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서 '기적 생환' 했다더니…콜롬비아 대통령 트윗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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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대통령 SNS 글 퍼지며 오보 발생
먹다 남은 과일 조각, 가위, 머리끈 등만 발견
군, 13·9·4세·생후 11개월 아이 수색 이어가
먹다 남은 과일 조각, 가위, 머리끈 등만 발견
군, 13·9·4세·생후 11개월 아이 수색 이어가
아마존 열대우림 한복판에 경비행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벌어진 가운데, 약 2주만인 지난 17일(현지시간) "비행기에 탑승했던 아이들 4명이 기적적으로 생환했다"는 주요 외신 보도는 '오보'로 밝혀졌다.
지난 18일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관련 기관으로부터 받은 정보의 진위를 확인할 수 없어 기존 (생존 보고 관련) 트윗을 지우기로 결정했다"며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군과 원주민 공동체는 모든 국민이 기다리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 지칠 줄 모르는 탐색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페트로 대통령은 지난 17일 SNS에 "군부대가 투입돼 수색한 끝에 실종됐던 4명의 아이를 구조했다"며 "온 나라가 기뻐할 일"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이에 AFP 통신·로이터 등 전 세계 주요 언론과 한국에서는 해당 내용을 비중 있게 다뤘다. 각국에서는 "정말 다행"이라는 여론 반응이 쏟아졌으나, 해당 소식은 잘못된 정보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지난 1일 조종사를 포함한 총 7명을 태운 소형 비행기는 소도시 산호세델과비아레를 향해 가던 중, 콜롬비아 남부 아마존 정글인 카케타주 솔라노 마을로 추락했다. 추락한 마을엔 도로가 거의 없는 데다, 카케타 강 지류 2개가 합쳐지는 지형으로 이뤄져 차량 이동은 거의 불가능한 곳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고로 아이 넷을 데리고 탑승했던 어머니이자 위토토족 원주민 여성이 목숨을 잃었다. 또 성인 승객 2명과 파일럿 등 총 3명도 숨진 채 발견됐다.
함께 비행기에 타고 있던 13세와 9세 아이 그리고 4세와 생후 11개월짜리 어린이까지 총 4명은 실종된 상태다. 사고 후 2주 가까이 지난 뒤 구조대원들은 아이들을 모두 찾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이 같은 내용은 사실이 아니었다. 또한 "더 움직이지 말라"는 아이들 할머니의 육성 녹음 메시지까지 헬기로 방송하며 아이들 탐색에 안간힘을 쓴 결과 찾을 수 있었다는 보도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어린이들 수색을 위해 헬리콥터 병력 100여명, 탐지견 등을 투입해 추락지점 인근 숲속을 수색했으나, 현재까지 유아용 젖병과 먹다 남은 과일 조각, 가위, 머리 끈 등만 발견됐을 뿐, 아이들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에 콜롬비아 당국은 남부 카케타주 아마존 정글 지대에서 아이들 4명에 대한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오보'와 관련, 콜롬비아 일간지 엘에스펙타도르는 "아동복지 관련 기관 부서에서 완전히 확인되지 않은 '생존 보고'를 올려 이런 큰 혼선을 자초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