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토스보다 먼저 미국 간 '이 스타트업'…"은행도 세워야죠"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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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익 해빗팩토리 공동대표
"미국서 주택담보대출 확대
한국선 AI 앞세워 보험 중개"
"미국서 주택담보대출 확대
한국선 AI 앞세워 보험 중개"
핀테크 스타트업 해빗팩토리는 보험 분석·청구·상담까지 가능한 원스톱 보험 관리 앱 '시그널플래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그널플래너는 고객들의 계약 과정을 모바일(카카오톡)을 통해 비대면으로 처리하는 게 특징입니다. 고객은 최종 서명 단계에서 딱 한 차례만 만나면 됩니다. 국내에서는 주로 보험 상품을 중개하는 사업을 하지만, 미국 시장에도 진출해 주택담보대출 중개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한경 긱스(Geeks)가 이동익 해빗팩토리 공동대표를 만나 미국 사업을 비롯한 회사의 전반적인 전략을 들어봤습니다.
"해빗팩토리USA를 작년 1월에 설립하고, 3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보험을 중개하듯 미국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을 중개하고 있는데요. 지난 1년여간 사업을 하면서 단순 대출 중개를 넘어 주택담보대출 전문 은행으로 발전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이동익 해빗팩토리 공동대표는 "미국에서 대출 사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해빗팩토리는 미국 대형 은행인 웰스파고나 로켓모기지 같은 회사보다 평균 대출 금리를 1%포인트가량 낮게 제공하고 있다.
그는 "작년 한 해 400억원 정도 대출을 중개했다"며 "현재는 대출 중개업만 하고 있는데 직접 대출 전문 은행이 되기 위해 올해 안으로 라이선스를 획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출하는 전 과정을 디지털화해 고객들한테 좀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하고, 업무 처리 시간도 크게 단축해 나가겠다"고 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주택담보대출 은행이 되려면 자본금도 많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A. 미국이 한국과 좀 다른 게 프라이머리 마켓과 세컨더리 마켓이란 개념이 있습니다. 저희가 고객들에게 대출을 해주고 나서 2주 안에 대출 채권을 미국 대형 은행들에 판매하는 제도가 있어서 자본금이 엄청 많지 않아도 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수백억~수천억원 갖고 하는 게 아니라 수십억원 정도로도 충분히 해볼 기회가 있는 거죠. 올해 말께면 라이선스를 받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Q. 미국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출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A. 대출 업무 프로세스는 미국과 한국이 비슷합니다. 다만 한국에서는 고객 신용정보를 은행에 제공하면 은행이 단일 금리를 제시하잖아요. 그런데 미국은 좀 달라요. 예전에 단통법(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생기기 전에 우리가 신도림 같은 데서 휴대폰을 저렴하게 살 수 있었듯이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브로커나 에이전트를 잘 만나면 낮은 금리를 받을 수 있어요. 브로커들이 금리를 높게 팔아오면 브로커가 받는 수수료는 높을 거고, 금리를 낮게 팔아오면 수수료는 좀 적겠죠. 그런데 이게 오픈돼 있지 않다 보니 고객들은 잘 모르는 것이죠.
Q. 해빗팩토리는 어느 은행을 통해 중개 거래를 하고 있습니까.
A. 로켓모기지 같은 회사의 브로커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약 4300개 정도의 주택담보대출 전문은행이 있거든요. 로켓모기지가 1등이고요. 저희는 로켓모기지를 비롯해 10개사와 거래하고 있습니다.
Q. 주택담보대출 목표액이 있을까요?
A. 저희가 매달 500만달러(약 65억원) 정도 대출을 일으키면 손익분기점(BEP)을 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단은 대출을 늘리는 것보다는 주택담보대출 전문은행 설립에 좀 더 매진을 하려고 합니다. 유통 단계를 더욱 줄일 수 있고, 그만큼 고객들에게 낮은 금리로 대출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Q. 현재 미국에서 고객들은 주로 한인인가요.
A. 그렇습니다. 얼마 전에 워싱턴DC에 계신 한인께서 미국 은행 대출이 두 번 거절됐는데 우연히 저희 주택담보대출 서비스(로닝에이아이)를 알게 돼서 대출하신 분이 있었습니다. 워싱턴DC에서 LA까지 오시려면 비행기로 한 5시간 걸리는데 비대면으로 다 처리하신 거죠. 이런 것을 보면서 저희가 미국 주류 시장도 충분히 공략할 수 있겠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거리는 극복을 한 상태거든요. 현재 대출 고객 중 한국계 비중은 60% 정도입니다.
