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 사진=김범준 기자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 사진=김범준 기자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가 재건축 조합 설립을 위한 조건을 모두 갖췄다. 가장 난관으로 예상됐던 상가 소유주들의 동의율 확보에 성공한 것이다. 49일 만에 조합 설립을 위한 동의율 확보에 성공한 것은 이례적으로, 조합은 이르면 7월께 재건축 조합이 설립될 전망이다.

19일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추진위는 이날 오전까지 재건축 조합 설립을 위한 상가 소유주들의 동의율을 50% 이상 확보했다.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는 동마다 재건축 동의율을 50% 이상 확보해야 한다. 은마아파트는 상가동을 아파트 한 동과 마찬가지로 계산해 상가 소유주 중 50% 이상이 재건축에 동의해야 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

앞서 추진위와 상가협의회는 15개 조항을 골자로 하는 재건축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간 상가 소유주들은 재건축 시 상가가 분산 배치돼 사업성이 낮아진다는 이유 등을 들어 재건축에 반대했다. 상가 소유주가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조건에 대해서도 견해차가 컸다. 그러나 추진위와 상가협의회가 최근 상가 소유주의 아파트 분양 ‘산정 비율’을 10%로 설정하기로 합의하면서 이견이 해소됐다.

산정 비율은 상가 조합원의 아파트 분양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기존 상가 소유주는 새로운 상가를 분양받고 남는 돈이 아파트의 일반분양가의 10% 이상이면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게 된다.

은마아파트는 1996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정부·서울시의 규제와 입주민 간 갈등이 반복되며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나 추진위원회가 새로 구성되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민들의 재건축 기대감도 덩달아 커졌다. 최근까지 진행된 아파트 소유주에 대한 동의서 모집에서 80% 이상이 재건축에 찬성했다. 이에 더해 상가 동의율까지 확보하며 추진위는 이르면 7월 조합 설립 절차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최정희 추진위원장은 “다음 달 상가 내부에서 대표자를 선정하는 총회를 진행한 뒤 조합설립을 위한 창립총회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49일 만에 아파트와 상가 동의율을 모두 확보한 것은 국내 최단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