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또 높여도 "무섭지 않다"…AI 주식 줄줄이 신고가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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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미 동부시간) 뉴욕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부채한도 안도 랠리에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을 등에 업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가 치솟으며 시장을 떠받쳤습니다. 결국, 다우는 0.34%, S&P500 지수는 0.94% 올랐고, 나스닥은 1.51%나 급등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아침 일찍 실적을 발표한 월마트는 역시 예상보다 나은 성적표를 내놓았습니다. 주가는 1.3% 올랐습니다.
▶1분기 매출은 7.6% 증가한 1523억 달러로 추정치(1487억 달러)를 상회했습니다.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27%나 급증했습니다.
▶주당순이익(EPS)은 주당 1.47달러로 역시 추정치 1.32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올해 매출 전망치를 3.5% 상향 조정했습니다.
전자제품, 의류 등 임의소비재 판매는 둔화했지만, 식료품 등 필수소비재 판매 증가세가 이어졌습니다. 월마트는 매출의 60%가 식료품에서 나옵니다. 존 데이비드 레이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고객들이 여전히 쇼핑하고 있지만, 더 작은 묶음을 사거나 더 적은 임의소비재를 사고 있고 TV처럼 비싼 항목은 할인을 기다리고 있다. 분기 후반으로 갈수록 소비가 느려졌다”라고 밝혔습니다. 어제 타겟의 실적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났었죠. 더는 기업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오늘 트루이스트는 P&G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주당 165달러에서 155달러로 떨어뜨렸습니다. P&G는 1분기 실적이 좋았습니다. 판매물량은 3% 줄었지만 가격을 10%나 올린 덕분입니다. 트루이스트는 "P&G의 핵심 고객이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물량 감소는 수요 파괴 신호라고 믿는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덜 쓰거나 더 저렴한 제품을 찾고 있다. 이런 추세가 다음 몇 분기 동안 이어질까 걱정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P&G의 주가는 1.64% 내렸습니다. 최근 모두가 주시하는 경제 지표가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입니다. 지난주(~13일) 청구 건수는 이전 주(26만4000건)보다 2만2000건 감소한 24만2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주 급증해 우려가 나왔었는데, 4주 만에 처음 하락했습니다. 예상치 25만 건보다도 적었고요. 사실 지난주 청구 건수가 급증한 뒤 매사추세츠주는 실업급여 청구 사기를 적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 매사추세츠에서만 신청 건수가 1만4000건 감소했습니다. 지난 6일로 끝난 한 주간 연속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8000건 감소한 179만9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에드워드 존스는 "이는 노동시장이 급속한 약화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신호이며 초기 청구 건수는 역사적 기준보다 여전히 상당히 낮다. 동시에 이 수치는 지난 1월 저점에서 25%, 2023년 평균보다 7% 증가했다. 이는 뜨거운 노동시장에 올해 일부 균열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리의 견해와 일치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콘퍼런스 보드의 4월 경기선행지수(LEI)는 0.6% 하락했습니다. 13개월 연속 내림세입니다. LEI는 2022년 10월부터 2023년 4월까지 6개월 동안 4.4% 내렸고, 이는 이전 6개월(2022년 4월~10월) 동안의 3.8% 감소보다 더 가파릅니다. 과거 12개월 동안 8% 이상 내렸던 경우, 미국 경제는 침체를 피한 적이 없습니다. 콘퍼런스 보드 측은 "LEI는 2분기부터 경제 활동 위축이 시작되어 2023년 중반까지 완만한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가리킨다"라고 밝혔습니다. LEI는 실업급여 청구, 제조업 데이터, 채권 금리와 S&P500 지수 등 10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추출합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4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3.4% 감소한 연율 428만 건에 그쳤습니다. 예상 430만 건에 소폭 미치지 못했습니다. 매매가의 중앙값은 전년 대비 1.7% 하락한 38만880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ING는 "지난 18개월 동안 모기지 금리가 두 배 이상 오른 것은 기존주택 소유자들이 낮은 모기지 금리에 묶여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거래 건수 감소에 기여한다. 결과적으로 신규주택 판매가 기존주택 판매 건수를 능가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경제 지표가 발표된 뒤 채권 시장에서 금리가 뛰었습니다. 오후 4시께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11.7bp 폭등한 4.273%, 10년물은 7.4bp 오른 3.655%에 거래됐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LEI 등 설문조사에 기반한 선행 지표들은 맞지 않은 지가 오래됐다. 