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젤 에퀴티그룹인베스트먼트 회장이 2013년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와 인터뷰하면서 미소짓고 있다. AP연합뉴스
샘 젤 에퀴티그룹인베스트먼트 회장이 2013년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와 인터뷰하면서 미소짓고 있다. AP연합뉴스
부실 자산 투자 기법으로 부동산 제국을 일군 투자자 샘 젤이 별세했다. 향년 81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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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젤이 설립한 회사 중 하나인 에퀴티그룹인베스트먼트는 그가 최근 자택에서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젤은 부동산 하락기에 상업용 부동산을 사고 가격이 오르면 팔아 큰 돈을 번 투자자다. 저축은행 수백개가 파산한 주택대부조합(S&L) 사태가 터진 이후인 1990년대 투자를 시작했다. 그는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상업용 부동산을 사들였고 이익을 거뒀다.

2007년에는 사무실 건물 사업인 에퀴티오피스프로퍼티를 390억달러에 블랙스톤에 판매했다. 당시 최대 규모 레버리지 매수였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며 상업용 부동산 가치는 폭락했다. 그는 스스로를 "무덤 위에서 춤추는 사람(Grave dancer·남의 불행에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라고 불렀다.

부동산 투자자로 성공가도를 달리던 젤에게 큰 시련이 닥친다. 2007년 3억1500만달러를 들여 구매한 미디어 그룹 트리뷴이 1년만에 파산한 것이다. 젤은 LA타임즈, 시카고트리뷴 등 트리뷴 계열사들의 자산을 매각하고 일자리 4200개를 줄였으나 광고 수익 및 재무 상태 악화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못 했다. 젤은 2017년 인터뷰에서 "지금 내 앞에 그때와 같은 상황이 펼쳐진다면 트리뷴과 다시 거래를 할 것"이라고 했다.

젤은 최근까지도 부동산 시장 주요 주자로 활동했다. 에퀴티인터내셔널을 통해 남미, 유럽 등 해외 시장에 투자했고 아파트 약 8만채를 보유한 에퀴티레지덴셜, 리조트 리츠(REITS)인 에퀴티라이프스타일프로퍼티의 주요 지분을 갖고 있었다. 그의 순자산은 59억 달러로 추정된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