Q. 미국에서 고객들은 어떻게 유치하시나요?
A. 주로 한국인 리얼터(부동산 중개인)들을 통해 유치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대출 90% 정도는 캘리포니아에서 이뤄지고 있고, 캘리포니아 내에서도 남캘리포니아 쪽에서 많이 이뤄집니다. LA, 얼바인 쪽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현재 해빗팩토리USA 사무실은 LA에 있고요.
Q. 중개인들이 받아가는 수수료는 어느 정도입니까?
A.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한 1~2% 정도가 브로커 수수료입니다. 리얼터들은 2.5~5%를 수수료로 받거든요. 브로커가 일반적이라 수수료에 대해 부정적 인식은 강하지 않은 거 같습니다. 저희는 평균 1% 정도를 타깃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수수료는 조금 받아가지만 업무 프로세스를 모두 디지털화해서 효율이 높은 편입니다.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이죠.
Q. 토스나 카카오뱅크 같은 업체들보다 미국 진출이 빨랐는데요. 처음엔 좀 힘드셨다고 하던데요.
A. 처음 미국 가서 보니까 보험사들이 신규로 접근하는 보험 판매 법인에 대해 되게 까다로운 기준을 갖고 계약을 잘 안 해주더라고요. 또 미국에서 저희가 데이터화를 해야 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미국은 인건비가 꽤 비싸잖아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하기에는 쉽지 않다고 판단을 했어요. 한국에서 1년 만에 했던 것을 미국에서도 1년 만에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고요. 또 보험 중개가 잘못됐을 때 오는 페널티 문제도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주택담보대출로 방향을 틀었죠. Q. 국내에서는 보험 중개 사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A. 시그널플래너라는 플랫폼을 통해 보험 비교 추천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28개 보험사의 상품들을 다룹니다. 일반적으로 고객들이 보험 2~3개는 유지하고 있고, 매달 10만원가량 보험료로 내시잖아요. 그런데 내가 든 보험이 잘 들고 있는 건지 일일이 확인하긴 어렵죠. 고객들이 보험 증권을 전부 분석할 수도 없고요. 저희는 이런 걸 다 시스템화한 것이죠. 예를 들어 100만 건의 보험 계약이 들어왔다고 치면 약 1억5000만 건의 보장 항목이 있어요. 그런 것을 데이터 전 처리 작업을 하고, AI로 보장 분석을 해내요. 보험 전문 설계사들이 아무리 전문가가 하더라도 하루 정도 걸리는 것을 저희는 불과 몇 초 만에 할 수 있죠. 그래서 현재 고객님이 가입돼 있는 보험은 뭐고, 부족한 것은 뭐라고 안내를 해드려요.
Q. 보험 추천, 비교는 어떤 식으로 이뤄집니까.
A. 현재 계약을 맺고 있는 28개의 보험사 상품들 중에 똑같은 암이라 하더라도 한 회사에서만 상품이 수십 가지입니다. 어떤 게 고객에게 부족한지 확인해서 안내해야겠죠. 예를 들어 BMW 530i를 살 때 A딜러는 100만원 할인, B딜러는 200만원 할인이라면 가격 비교가 될 겁니다. 그런데 거기서 자동차 옵션(사양)이 달라지면 그건 비교가 아닌 거죠. 저희는 고객들한테 제공하는 상품에 대해서 정확하게 기준값을 설정해 놓고, 그 상품을 제공하는 각 보험사의 보험료가 얼마나 낮은지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Q. 국내 사업은 손익분기점(BEP)을 넘었다고 얘기 들었습니다.
A. 정확히 말씀드리면 보험을 판매하고 나면 보험사로부터 평균 13~15개월에 걸쳐 수수료를 받아요. 현금 인식 기준으로는 아직 BEP를 달성한 것은 아닌데 앞으로 받을 것을 감안한 '발생 기준'으로는 월 BEP는 넘었다고 보면 됩니다. 올해는 발생뿐만 아니라 현금 흐름까지도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Q. 매달 보험 가입 규모는 얼마나 되나요?