주택시장 데이터는 변동성이 크다. 오늘 시장이 주목한 것은 실업급여 청구 건수였고, 이는 금리 상승을 촉발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주 4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고 실업급여 청구 건수도 다시 하락하자 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이 재부상하고 있습니다. 오늘 발표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의 5월 제조업 지수는 -10.4를 기록해 4월(-31.3), 예상치(-19.8)보다 좋았습니다. 특히 세부 지수 중 지불가격이 전달 8.2에서 10.9로 다시 높아졌습니다. 엠파이어 제조업 지수 등 최근 줄줄이 나온 지역연은 조사에서는 이처럼 인플레이션이 바닥을 다지고 반등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뉴에지웰스는 "지역 제조업 지수의 지불가격은 시장을 지탱해온 디스인플레이션이 끝날 수 있다는 경직성을 보여준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댈러스 연은의 로리 로건 총재는 오늘 경제 데이터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을 건너뛰는 것을 뒷받침하지 못한다고 밝혀 시장을 긴장시켰습니다. 그는 "지난 10번의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높인 후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다. 앞으로 몇 주 동안의 데이터는 다음 회의에서 인상을 건너뛰는 게 적절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오늘 현재 우리는 아직 거기에 있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제임스 불러드 총재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을 예상하지만 원하는 것보다 더디다.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보험 차원에서 금리를 더 올려야 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필립 제퍼슨 부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아직 인플레이션을 줄이는 데 충분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라면서도 "1년은 더 높은 금리의 효과를 충분히 느끼기에 충분한 기간이 아니다"라며 일시 중지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오늘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워치(FedWatch) 시장에서 6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베팅 확률은 오후 5시께 41.4%에 달했습니다. 일주일 전 10.7%에서 크게 증가한 것입니다. 에버코어ISI의 크리시나 구하 전략 헤드는 Fed가 6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 대신 인상을 대체할 수 있는 노력을 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점도표를 통해 향후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거나 시장의 인하 예상을 강력히 부인하는 것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는 Fed 인사들의 최근 발언을 종합해보니 “6월에 다시 인상을 준비하려는 노력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거의 보지 못했다”라면서 "6월에는 금리 인상 일시 중지에 대한 대가로 명시적인 매파 편향을 보일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다행인 것은 오늘 발표된 5월 만하임 중고차 지수가 4월보다 2.1% 하락했다는 것입니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CPI)에서 중고차 가격은 한 달 만에 4.4%나 폭등해 지수 상승을 주도했지요. 이런 중고찻값이 꺾이면 인플레이션 수치는 둔화할 것입니다. Fed의 추가 긴축에 대한 우려가 되살아나는 가운데 제롬 파월 의장은 내일 오전 11시(미 동부시간)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과 함께 대담을 나눕니다.
별다른 호재가 없는 가운데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아침 9시 30분 보합세로 출발했습니다. 그러다 오전 10시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공화당)의 발언이 나온 뒤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전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피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라고 말해 안도 랠리를 촉발한 데 이어, 오늘 매카시 의장은 "하원이 이르면 다음주 부채한도 딜에 투표할 수 있다"라며 "다음주 하원 표결을 위해 제시간에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길을 보고 있다. 우리는 좋은 협상의 구조를 갖췄고 모두가 열심히 일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척 슈머 미 상원 원내대표(민주당)도 부채한도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면 상원에서도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음주 상원은 휴회지만 소속 의원들에게 워싱턴DC로 되돌아올 준비를 하라고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JP모건의 트레이딩 데스크는 부채한도 합의가 이뤄지거나 9월 말까지 연장될 경우 증시가 급격한 늦봄·초여름 랠리를 준비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1)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타나고 있고 2) 소비자 지출과 기업 재무제표가 여전히 강력함을 유지하고 있으며 3) 인플레이션이 더 악화하지 않고 있고 4) 더 많고 다양한 유형의 주식이 랠리하고 있다고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JP모건은 "부채한도의 통과는 거시 펀더멘털로의 복귀를 의미할 수 있다. 