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트, 법원 경매 나온 美페어테라퓨틱스 편두통 프로그램 낙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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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치료제 1호 업체의 추락
법원 경매에서 주요자산 605만 달러에 매각
법원 경매에서 주요자산 605만 달러에 매각
국내 디지털치료제 개발업체 웰트가 미국 법원 경매에 오른 미국 페어테라퓨틱스의 편두통 프로그램을 5만 달러(약6642만원)에 인수할 전망이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미국 파산법원에 파산보호신청(챕터11)을 한 페어테라퓨틱스의 자산에 대한 경매가 지난 18일(미국 시간) 열렸다. 페어테라퓨틱스는 지난 3월부터 새로운 인수자를 물색했지만 적절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파산 절차로 회사가 보유 중인 자산에 대한 경매를 진행했다. 파산보호신청은 채무이행을 일시 중단한 뒤 자산매각 등을 우선해 기업을 정상화하는 절차로 국내의 법정관리 신청과 유사한 제도다. 국내 업체 웰트를 비롯한 디지털 치료제 개발 업체들이 경매에 뛰어들어 페어테라퓨틱스의 주요 자산을 확보에 나섰다.
이번 경매에서 가장 ‘큰 손’은 페어테라퓨틱스의 디지털 불면증 치료제 ‘솜리스트’ 관련 자산을 390만 달러에 낙찰받은 수면관련 헬스케어업체 녹스 헬스그룹이었다. 미국 제약바이오업체 하베스트바이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첫 승인을 받은 디지털치료제인 중독치료제 ‘리셋’에 대한 권한과 정신분열증, 다발성경화증, 우울증, 상표 등 전반에 대한 권한을 203만 달러로 낙찰받았다. 미국의 디지털 치료제업체 클릭테라퓨틱스는 페어테라퓨틱스의 디지털치료제 개발 플랫폼을 확보하기 위해 7만 달러를 제시했다. 웰트는 5만달러로 페어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이던 편두통 디지털치료제 연구개발 데이터와 관련 특허를 낙찰 받았다. 각 낙찰 건은 오는 22일(미국 시간) 최종 승인된다.
업계에 따르면 페어테라퓨틱스에 대한 그간 인수자가 나서지 않았던 까닭은 이 회사가 자사의 주요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기 때문이다. 법원에 보고한 페어테라퓨틱스의 채무는 3200만 달러(425억원) 수준이다. 이번 경매에서 매각된 자산의 낙찰가 총액은 605만 달러(80억원)로 채무 금액에 크게 못 미친다. 강성지 웰트 대표는 “이전까지는 페어테라퓨틱스의 각 자산이 담보로 잡혀있어 인수자가 나오기 어려웠으나 이번 경매에선 채무와 관련된 부분이 상당부분 해소돼 관련업체들이 나서 주요 자산을 인수하려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웰트는 페어테라퓨틱스가 진행하던 편두통 디지털치료제 프로그램의 바톤을 넘겨받아 연구개발을 수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단독요법이 아닌 약물 복용에 대한 순응도를 높이는 식의 보조요법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강 대표는 “편두통이 오기 전에 나타나는 전조증상을 환자에게 알려 진통제 또는 치료제 복용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하는 식의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웰트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디지털치료기기로 식품의악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적응증은 불면증이다. 정신과나 수면클리닉에서 실시하는 불면증 치료 목적의 인지행동치료(CBT)를 기반으로 치료 효능이 있는 앱(응용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페어테라퓨틱스의 최고경영책임자(CEO)인 커리 맥칸의 재도전도 예상된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맥칸은 최근 하베스트 바이오에 합류했다. 하베스트 바이오는 이번 경매에서 솜리스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권리를 확보했다.