A. 저희가 월평균 2000명 정도 보험 가입이 이뤄지고 있고요. 금액으로는 월 1억 정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상담사가 55명인데 한 분당 매달 약 40건 정도 가입 유치를 하는 셈이죠. 국내 40만 명의 보험 설계사들이 평균 한 달에 약 3건 정도 판매하는 것을 감안하면 효율이 정말 높죠. 저희가 테슬라의 '스마트 팩토리' 같은 모델을 추구하고 있는데요. 보험 판매도 디지털 판매 프로세스를 통해 자동적으로 처리하면서 상담사는 보조적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Q. 해빗팩토리는 마이데이터 사업자이고, 보험 중개는 자회사를 통해 하고 있다던데요.
A. 신용정보 관리업자는 보험 대리점 중개업을 할 수는 없죠. 정부에서 혁신 서비스로 온라인 보험 비교 플랫폼을 허용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 지금 저희도 신청해 놓은 상태입니다. 현재 저희는 보험 판매 대리점 자격을 가지고 있는 자회사 시그널파이낸셜랩에서 보험 중개업을 하고 있습니다.
Q. 연금 상품도 작년부터 시작하셨는데요.
A. 연금이라는 것도 결국은 60~65세 이상 노후를 보장하는 상품이잖아요. 그런데 그런 상품에 대해 고객들이 잘 모르세요. 통합연금 포털을 통해 1차적으로 데이터를 가져와서 본인이 가입돼 있는 연금이 정확히 무엇인지 확인하고, 노후에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이런 걸 좀 정확하게 알게 해드리는 게 1차 목적이었고요. 저희가 연금저축보험은 다룰 수 있는데, 연금저축펀드 같은 것은 증권사의 판매 라이선스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 증권사와 논의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Q. 지금까지 투자는 얼마나 받으셨나요?
재작년에 시리즈B 투자 라운드를 100억원 규모로 마무리했습니다. 시리즈B 투자에는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투자사인 인사이트에퀴티파트너스가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고요. 2016년 설립 이후 누적 투자 유치액은 137억원 규모입니다. 시리즈C 투자를 현재 진행 중이고, 곧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Q. 통신사 엔지니어 출신이신데 어떻게 핀테크 스타트업을 창업하게 되셨나요.
A. LG유플러스에서 개발자로 일했습니다. 과거 LG 통신 3사를 통합하는 작업에 참여했죠. LG유플러스로 통한한 뒤 4세대(4G) 이동통신으로 갔는데, 컨버전스 사업단이라는 것을 출범했어요. 정보기술(IT) 기반의 신사업을 추진하는 곳이었는데 제 마지막 과제가 삼성화재와 함께 보험과 통신을 융합하는 작업이었죠. 그 과정에서 재미를 느꼈고, 2012년 메리츠화재로 이직한 뒤에 직접 창업까지 하게 됐습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이동익 해빗팩토리 공동대표는 "미국에서 대출 사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해빗팩토리는 미국 대형 은행인 웰스파고나 로켓모기지 같은 회사보다 평균 대출 금리를 1%포인트가량 낮게 제공하고 있다.
그는 "작년 한 해 400억원 정도 대출을 중개했다"며 "현재는 대출 중개업만 하고 있는데 직접 대출 전문 은행이 되기 위해 올해 안으로 라이선스를 획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출하는 전 과정을 디지털화해 고객들한테 좀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하고, 업무 처리 시간도 크게 단축해 나가겠다"고 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주택담보대출 은행이 되려면 자본금도 많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A. 미국이 한국과 좀 다른 게 프라이머리 마켓과 세컨더리 마켓이란 개념이 있습니다. 저희가 고객들에게 대출을 해주고 나서 2주 안에 대출 채권을 미국 대형 은행들에 판매하는 제도가 있어서 자본금이 엄청 많지 않아도 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수백억~수천억원 갖고 하는 게 아니라 수십억원 정도로도 충분히 해볼 기회가 있는 거죠. 올해 말께면 라이선스를 받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Q. 미국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출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A. 대출 업무 프로세스는 미국과 한국이 비슷합니다. 다만 한국에서는 고객 신용정보를 은행에 제공하면 은행이 단일 금리를 제시하잖아요. 그런데 미국은 좀 달라요. 예전에 단통법(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생기기 전에 우리가 신도림 같은 데서 휴대폰을 저렴하게 살 수 있었듯이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브로커나 에이전트를 잘 만나면 낮은 금리를 받을 수 있어요. 브로커들이 금리를 높게 팔아오면 브로커가 받는 수수료는 높을 거고, 금리를 낮게 팔아오면 수수료는 좀 적겠죠. 그런데 이게 오픈돼 있지 않다 보니 고객들은 잘 모르는 것이죠.
