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코스피 주식 산다…이달에 1조4천억원 순매수
외국인 투자자들이 5월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4천억원 넘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5월에는 주식을 팔아라'(Sell in May)라는 증시 격언대로 코스닥시장에선 줄곧 주식을 내다 팔고 있으나 코스피에선 매수세를 지속하고 있다.

19일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은 전날까지 1조4천11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 5천억원 가까운 순매도와 대조적이다.

외국인은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등락하는 흐름을 보이던 지난달부터 매수 규모를 늘리는 모습이다.

코스피에서 월별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2월 6조4천억원, 3월 4천253억원, 4월 2천882억원, 5월(18일까지) 1조4천115억원 등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국내뿐 아니라 대만에서도 이달 중순부터 순매수 규모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들어 우리나라와 대만, 중국 간 외국인 주식 순매수 강도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며 "외국인은 연초에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기대로 중국 주식을 큰 폭으로 매수했으나 최근에는 중국 주식 매수를 늘리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요인으로 미국발 위험 완화,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 일본 증시 강세 등을 꼽았다.

박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 사이클 우려와 실리콘밸리은행(SVB)발 신용 위험, 부채 한도 협상과 미국 경기 침체 우려 등의 미국을 둘러싼 불안감이 완화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반등, 외국인의 대만 주식 순매수 확대는 반도체 업황의 저점 탈피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며 "일본 증시의 강한 랠리도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확대에 일부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외국인의 주식 매수 확대는 원화 가치를 방어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외국인의 주식 매수 지속 여부는 중국 경기 정상화를 둘러싼 불확실성 해소와 반도체 재고 감소 속도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