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성장둔화에 곤두박질친 아연값…t당 2000달러까지 더 내린다 [원자재 포커스]
중국의 성장 둔화로 하락세를 거듭해 온 아연 가격이 t당 2000달러까지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구리‧알루미늄‧납‧니켈‧주석과 함께 6대 비철금속으로 꼽히는 아연은 산업재 전 부문에서 두루 사용돼 글로벌 제조업 경기의 가늠자로 불린다.

15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C)에서 5월 인도분 아연 선물 가격은 전일보다 t당 72달러(2.85%) 내린 t당 2452.00달러에 거래됐다.

최대 수요국인 중국의 경기 부진으로 아연값은 지난해 4월부터 약세를 지속했다. 1년 전 대비 하락 폭은 33.99%에 달한다.

작년 한 때 t당 4500달러까지도 올랐던 아연 가격은 현재 반 토막 난 상태다. 이달 들어선 t당 2500달러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데, 이는 2020년 10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아연 가격 급락세는 향후 3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원자재 컨설팅 회사인 CRU 그룹은 아연 가격이 지난해 t당 3442달러에서 올해 t당 3050달러로 떨어진 후 2024년 t당 2525달러, 2025년 t당 2000달러까지 가라앉을 것으로 예측했다.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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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적인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정책에도 중국 경기가 쉽사리 되살아나지 않고 있어 몇 년간 수요 부진이 계속될 거란 분석에서다. 디나 유 CRU 그룹 분석가는 “아연 채굴량과 정제 능력이 늘어나고 있지만, 수요 약세는 몇 년간 지속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아연 가격에 압박이 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CRU 그룹은 지난해 4.1% 급격히 감소한 전 세계 아연 수요량이 올해 2.7% 증가율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공급 증가율이 3.4%로 추정돼 공급 과잉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에너지 위기로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잇따라 문을 닫았던 주요 제련소들이 올해부터 가동을 재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정제 아연 공급량은 향후 5년간 130만t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만 50만t, 중국 외 지역에서 80만t 증가할 전망이다.

데이터 업체 상하이비철금속(SMM)은 올해 중국에서 정제 아연이 24만5000t 초과 공급될 것으로 분석했다. 얀첸 왕 SMM 영국 지사 상무이사는 “중국의 아연 제련소들은 거의 100%에 이르는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며 “이들은 저렴한 원자재로 막대한 이익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외 지역에서도 정제 아연 공급량은 수요량을 38만1000t만큼 웃돌 것으로 보인다. 다만 초과 공급량은 내년 15만t, 2025년 5만t으로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