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엘리트들이 모이는 비밀스러운 연례 회의 ‘빌더버그 회의’에 올해 인공지능(AI) 관련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총출동한다.

18일(현지시간) CNBC는 올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등이 올해 빌더버그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빌더버그 회의는 북미와 유럽의 정재계 엘리트 130여명이 모여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회의다. 1954년 네덜란드의 베른하르트 왕자가 유럽과 미국의 대화를 위해 만들었다. 현재는 전 세계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회의 내용이 외부로 새어나가지 않게 하는 ‘채텀하우스 룰’이 특징이다.

올해 열린 69번째 빌더버그 회의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18일부터 21일까지 개최된다. 빌더버그 회의를 운영하는 빌더버그 그룹 측이 공개한 주요 의제에는 AI가 첫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은행 시스템이 뒤를 이었으며 다음으로 중국, 에너지 전환, 유럽, 재정 문제, 인도 등이었다.

올해 참석하는 인사 명단에는 미국의 외교안보 원로인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부 장관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와 버나드 루니 BP CEO 등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 빌더버그 회의에서 AI가 최우선 안건이 된 것은 올해 빅테크를 중심으로 본격화된 AI 챗봇 개발 경쟁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픈AI가 개발한 생성형 AI 서비스 챗GPT를 마이크로소프트가 검색 엔진 빙에 탑재했고, 구글은 이에 맞서 생성 AI 챗봇 ‘바드’를 내놓았다. 아마존도 상품 검색을 위한 AI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AI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6일 미국 의회는 처음으로 AI 관련 청문회를 열고 AI 관련 규제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올트먼 CEO는 이 청문회에 출석해 “AI가 설득과 조작을 통해 사람들에게 허위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며 “AI 규제를 위한 국제 표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