Q. 해빗팩토리는 어느 은행을 통해 중개 거래를 하고 있습니까.
A. 로켓모기지 같은 회사의 브로커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약 4300개 정도의 주택담보대출 전문은행이 있거든요. 로켓모기지가 1등이고요. 저희는 로켓모기지를 비롯해 10개사와 거래하고 있습니다.
Q. 주택담보대출 목표액이 있을까요?
A. 저희가 매달 500만달러(약 65억원) 정도 대출을 일으키면 손익분기점(BEP)을 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단은 대출을 늘리는 것보다는 주택담보대출 전문은행 설립에 좀 더 매진을 하려고 합니다. 유통 단계를 더욱 줄일 수 있고, 그만큼 고객들에게 낮은 금리로 대출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Q. 현재 미국에서 고객들은 주로 한인인가요.
A. 그렇습니다. 얼마 전에 워싱턴DC에 계신 한인께서 미국 은행 대출이 두 번 거절됐는데 우연히 저희 주택담보대출 서비스(로닝에이아이)를 알게 돼서 대출하신 분이 있었습니다. 워싱턴DC에서 LA까지 오시려면 비행기로 한 5시간 걸리는데 비대면으로 다 처리하신 거죠. 이런 것을 보면서 저희가 미국 주류 시장도 충분히 공략할 수 있겠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거리는 극복을 한 상태거든요. 현재 대출 고객 중 한국계 비중은 60% 정도입니다.
Q. 미국에서 고객들은 어떻게 유치하시나요?
A. 주로 한국인 리얼터(부동산 중개인)들을 통해 유치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대출 90% 정도는 캘리포니아에서 이뤄지고 있고, 캘리포니아 내에서도 남캘리포니아 쪽에서 많이 이뤄집니다. LA, 얼바인 쪽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현재 해빗팩토리USA 사무실은 LA에 있고요.
Q. 중개인들이 받아가는 수수료는 어느 정도입니까?
A.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한 1~2% 정도가 브로커 수수료입니다. 리얼터들은 2.5~5%를 수수료로 받거든요. 브로커가 일반적이라 수수료에 대해 부정적 인식은 강하지 않은 거 같습니다. 저희는 평균 1% 정도를 타깃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수수료는 조금 받아가지만 업무 프로세스를 모두 디지털화해서 효율이 높은 편입니다.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이죠.
Q. 토스나 카카오뱅크 같은 업체들보다 미국 진출이 빨랐는데요. 처음엔 좀 힘드셨다고 하던데요.
A. 처음 미국 가서 보니까 보험사들이 신규로 접근하는 보험 판매 법인에 대해 되게 까다로운 기준을 갖고 계약을 잘 안 해주더라고요. 또 미국에서 저희가 데이터화를 해야 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미국은 인건비가 꽤 비싸잖아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하기에는 쉽지 않다고 판단을 했어요. 한국에서 1년 만에 했던 것을 미국에서도 1년 만에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고요. 또 보험 중개가 잘못됐을 때 오는 페널티 문제도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주택담보대출로 방향을 틀었죠. Q. 국내에서는 보험 중개 사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A. 시그널플래너라는 플랫폼을 통해 보험 비교 추천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28개 보험사의 상품들을 다룹니다. 일반적으로 고객들이 보험 2~3개는 유지하고 있고, 매달 10만원가량 보험료로 내시잖아요. 그런데 내가 든 보험이 잘 들고 있는 건지 일일이 확인하긴 어렵죠. 고객들이 보험 증권을 전부 분석할 수도 없고요. 저희는 이런 걸 다 시스템화한 것이죠. 예를 들어 100만 건의 보험 계약이 들어왔다고 치면 약 1억5000만 건의 보장 항목이 있어요. 그런 것을 데이터 전 처리 작업을 하고, AI로 보장 분석을 해내요. 보험 전문 설계사들이 아무리 전문가가 하더라도 하루 정도 걸리는 것을 저희는 불과 몇 초 만에 할 수 있죠. 그래서 현재 고객님이 가입돼 있는 보험은 뭐고, 부족한 것은 뭐라고 안내를 해드려요.