기업 이익은 전 분기 대비 더 높은 마진(에너지/금융 제외)과 함께 예상보다 잘 나오고 있으며, 앞으로 이익에 대한 전망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JP모건은 "많은 수의 투자자들이 어쩔 수 없이 추격 매수하는 고통 거래(pain trade)에 들어가면 시장은 더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부채한도 해결 희망은 커졌지만, 아직 난관이 많습니다. 오늘 장중 매카시 의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하원 금융위원회의 패트릭 맥헨리 위원장(공화)은 "양측은 합의에 가깝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공화당의 극우파인 프리덤코커스 소속 하원의원들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상원이 자체 부채한도 법안을 통과시킨 뒤에 협상하자"라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버니 샌더스(무소속) 등 진보 성향 상원의원들은 공동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과 합의 않고) '연방정부의 모든 채무는 준수돼야 한다'고 규정한 수정헌법 14조를 발동해 채무불이행을 피하라고 밝혔습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부채한도 해결 확률은 높아지고 있지만, 다음 단계는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내 의원들로부터 반발을 얻게 되리라 생각한다. '근로 요구 조건' 등에서 일부 양보를 시작하면 그렇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합의안이 완성되어도 끝난 게 아니다. 초안을 만드는 것과 이게 의회를 통과해 법률이 되는 데는 차이가 있다. 결국은 해결되겠지만 의회를 통과하는 과정은 매우 시끄러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논란 속에 주요 지수는 오후 들어 상승 폭이 크게 줄었습니다. 그러나 시장엔 빅테크가 있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1.44%) 알파벳(1.65%) 엔비디아(4.97%) 등은 오늘 대거 52주 신고가 기록을 세웠습니다. 추가 긴축 우려 속에 금리가 급등했지만, AI 열풍을 등에 업은 이들 빅테크 주식은 꺾이지 않았습니다. 알파벳은 신고가에서 13센트 떨어진 데까지 뛰었습니다. 애플도 1.37% 올랐고, 광고구독형 모델 구독자가 500만 명을 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넷플릭스는 9.22% 급등했습니다. 나스닥이 큰 폭으로 오른 배경입니다. 이들이 장 후반 상승세를 주도하면서 S&P500 지수는 4200 턱밑인 4198.05까지 치솟았습니다. 4월 말 기록한 4170을 넘어 작년 8월 말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찰스 슈왑은 "S&P500 지수는 지난 8월 이후 4200을 건드리지 않았으므로 이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전체 분위기에 상당한 변화를 나타낼 수 있다. S&P500지수가 새로운 강세장(작년 10월 저점보다 20% 높은 4290)에 진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S&P 500은 올해 4200 영역 돌파를 시도했지만, 매번 실패했다. 2021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가면 4200은 지지선이자 저항선이었다. 이를 넘어선다면 궁극적으로 박스권 탈출을 뒷받침한다"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다만 여전히 4200을 넘기에는 여러 가지 난관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① 거시경제적 이유입니다. 디스인플레이션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Fed는 금리 인상은 중지하더라도 금리 인하는 거부하고 있습니다. 지역은행 위기는 대출 축소로 이어져 경기를 추가로 둔화시킬 것입니다. 또 부채한도 이슈도 여전히 경기 위협 요인입니다.
② 높은 밸류에이션입니다. S&P500 기업 순이익률은 4.88%로 현재 1년물 국채(T-bill) 수익률 5.23%보다 낮습니다. 이런 차이가 유지된다면 2009년 이후 처음이자 1926년 이후 19번째로 S&P500 어닝 수익률이 국채수익률 이하를 기록할 수 있습니다. 주식보다 채권을 사는 게 유리하다는 뜻입니다. 기업 이익이 증가한다면 바뀌겠지만, 올해 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어닝 수익률이 국채수익률을 밑돌았던 해에 약세장으로 끝나지 않은 유일한 경우는 1995년이었다"라고 밝혔습니다.
③ 시장의 좁은 폭입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 메타 알파벳 그리고 테슬라 등 8개 종목은 올해 S&P500 지수 상승 폭의 100%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상대적 강세는 다른 주식들도 랠리에 참여하고 있다면 강세장 킬러가 아니다. 하지만 소수 주식만 상승하고 나머지는 하락하는 좁은 시장은 늙어가는 황소(강세장)를 더 잘 가리킨다"라고 밝혔습니다. 통상 강세장은 50일 이동평균을 상회하는 주식의 비율이 90%가 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39.8%에 그친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JP모건은 "메가캡 기술주가 지수를 더이상 견인하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우려하는 이들이 있지만, 뒤처진 주식들이 메가캡을 따라잡으면서 시장 랠리가 계속되면 (강세장으로의) 모멘텀 반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1분기 매출은 7.6% 증가한 1523억 달러로 추정치(1487억 달러)를 상회했습니다.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27%나 급증했습니다.
