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환율이 5개월여 만에 달러당 7위안 선을 상향 돌파했다. 최근 경제지표에서 중국의 경기 침체가 확인되면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상하이외환시장(역내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장중 달러당 7.0113위안을 찍었다. 위안화 환율이 7위안 위로 올라간 것은 작년 12월 2일(7.0195위안) 후 처음이다. 역내 위안화 환율은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中 모든 지표가 침체 가리킨다…위안화값 5개월새 '최저'
2021년 말 6.35위안이던 위안화 환율은 강도 높은 ‘제로 코로나’ 방역으로 경기가 하강하면서 작년 10월 말에는 7.30위안까지 뛰었다. 중국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들어간 지난해 11월부터는 석 달 연속 하락해 올 1월 말에는 6.75위안으로 떨어졌다. 이후 두 달간 횡보하던 환율은 최근 각종 경제지표에서 리오프닝 효과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자 다시 뛰고 있다.

중국의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2로 넉 달 만에 기준선인 50 아래로 내려갔다. 청년실업률은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소매판매,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등 주요 지표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수입도 7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환율 상승을 용인하는 분위기다. 인민은행은 이날 외환시장 개장 전 위안화 기준환율을 0.31% 올린 달러당 6.9967위안으로 고시했다. 역내시장 환율은 기준환율의 상하 2% 이내에서 움직일 수 있다. 이날 기준으로는 6.8568~7.1366위안이다. 노무라홀딩스는 인민은행이 외환시장 개입을 최소화한다는 전제 아래 위안화 환율이 단기적으로 7.3위안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위안화 약세로 이날 원·위안 환율은 장중 최저 0.61% 내린 189원76전으로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