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이 밑도 끝도 없는 공포 마케팅으로 치닫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주말 광화문 집회에서 40여 년 방사선 분야를 연구한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의 견해마저 “전문가 헛소리”라고 직격했다. “1L 섭취 시 방사선 노출량이 CT 찍을 때보다 적어 10L도 마실 수 있다”며 괴담 확산을 경계한 해외 석학에게 거친 인신 공격을 퍼부은 것이다.

이 대표는 며칠 전에도 ‘함께 쓰는 우물에 독극물을 풀어넣는데도 안전하다고 우기느냐’며 정부를 맹비난했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어제 출발한 시찰단을 향해서도 “오염수 투기 테러의 공범이 될 것이냐”고 윽박질렀다. 시찰 결과와 무관하게 반일 감정에 편승한 오염수 정치를 지속하겠다는 노골적인 내심이 잘 드러나는 발언들이다.

오염처리수 방류는 과학적으로 오해가 거의 해소된 상황이다. 국내 원전 단지 4곳과 중국 해안지대 원전이 배출하는 삼중수소가 후쿠시마 방류 예정량의 10배쯤 된다는 게 과학계의 이구동성이다. 삼중수소 세슘 등이 인체나 생선에 농축되지 않는다는 점도 입증돼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총리실 환경부 등 9개 부처 합동 TF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피폭 가능성 매우 낮음”이라고 평가했다. 또 당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국회에서 “IAEA의 적합한 절차에 따른다면 굳이 방류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한국 중국 미국 프랑스 등 주요국 과학자가 참여하는 검증단을 꾸려 1년 전부터 검증 중이다. 지금까지 ‘이상 없다’는 중간 발표가 네 번 있었고, 머잖아 안전성에 대한 최종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런 전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IAEA는 일본에 휘둘리는 국제기구’라며 “그 검증을 과학적이라고 믿는 것이 선동이고 괴담”이라고 우긴다. 신중을 기하자는 주장은 환영이지만 무책임한 공포 유발은 부메랑처럼 되돌아와 한국 수산업을 직격할 뿐이다. 생명과 안전 문제마저 정치화하는 낯 뜨거운 반지성주의 정치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