페어테라퓨틱스는 2021년 스팩합병을 통해 나스닥시장에 데뷔했다. 상장 직후에만 해도 시가총액이 2조원에 이르렀으나, FDA의 승인을 받아 출시한 디지털치료제 제품들이 수가 문제 등으로 의료현장에 안착하지 못하며 700억원 수준까지 기업가치가 추락했다. 지난해엔 매출 1267만 달러, 순손실 7550만 달러를 냈다. 14개에 이르는 후속 프로그램을 동시 개발하면서 회사의 자금고갈을 앞당겼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5월 21일 14시 14분 게재됐습니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미국 파산법원에 파산보호신청(챕터11)을 한 페어테라퓨틱스의 자산에 대한 경매가 지난 18일(미국 시간) 열렸다. 페어테라퓨틱스는 지난 3월부터 새로운 인수자를 물색했지만 적절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파산 절차로 회사가 보유 중인 자산에 대한 경매를 진행했다. 파산보호신청은 채무이행을 일시 중단한 뒤 자산매각 등을 우선해 기업을 정상화하는 절차로 국내의 법정관리 신청과 유사한 제도다. 국내 업체 웰트를 비롯한 디지털 치료제 개발 업체들이 경매에 뛰어들어 페어테라퓨틱스의 주요 자산을 확보에 나섰다.
이번 경매에서 가장 ‘큰 손’은 페어테라퓨틱스의 디지털 불면증 치료제 ‘솜리스트’ 관련 자산을 390만 달러에 낙찰받은 수면관련 헬스케어업체 녹스 헬스그룹이었다. 미국 제약바이오업체 하베스트바이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첫 승인을 받은 디지털치료제인 중독치료제 ‘리셋’에 대한 권한과 정신분열증, 다발성경화증, 우울증, 상표 등 전반에 대한 권한을 203만 달러로 낙찰받았다. 미국의 디지털 치료제업체 클릭테라퓨틱스는 페어테라퓨틱스의 디지털치료제 개발 플랫폼을 확보하기 위해 7만 달러를 제시했다. 웰트는 5만달러로 페어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이던 편두통 디지털치료제 연구개발 데이터와 관련 특허를 낙찰 받았다. 각 낙찰 건은 오는 22일(미국 시간) 최종 승인된다.
업계에 따르면 페어테라퓨틱스에 대한 그간 인수자가 나서지 않았던 까닭은 이 회사가 자사의 주요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기 때문이다. 법원에 보고한 페어테라퓨틱스의 채무는 3200만 달러(425억원) 수준이다. 이번 경매에서 매각된 자산의 낙찰가 총액은 605만 달러(80억원)로 채무 금액에 크게 못 미친다. 강성지 웰트 대표는 “이전까지는 페어테라퓨틱스의 각 자산이 담보로 잡혀있어 인수자가 나오기 어려웠으나 이번 경매에선 채무와 관련된 부분이 상당부분 해소돼 관련업체들이 나서 주요 자산을 인수하려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웰트는 페어테라퓨틱스가 진행하던 편두통 디지털치료제 프로그램의 바톤을 넘겨받아 연구개발을 수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단독요법이 아닌 약물 복용에 대한 순응도를 높이는 식의 보조요법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강 대표는 “편두통이 오기 전에 나타나는 전조증상을 환자에게 알려 진통제 또는 치료제 복용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하는 식의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웰트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디지털치료기기로 식품의악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적응증은 불면증이다. 정신과나 수면클리닉에서 실시하는 불면증 치료 목적의 인지행동치료(CBT)를 기반으로 치료 효능이 있는 앱(응용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페어테라퓨틱스의 최고경영책임자(CEO)인 커리 맥칸의 재도전도 예상된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맥칸은 최근 하베스트 바이오에 합류했다. 하베스트 바이오는 이번 경매에서 솜리스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권리를 확보했다.
페어테라퓨틱스는 2021년 스팩합병을 통해 나스닥시장에 데뷔했다. 상장 직후에만 해도 시가총액이 2조원에 이르렀으나, FDA의 승인을 받아 출시한 디지털치료제 제품들이 수가 문제 등으로 의료현장에 안착하지 못하며 700억원 수준까지 기업가치가 추락했다. 지난해엔 매출 1267만 달러, 순손실 7550만 달러를 냈다. 14개에 이르는 후속 프로그램을 동시 개발하면서 회사의 자금고갈을 앞당겼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5월 21일 14시 14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