▶주당순이익(EPS)은 주당 1.47달러로 역시 추정치 1.32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올해 매출 전망치를 3.5% 상향 조정했습니다.
전자제품, 의류 등 임의소비재 판매는 둔화했지만, 식료품 등 필수소비재 판매 증가세가 이어졌습니다. 월마트는 매출의 60%가 식료품에서 나옵니다. 존 데이비드 레이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고객들이 여전히 쇼핑하고 있지만, 더 작은 묶음을 사거나 더 적은 임의소비재를 사고 있고 TV처럼 비싼 항목은 할인을 기다리고 있다. 분기 후반으로 갈수록 소비가 느려졌다”라고 밝혔습니다. 어제 타겟의 실적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났었죠. 더는 기업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오늘 트루이스트는 P&G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주당 165달러에서 155달러로 떨어뜨렸습니다. P&G는 1분기 실적이 좋았습니다. 판매물량은 3% 줄었지만 가격을 10%나 올린 덕분입니다. 트루이스트는 "P&G의 핵심 고객이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물량 감소는 수요 파괴 신호라고 믿는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덜 쓰거나 더 저렴한 제품을 찾고 있다. 이런 추세가 다음 몇 분기 동안 이어질까 걱정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P&G의 주가는 1.64% 내렸습니다. 최근 모두가 주시하는 경제 지표가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입니다. 지난주(~13일) 청구 건수는 이전 주(26만4000건)보다 2만2000건 감소한 24만2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주 급증해 우려가 나왔었는데, 4주 만에 처음 하락했습니다. 예상치 25만 건보다도 적었고요. 사실 지난주 청구 건수가 급증한 뒤 매사추세츠주는 실업급여 청구 사기를 적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 매사추세츠에서만 신청 건수가 1만4000건 감소했습니다. 지난 6일로 끝난 한 주간 연속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8000건 감소한 179만9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에드워드 존스는 "이는 노동시장이 급속한 약화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신호이며 초기 청구 건수는 역사적 기준보다 여전히 상당히 낮다. 동시에 이 수치는 지난 1월 저점에서 25%, 2023년 평균보다 7% 증가했다. 이는 뜨거운 노동시장에 올해 일부 균열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리의 견해와 일치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콘퍼런스 보드의 4월 경기선행지수(LEI)는 0.6% 하락했습니다. 13개월 연속 내림세입니다. LEI는 2022년 10월부터 2023년 4월까지 6개월 동안 4.4% 내렸고, 이는 이전 6개월(2022년 4월~10월) 동안의 3.8% 감소보다 더 가파릅니다. 과거 12개월 동안 8% 이상 내렸던 경우, 미국 경제는 침체를 피한 적이 없습니다. 콘퍼런스 보드 측은 "LEI는 2분기부터 경제 활동 위축이 시작되어 2023년 중반까지 완만한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가리킨다"라고 밝혔습니다. LEI는 실업급여 청구, 제조업 데이터, 채권 금리와 S&P500 지수 등 10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추출합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4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3.4% 감소한 연율 428만 건에 그쳤습니다. 예상 430만 건에 소폭 미치지 못했습니다. 매매가의 중앙값은 전년 대비 1.7% 하락한 38만880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ING는 "지난 18개월 동안 모기지 금리가 두 배 이상 오른 것은 기존주택 소유자들이 낮은 모기지 금리에 묶여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거래 건수 감소에 기여한다. 결과적으로 신규주택 판매가 기존주택 판매 건수를 능가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경제 지표가 발표된 뒤 채권 시장에서 금리가 뛰었습니다. 오후 4시께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11.7bp 폭등한 4.273%, 10년물은 7.4bp 오른 3.655%에 거래됐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LEI 등 설문조사에 기반한 선행 지표들은 맞지 않은 지가 오래됐다. 주택시장 데이터는 변동성이 크다. 오늘 시장이 주목한 것은 실업급여 청구 건수였고, 이는 금리 상승을 촉발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주 4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고 실업급여 청구 건수도 다시 하락하자 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이 재부상하고 있습니다. 오늘 발표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의 5월 제조업 지수는 -10.4를 기록해 4월(-31.3), 예상치(-19.8)보다 좋았습니다. 특히 세부 지수 중 지불가격이 전달 8.2에서 10.9로 다시 높아졌습니다. 