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은행 예·적금 금리가 내려가면서 한 달 새 12조원 넘는 자금이 은행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예·적금이 사실상 유일한 자금조달 수단인 저축은행은 오히려 금리를 높이고 있어 시중자금 이동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서형교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5%대까지 올라가면서 예·적금 상품에 가입한 분들 많을 겁니다.

올해 들어선 금리가 내리막을 걷더니, 최근 들어 기준금리보다도 낮은 2%대 금리 상품도 등장했는데요.

실제 금융소비자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시민들의 반응을 직접 들어봤습니다.

[박연희/성남시 분당구: 금리가 높았을 때 예금을 했었죠. (지금은) 주식이나 가상자산에 관심이 있어서 그쪽으로 넣어 놓고 있어요.]

[이영희/서울시 성북구: 지금 주식이 별로 안 좋잖아요. 그래도 주식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은행에 맡겨진 돈을 뜻하는 수신 잔액은 한 달 새 12조원가량 감소했습니다.

갈 곳 잃은 시중 자금은 주식시장이나 머니마켓펀드(MMF)처럼 은행 예금보다 수익률이 높은 곳으로 몰리는 추세입니다.

개인 MMF 잔고는 최근 연중 최대 수준(14조7000억원)까지 늘어난 상황.

이 같은 머니무브는 전 세계 공통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미국 상업은행 예금 잔액은 1년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17조1500억달러)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특히 중소형 은행 예금이 MMF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뱅크런 공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시중은행은 큰 문제가 없지만, 저축은행이나 인터넷은행은 예금 이탈로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에 저축은행 업계는 정기예금 금리를 다시 끌어올리고 있는데요.

연 3.6%까지 내려갔던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최근 연 4%대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또 인터넷은행은 ‘선이자 지급’처럼 기존에 없던 새로운 상품을 선보이며 자금 유치에 고삐를 당기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2금융권이나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옮겨가는 머니무브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국경제TV 서형교입니다.


서형교기자 seogyo@wowtv.co.kr
은행서 한 달 새 12兆 빠져…머니무브 가속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