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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따라잡기

미국 스트리밍 중개 업체 로쿠의 주가가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종목은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산업과 동반 성장한다는 점 덕분에 한때 주당 450달러 이상 올랐지만 지금은 10분의 1인 50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현재 월가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는 매수 의견이 더 많다. OTT 산업은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이 회사가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로쿠가 지난 19일(현지시간) 52.61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 종목은 코로나19 사태 직후 OTT 산업 성장의 주요 수혜주로 거론되며 2021년 7월 26일 479.5달러까지 올랐다. 고점을 찍은 뒤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지난해 하반기 정도에 50달러선까지 내려왔다. 이후 비슷한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다.

로쿠는 일반 TV에 연결하면 이를 스마트TV로 만들어주는 장비를 판매하는 사업을 한다. 이를 통해 OTT 이용료와 광고 수입의 일부를 넷플릭스와 같은 OTT 업체에게서 받는 게 주요 수입원이다. 이 회사는 2020년 231억원 적자를 봤으나 2021년 OTT 수요가 크게 늘면서 3195억원 흑자를 봤다. 그러나 2022년 6565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로쿠의 실적이 나빠진 가장 큰 원인은 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해 기업들이 광고 지출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로쿠의 실적은 급전직하했고, 회사는 지난해 11월과 올 3월에 각각 200여명에 달하는 인원을 정리해고하겠다고 발표했다. 두 차례의 정리해고로 짐을 싼 직원을 합치면 로쿠 전 직원의 10%가 넘는다.

상황이 이렇지만 월가 애널리스트 상당수가 긍정적 의견을 낸다. 미국 증권포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로쿠에 대한 투자 의견을 낸 애널리스트는 30명이고 이 가운데 12명은 매수 의견이다. 나머지 13명은 중립이고 매도 의견은 5명에 불과했다. 이들이 낸 평균 목표주가는 66.63달러로 최근 주가보다 26.64% 높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모틀리 풀(Motley Fool)은 "케이블TV 유료 가입자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으며 OTT 서비스가 이러한 흐름의 장기적인 수혜자가 될 것"이라며 "지난달 OTT 시청자는 전체 TV 시청자의 34%를 차지해 지상파TV, 케이블TV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가정에서 오락용 콘텐츠를 보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로쿠가 그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앨리시아 리스 웨드부시증권 연구원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거시경제 흐름이 개선되면 로쿠는 플랫폼이자 FAST채널(광고를 내보내는 대가로 시청료를 받지 않는 TV) 리더로서 의미 있는 수익성을 회복할 것"이라고 했다.

루이 나벨리에 나벨리에앤어소시에이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투자전문매체 인베스터플레이스를 통해 "광고 시장이 반등해 로쿠의 수익성이 회복된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라며 "회사의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두 차례의 정리해고를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더 많은 비용 절감 조치, 새로운 수익 창출 전략이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