엠파이어 제조업 지수 등 최근 줄줄이 나온 지역연은 조사에서는 이처럼 인플레이션이 바닥을 다지고 반등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뉴에지웰스는 "지역 제조업 지수의 지불가격은 시장을 지탱해온 디스인플레이션이 끝날 수 있다는 경직성을 보여준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댈러스 연은의 로리 로건 총재는 오늘 경제 데이터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을 건너뛰는 것을 뒷받침하지 못한다고 밝혀 시장을 긴장시켰습니다. 그는 "지난 10번의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높인 후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다. 앞으로 몇 주 동안의 데이터는 다음 회의에서 인상을 건너뛰는 게 적절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오늘 현재 우리는 아직 거기에 있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제임스 불러드 총재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을 예상하지만 원하는 것보다 더디다.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보험 차원에서 금리를 더 올려야 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필립 제퍼슨 부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아직 인플레이션을 줄이는 데 충분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라면서도 "1년은 더 높은 금리의 효과를 충분히 느끼기에 충분한 기간이 아니다"라며 일시 중지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오늘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워치(FedWatch) 시장에서 6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베팅 확률은 오후 5시께 41.4%에 달했습니다. 일주일 전 10.7%에서 크게 증가한 것입니다. 에버코어ISI의 크리시나 구하 전략 헤드는 Fed가 6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 대신 인상을 대체할 수 있는 노력을 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점도표를 통해 향후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거나 시장의 인하 예상을 강력히 부인하는 것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는 Fed 인사들의 최근 발언을 종합해보니 “6월에 다시 인상을 준비하려는 노력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거의 보지 못했다”라면서 "6월에는 금리 인상 일시 중지에 대한 대가로 명시적인 매파 편향을 보일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다행인 것은 오늘 발표된 5월 만하임 중고차 지수가 4월보다 2.1% 하락했다는 것입니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CPI)에서 중고차 가격은 한 달 만에 4.4%나 폭등해 지수 상승을 주도했지요. 이런 중고찻값이 꺾이면 인플레이션 수치는 둔화할 것입니다. Fed의 추가 긴축에 대한 우려가 되살아나는 가운데 제롬 파월 의장은 내일 오전 11시(미 동부시간)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과 함께 대담을 나눕니다.
별다른 호재가 없는 가운데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아침 9시 30분 보합세로 출발했습니다. 그러다 오전 10시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공화당)의 발언이 나온 뒤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전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피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라고 말해 안도 랠리를 촉발한 데 이어, 오늘 매카시 의장은 "하원이 이르면 다음주 부채한도 딜에 투표할 수 있다"라며 "다음주 하원 표결을 위해 제시간에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길을 보고 있다. 우리는 좋은 협상의 구조를 갖췄고 모두가 열심히 일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척 슈머 미 상원 원내대표(민주당)도 부채한도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면 상원에서도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음주 상원은 휴회지만 소속 의원들에게 워싱턴DC로 되돌아올 준비를 하라고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JP모건의 트레이딩 데스크는 부채한도 합의가 이뤄지거나 9월 말까지 연장될 경우 증시가 급격한 늦봄·초여름 랠리를 준비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1)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타나고 있고 2) 소비자 지출과 기업 재무제표가 여전히 강력함을 유지하고 있으며 3) 인플레이션이 더 악화하지 않고 있고 4) 더 많고 다양한 유형의 주식이 랠리하고 있다고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JP모건은 "부채한도의 통과는 거시 펀더멘털로의 복귀를 의미할 수 있다. 