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더멘털 뒷받침 안 돼" 매도파 vs "중장기 성장성 여전" 매수파
이달 외국인 1천267억원 순매도…개미는 400억원 넘게 순매수
'뜨거운 감자' 에코프로비엠…증권가 갑론을박에 혼란 가중
주가 과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에코프로비엠의 투자 가치를 둘러싸고 증권가가 갑론을박을 벌이면서 '개미'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달 들어 총 11개 증권사가 모두 12건의 에코프로비엠 종목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11개사 중 6곳은 에코프로비엠의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나머지 5곳은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보유' 또는 '매도'로 낮추거나 기존의 '보유' 의견을 그대로 유지했다.

증권사마다 투자의견 기준이 조금씩 다르지만 통상 향후 6∼12개월간 해당 종목의 예상 절대수익률이 10∼15% 수준일 때는 '매수'를, -10∼10% 또는 -15∼15% 수준일 때는 '보유'를, 마이너스일 때는 '매도'를 권고한다.

매수를 권하는 증권사는 에코프로비엠의 현 주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높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중장기 성장성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8일 보고서에서 "이 회사의 양극재 생산능력(CAPA) 목표는 2027년 71만t이지만, 이 목표는 2026년에 조기 달성하고 2030년까지는 전기차 약 1천만대를 커버할 수 있는 100만t으로 생산능력 목표가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재고가 늘어난 상황에 대해서도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의 생산능력이 현재 연간 4만대에서 올해 하반기 15만대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에 맞춰 에코프로비엠이 NCM811(니켈·코발트·망간 비율 8대 1대 1)과 NCM9반반(니켈·코발트 망간 비율 9대 0.5대 0.5)을 선행적으로 생산한 것"이라며 "고객 수요 증가에 대비한 재고 증가이므로 향후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면서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31만원을 유지했다.

이밖에 키움증권(14만원→34만원), 한화증권(14만원→31만원), 신영증권(15만7천500원→30만원), 신한투자증권(17만2천500원→28만원) 등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높여 에코프로비엠 투자를 권했다.

반면 매수 의견을 철회한 증권사들은 현재 과도하게 높은 주가 수준을 뒷받침할 펀더멘털(기초여건)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이달 초 투자의견을 '보유'로 낮춘 대신증권의 전창현 연구원은 "이달 초까지 3개월간 주가가 약 120% 급등했는데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실적 등의 펀더멘털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주가는 이 회사 기업가치가 2030년 삼원계 양극재 생산능력이 100만t에 달할 것으로 가정한 수준"이라며 "그러나 2030년에 근접할수록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 성장률은 10%대로 낮아져 적용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는 게 합리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오는 2030년까지 에코프로비엠의 성장세가 예상대로 흘러가더라도 20만원 이상의 주가는 고평가됐다고 판단하며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도'로 추가 하향 조정했다.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하이투자증권 등도 투자의견 '보유'를 제시한 상태다.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연초 9만3천400원으로 출발해 지난달 10일 31만5천500원까지 약 3.4배 가까이 급등했다가 이달 21만2천500원까지 내려온 뒤 다시 소폭 오르는 추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은 에코프로비엠을 총 1천267억원어치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403억원 이상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도 87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