Q. 보험 추천, 비교는 어떤 식으로 이뤄집니까.
A. 현재 계약을 맺고 있는 28개의 보험사 상품들 중에 똑같은 암이라 하더라도 한 회사에서만 상품이 수십 가지입니다. 어떤 게 고객에게 부족한지 확인해서 안내해야겠죠. 예를 들어 BMW 530i를 살 때 A딜러는 100만원 할인, B딜러는 200만원 할인이라면 가격 비교가 될 겁니다. 그런데 거기서 자동차 옵션(사양)이 달라지면 그건 비교가 아닌 거죠. 저희는 고객들한테 제공하는 상품에 대해서 정확하게 기준값을 설정해 놓고, 그 상품을 제공하는 각 보험사의 보험료가 얼마나 낮은지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Q. 국내 사업은 손익분기점(BEP)을 넘었다고 얘기 들었습니다.
A. 정확히 말씀드리면 보험을 판매하고 나면 보험사로부터 평균 13~15개월에 걸쳐 수수료를 받아요. 현금 인식 기준으로는 아직 BEP를 달성한 것은 아닌데 앞으로 받을 것을 감안한 '발생 기준'으로는 월 BEP는 넘었다고 보면 됩니다. 올해는 발생뿐만 아니라 현금 흐름까지도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Q. 매달 보험 가입 규모는 얼마나 되나요?
A. 저희가 월평균 2000명 정도 보험 가입이 이뤄지고 있고요. 금액으로는 월 1억 정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상담사가 55명인데 한 분당 매달 약 40건 정도 가입 유치를 하는 셈이죠. 국내 40만 명의 보험 설계사들이 평균 한 달에 약 3건 정도 판매하는 것을 감안하면 효율이 정말 높죠. 저희가 테슬라의 '스마트 팩토리' 같은 모델을 추구하고 있는데요. 보험 판매도 디지털 판매 프로세스를 통해 자동적으로 처리하면서 상담사는 보조적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Q. 해빗팩토리는 마이데이터 사업자이고, 보험 중개는 자회사를 통해 하고 있다던데요.
A. 신용정보 관리업자는 보험 대리점 중개업을 할 수는 없죠. 정부에서 혁신 서비스로 온라인 보험 비교 플랫폼을 허용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 지금 저희도 신청해 놓은 상태입니다. 현재 저희는 보험 판매 대리점 자격을 가지고 있는 자회사 시그널파이낸셜랩에서 보험 중개업을 하고 있습니다.
Q. 연금 상품도 작년부터 시작하셨는데요.
A. 연금이라는 것도 결국은 60~65세 이상 노후를 보장하는 상품이잖아요. 그런데 그런 상품에 대해 고객들이 잘 모르세요. 통합연금 포털을 통해 1차적으로 데이터를 가져와서 본인이 가입돼 있는 연금이 정확히 무엇인지 확인하고, 노후에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이런 걸 좀 정확하게 알게 해드리는 게 1차 목적이었고요. 저희가 연금저축보험은 다룰 수 있는데, 연금저축펀드 같은 것은 증권사의 판매 라이선스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 증권사와 논의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Q. 지금까지 투자는 얼마나 받으셨나요?
재작년에 시리즈B 투자 라운드를 100억원 규모로 마무리했습니다. 시리즈B 투자에는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투자사인 인사이트에퀴티파트너스가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고요. 2016년 설립 이후 누적 투자 유치액은 137억원 규모입니다. 시리즈C 투자를 현재 진행 중이고, 곧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Q. 통신사 엔지니어 출신이신데 어떻게 핀테크 스타트업을 창업하게 되셨나요.
A. LG유플러스에서 개발자로 일했습니다. 과거 LG 통신 3사를 통합하는 작업에 참여했죠. LG유플러스로 통한한 뒤 4세대(4G) 이동통신으로 갔는데, 컨버전스 사업단이라는 것을 출범했어요. 정보기술(IT) 기반의 신사업을 추진하는 곳이었는데 제 마지막 과제가 삼성화재와 함께 보험과 통신을 융합하는 작업이었죠. 그 과정에서 재미를 느꼈고, 2012년 메리츠화재로 이직한 뒤에 직접 창업까지 하게 됐습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