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株가 잘나가네…64社 주가 상승률 38%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장된 종목이 시장 평균보다 월등히 좋은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의 거품이 빠지다 보니 상장 과정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만 살아남았고, 기업 스스로도 흥행을 의식해 공모가의 거품을 뺀 결과로 분석됐다.

18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된 기업은 64곳(스팩 제외)이다. 이들은 공모가부터 17일까지 주가가 평균 38.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4.2%, 코스닥지수는 11.6% 올랐다.

이들 신규 상장 기업의 주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이 오르는 ‘우상향’ 흐름을 보였다. 상장한 지 3개월이 넘은 종목의 지난 3개월간 평균 상승률은 19.7%였다. 상장 후 17일까지 상승률은 38.8%였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면 공모할 때 주가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고, 이에 따라 기업 스스로 공모가의 눈높이를 낮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SAMG엔터가 대표적인 사례다. 3차원(3D) 애니메이션 회사인 SAMG엔터는 상장 당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을 내 공모가를 희망 가격 하단보다 20% 낮은 1만7000원으로 정했다. 그러나 눈높이를 낮춰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 여력이 있었고, 그 덕분에 상장으로부터 3개월 뒤 4만8200원까지 올랐다. 최근에는 조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공모가보다 두 배 정도 높은 가격이다.

흥행 부진이 우려되는 기업이 스스로 상장을 철회하면서 자연스럽게 ‘옥석 가리기’도 이뤄졌다.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공모를 철회한 기업은 지난해에만 13곳이었다.

박세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코스닥지수가 반등하면서 상장 타이밍을 엿보던 우량 종목이 시장에 많이 나왔다”며 “작년에는 비싸다고 생각되던 종목도 올 들어선 어느 정도 소화가 됐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