유율은 알리바바(36%), 화웨이(19%), 텐센트(16%), 바이두(9%) 순이다. 화웨이는 2019년까지만 해도 점유율 5% 미만으로 '기타'로 분류됐으나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2020년 1분기부터 단숨에 2위로 치고 올라왔다. 화웨이는 2019년 미국의 제재로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 등을 구매하지 못하면서 스마트폰 사업에 타격을 입었고, 클라우드를 포함한 B2B(기업 대 기업)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