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국인 4명 중 1만 경제적 기회가 충분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이 각각 80위와 90위 정도에 해당하는 카메룬과 코트디부아르와 같은 수준이다. 그만큼 한국인이 체감하는 경제적 기회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적 기회, 충분하다"는 한국인 25%뿐…중위권

갤럽이 19일 발표한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기회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60개국에서 경제적 기회에 대해 물은 결과, '충분하다'는 응답자 비율은 평균 29%로 집계됐다. '불충분하다'는 비율은 64%였다.

자국의 경제적 기회가 '충분하다'는 응답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스위스가 6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스웨덴(61%), 인도네시아(56%), 아랍 에미리트(54%), 인도(53%), 네덜란드(52%), 캐나다·볼리비아(각각 51%), 오스트리아·독일(각각 50%) 등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출처=한국갤럽
출처=한국갤럽
한국은 60개국 평균보다 4%포인트 낮은 25%로 카메룬과 코트디부아르와 동률을 기록하며 공동 31위에 머물렀다. 순위로는 중위권이지만, 경제적 기회가 충분하다고 보는 이가 4분의 1 정도에 그친 셈으로 낮았다. 특히 카메룬은 내전이 현재 진행형이고, 코트디부아르는 내전 종식 후 경제성장을 이룩한 것이 채 10년이 안 된 점을 감안하면, 한국인이 체감하는 경제적 기회 수준이 매우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밑으로 이웃국 일본은 16%로 47위에 그치고, 다수의 유럽 국가들도 배치된 점을 고려할 때 그만큼 고물가, 저성장 등이 자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적 기회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는 풀이도 나온다.

불충분하다는 응답자 비율은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가 92%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으로 나이지리아(91%), 페루·아르헨티나(각각 90%), 리비야(89%), 조지아·마케도니아(각각 88%) 크로아티아(87%), 케냐·가나(각각 84%) 등 순이었다.

한국은 72%로 60개국 평균보다 경제적 기회의 불충분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8%포인트 높았다. 순위가 낮을수록 좋은 해당 지표에서 한국은 불가리아(76%), 코트디부아르(74%), 헝가리(73%)에 이어 24위로 중상위권을 기록했다.

일본은 57%로 40위에 이름을 올려 하위권이었다. 대체로 경제적 기회가 충분하다는 응답자 비율이 낮으면 그렇지 않다는 응답자 비율은 높은 경향성을 감안할 때, 일본은 경제적 기회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매우 낮은 데 비해 불충분하다는 응답자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기회 많다"는 20대 男 44%인데…20대 女는 21%

출처=한국갤럽
출처=한국갤럽
성별로는 남성보다 여성이 경제적 기회가 낮다고 봤다. 전 연령대에서 경제적 기회가 충분치 않다는 의견이 충분하다는 의견을 앞선 가운데, 50대가 16% 대 80%로 충분하다는 의견은 가장 낮았고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은 가장 높았다.

특히 남성과 여성 모두 60세 이상을 제외하면 연령대가 낮을수록 경제적 기회가 충분하다고 보는 경향성이 나타난 반면, 20대 여성은 20대 남성의 절반가량만 경제적 기회가 충분하다고 응답해 젊은 층 사이에서도 온도 차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 침체 분위기 속에서 취업 등을 앞두고 남녀의 사회적 진입 장벽 등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치 성향별로는 진보일수록 경제적 기회가 충분하다는 의견이 낮았고,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은 높았다. 지역별로는 경제적 기회가 충분하다는 응답이 23~26%로 대체로 비슷한 가운데,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이 다른 지역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