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TV 봐요"…시청률 1위 대박난 방송 관계자의 한탄 [김소연의 엔터비즈]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시청률 돌풍으로 화제가 됐던 한 프로그램 관계자가 털어놓은 속내였다. 시청률 1위로 화제가 된 프로그램들도 제작, 진행비를 까보면 '적자'인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지상파 중간광고 시행과 코로나19로 지연된 광고 집행 등으로 회복하는가 싶었던 방송 광고가 최근 다시 하락세를 보인다. 지상파뿐 아니라 케이블TV, 종합편성채널 등 방송 광고 시장 전체가 "위기"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국광고총연합회가 진행한 '2022년 광고주 현황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매체별 예상 집행 비율은 온라인‧모바일이 44.2%로 인쇄(15.6%), 지상파 TV‧라디오(12.4%), 종편‧케이블TV(11.0%)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선호도 역시 온라인‧모바일이 60.3%로 지상파TV(15.1%)와 케이블TV(12.3%) 등에 비해 눈에 띄는 차이를 보였다.
특히 향후 광고비 집행 증가 예상 매체로 온라인, 모바일을 꼽은 답변이 79.5%로 가장 높았고, 감소 예상 매체로는 지상파TV가 35.6%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방송 광고 시장이 더 위축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코로나 때보다 어려운 광고 경기 침체"
SBS가 지난 12일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은 217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0.4% 감소했다. 특히 광고 수익이 834억원으로 월드컵 특수를 누린 지난해 동기 대비 36.4% 떨어졌을 뿐 아니라 2020년 1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시기보다 광고 매출이 떨어진 것.SBS는 올해 1분기 최고 시청률 21%인 '모범택시2'를 비롯해 '법쩐' 등 인기 드라마를 연이어 내놓았고, '미운우리새끼', '골 때리는 그녀들' 등 고정 예능 시청률 역시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광고 매출이 떨어진 것은 전반적인 방송 광고 시장 위축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CJ ENM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난 1분기 CJ ENM 매출액은 9490억원으로 0.9% 감소했지만, 영업적자는 503억원을 기록했다. 400억원 상당의 티빙 적자, 해외 자회사인 피프스 시즌(Fifth Season)의 400억원 적자도 있었지만 가장 큰 원인으로는 TV 광고 부진이 꼽혔다. tvN과 Mnet, OCN 등 케이블방송 채널을 운영하는 CJ ENM은 TV 광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정도 하락했다고 봤다.
TV 위협하는 OTT

구독 데이터 분석업체 안테나에 따르면 미국 내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 중 광고형 베이식 멤버십(한국 기준 월 5500원) 비중이 지난해 11월 9%에서 올해 1월 19%로 늘었다. 광고 요금제 가입자 수가 출시 2달 만에 미국 내에서만 100만명을 돌파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최고가 멤버십인 프리미엄(19.97달러, 한국 1만7000원) 비중은 20%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저렴한 요금형인 베이식 멤버십(한국 9500원) 비중이 지난해 11월 41%에서 올해 1월 16%로 크게 줄었다. 고화질이 아닌데다 광고까지 나오지만 저렴하게 넷플릭스를 이용하려는 고객들이 광고형 멤버십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OTT에서 자체 광고 시장을 개척하면서 이들을 찾는 광고주들도 늘어나리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TV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Nielsen)은 지난해 7월, 미국인들의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플랫폼 시청 시간이 전체 시청 점유율에서 34.8%를 차지해 케이블TV 시청 점유율(34.4%)을 근소한 차이로 앞질렀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케이블TV의 코드 커팅이 지속되고, 스트리밍 시청은 지속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8일에는 미국 케이블 TV를 대표하는 채널로 꼽히는 스포츠 전문네트워크 ESPN이 케이블 채널로 송출됐던 스포츠 경기를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하기 위해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케이블TV를 해지하고, 넷플릭스와 애플TV+,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하는 시청자들이 증가하는 현재 상황이 ESPN의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스트리밍 서비스 진출을 부채질했다는 분석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