기업 이익은 전 분기 대비 더 높은 마진(에너지/금융 제외)과 함께 예상보다 잘 나오고 있으며, 앞으로 이익에 대한 전망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JP모건은 "많은 수의 투자자들이 어쩔 수 없이 추격 매수하는 고통 거래(pain trade)에 들어가면 시장은 더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부채한도 해결 희망은 커졌지만, 아직 난관이 많습니다. 오늘 장중 매카시 의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하원 금융위원회의 패트릭 맥헨리 위원장(공화)은 "양측은 합의에 가깝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공화당의 극우파인 프리덤코커스 소속 하원의원들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상원이 자체 부채한도 법안을 통과시킨 뒤에 협상하자"라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버니 샌더스(무소속) 등 진보 성향 상원의원들은 공동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과 합의 않고) '연방정부의 모든 채무는 준수돼야 한다'고 규정한 수정헌법 14조를 발동해 채무불이행을 피하라고 밝혔습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부채한도 해결 확률은 높아지고 있지만, 다음 단계는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내 의원들로부터 반발을 얻게 되리라 생각한다. '근로 요구 조건' 등에서 일부 양보를 시작하면 그렇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합의안이 완성되어도 끝난 게 아니다. 초안을 만드는 것과 이게 의회를 통과해 법률이 되는 데는 차이가 있다. 결국은 해결되겠지만 의회를 통과하는 과정은 매우 시끄러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논란 속에 주요 지수는 오후 들어 상승 폭이 크게 줄었습니다. 그러나 시장엔 빅테크가 있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1.44%) 알파벳(1.65%) 엔비디아(4.97%) 등은 오늘 대거 52주 신고가 기록을 세웠습니다. 추가 긴축 우려 속에 금리가 급등했지만, AI 열풍을 등에 업은 이들 빅테크 주식은 꺾이지 않았습니다. 알파벳은 신고가에서 13센트 떨어진 데까지 뛰었습니다. 애플도 1.37% 올랐고, 광고구독형 모델 구독자가 500만 명을 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넷플릭스는 9.22% 급등했습니다. 나스닥이 큰 폭으로 오른 배경입니다. 이들이 장 후반 상승세를 주도하면서 S&P500 지수는 4200 턱밑인 4198.05까지 치솟았습니다. 4월 말 기록한 4170을 넘어 작년 8월 말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찰스 슈왑은 "S&P500 지수는 지난 8월 이후 4200을 건드리지 않았으므로 이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전체 분위기에 상당한 변화를 나타낼 수 있다. S&P500지수가 새로운 강세장(작년 10월 저점보다 20% 높은 4290)에 진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S&P 500은 올해 4200 영역 돌파를 시도했지만, 매번 실패했다. 2021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가면 4200은 지지선이자 저항선이었다. 이를 넘어선다면 궁극적으로 박스권 탈출을 뒷받침한다"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다만 여전히 4200을 넘기에는 여러 가지 난관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① 거시경제적 이유입니다. 디스인플레이션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Fed는 금리 인상은 중지하더라도 금리 인하는 거부하고 있습니다. 지역은행 위기는 대출 축소로 이어져 경기를 추가로 둔화시킬 것입니다. 또 부채한도 이슈도 여전히 경기 위협 요인입니다.
② 높은 밸류에이션입니다. S&P500 기업 순이익률은 4.88%로 현재 1년물 국채(T-bill) 수익률 5.23%보다 낮습니다. 이런 차이가 유지된다면 2009년 이후 처음이자 1926년 이후 19번째로 S&P500 어닝 수익률이 국채수익률 이하를 기록할 수 있습니다. 주식보다 채권을 사는 게 유리하다는 뜻입니다. 기업 이익이 증가한다면 바뀌겠지만, 올해 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어닝 수익률이 국채수익률을 밑돌았던 해에 약세장으로 끝나지 않은 유일한 경우는 1995년이었다"라고 밝혔습니다.
③ 시장의 좁은 폭입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 메타 알파벳 그리고 테슬라 등 8개 종목은 올해 S&P500 지수 상승 폭의 100%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상대적 강세는 다른 주식들도 랠리에 참여하고 있다면 강세장 킬러가 아니다. 하지만 소수 주식만 상승하고 나머지는 하락하는 좁은 시장은 늙어가는 황소(강세장)를 더 잘 가리킨다"라고 밝혔습니다. 통상 강세장은 50일 이동평균을 상회하는 주식의 비율이 90%가 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39.8%에 그친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JP모건은 "메가캡 기술주가 지수를 더이상 견인하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우려하는 이들이 있지만, 뒤처진 주식들이 메가캡을 따라잡으면서 시장 랠리가 계속되면 (강세장으로의) 모멘텀 반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