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GA 영상 캡처
사진=PGA 영상 캡처
프로 골프 대회에서 한타 한타는 소중하다. 하지만 지나친 집착은 독이 된다. 21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 3라운드에 출전한 리 호지스(미국)가 그랬다. 홀 입구에 걸린 공이 움직이길 너무 간절히 기다리다가 대회 주최측으로부터 1벌타를 받게 됐다.

이날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의 오크힐스 컨트리클럽(파70.7380야드)에서 열린 경기에서 호지스는 16번홀(파4)까지 보기 3개를 범하며 3타를 잃었다. 이미 리더보드 최하단으로 순위가 떨어진 상황. 그의 심리적 부담감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사건은 17번홀(파4)에서 일어났다. 핀에서 약 5m 떨어진 자리에서 호지스가 파 퍼트에 나섰다. 홀의 오른쪽으로 보낸 공은 왼쪽으로 휘다가 홀 오른쪽 끝에 멈췄다. 검은색 펜으로 퍼팅선을 그려넣은 타이틀리스트 3번 공은 아슬아슬하게 홀 입구에 걸려 호지스의 애를 태웠다.

누구보다 파가 간절했기에 호지스는 안절부절하며 공이 안으로 떨어지길 기다렸다. 몇번이고 앉았다 일어섰다 하는 동안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다. 공이 호지스의 기다림에 화답하며 홀 안으로 떨어진 것은 34초가 흐른 뒤였다. 호지스는 환하게 웃으며 홀 안에 있는 공을 꺼냈다.

하지만 결과는 보기가 됐다. PGA챔피언십 규칙위원회가 호지스에게 1벌타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골프규칙 13.3a에 따르면 선수가 홀에 다가간 뒤 10초 이내에 떨어져야 직전 스트로크로 인정된다. 하지만 호지스는 34초를 지체했다. 때문에 규칙위원회는 "골프 규칙에 명시된 제한 시간(10초) 이후 볼이 안으로 떨어졌다. 그 결과 호지스는 규칙 13.3a에 따라 1벌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보기만 5개 기록하며 중간합계 10오버파 220타, 공동 67위로 내려앉았다.

이날 경기에서는 LIV골프에서 활동하고 있는 브룩스 켑카(34.미국)가 4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6언더파 204타로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PGA투어 8승 보유자인 켑카는 2018년과 2019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바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