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에서 발견된 흰개미. 사진=연합뉴스
충남 아산에서 발견된 흰개미.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흰개미가 발견된 가운데 전국에 본격적으로 번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흰개미의 출몰은 전날 한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졌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거주한다는 누리꾼 A씨는 "창문을 열고 자고 일어났더니 집에 알 수 없는 곤충이 수십 마리 나타났다"며 날개가 달린 모습의 개미 사진을 올렸다.

이는 마른나무흰개미과(Kalotermitidae) 크립토털미스(Cryptotermes)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서식하는 게 공식적으로 확인된 적이 없어 학명 외 정식 이름이 없다. 국내에서 발견되던 흰개미는 마른나무가 아닌 물기를 머금을 나무를 위주로 갉아먹는다. 하지만 이번엔 흰개미는 물기 정도와 상관없이 닥치는 대로 나무를 갉아 먹는다.

흰개미가 우리나라에 나타난 건 기후변화 때문으로 추정된다. 기후가 바뀌면서 도시 기온이 주변 지역보다 더 뜨거운 열섬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또 대규모 목조 주택이 밀집한 서울이라는 조건이 남부보다 서식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 뿐만 아니라 충남 아산에서도 흰개미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 뿐만 아니라 충남 아산에서도 흰개미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이런 흰개미가 전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확산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흰개미의 '날개'다. 날개는 짝짓기 비행을 위한 것이다. 흰개미는 군집을 이룬 뒤 5~10년 정도 지나 안정화가 돼야 짝짓기에 나서기 때문에 이 흰개미가 국내에 들어온 지 한참 지나 이미 널리 퍼져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 흰개미는 충남 아산에서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산에서 발견된 흰개미는 강남에서 발견된 흰개미와 달리 외래종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지난 17일 나타난 강남 논현동 흰개미에 대해 18~19일 긴급 방제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아직 흰개미의 국내 유입 경로를 파악하지 못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