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마켓PRO 텔레그램을 구독하시면 프리미엄 투자 콘텐츠를 보다 편리하게 볼 수 있습니다. 텔레그렘에서 마켓PRO를 검색하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종목 집중탐구

'분리막 대장株' SKIET 투자 포인트 살펴보니

전문가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SKIET
공모가 밑도는 주가, IRA 수혜로 우상향 전망

폴란드 현지 법인 실적, 중요한 투자지표…IRA 수혜 확인해야
견조한 재무에도 현금창출력 과제, 북미 투자시 외부 조달 가능성
[마켓PRO] 차기 2차전지 주도株 주목받는 SKIET…'폴란드공장 실적' 꼭 확인해야
최근 시장에서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가 주목하는 종목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입니다. SKIET 주가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수혜를 확인하면서 우상향할 것이란 전망에서죠. 게다가 음극재 업종이 단기간 급등한 후 조정 국면에 들어가는 모양새인 만큼 분리막 업종으로 수급이 흩어지는 일명 '키 맞추기'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도 나옵니다. 이번 종목 집중탐구에선 SKIET 투자에 앞서 알아두면 유용한 팁을 정리해봤습니다.

SKIET의 현 주가는 공모가(10만5000원)를 20%가량 밑돌고 있습니다. 2021년 5월 상장 첫날 시초가는 공모가의 2배 수준인 21만원에 형성됐으나 곧바로 급락, 15만4500원에 장을 끝냈죠. 같은 해 7월 장중에는 24만9000원까지 치솟았지만, 현재는 주당 8만67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SKIET의 할인 전 평가 시가총액을 9조3094억원으로 책정했습니다. 현재 시총(6조1800억원)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죠. 주관사들은 SKIET 기업가치 평가에 미래 성장성을 반영하는 지표인 세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를 활용했습니다. 미래 잠재력을 근거로 밸류에이션을 산출하다 보니 당시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죠.

미운오리 'SKIET' 시장에서 다시 주목받는 이유

2차전지 섹터에서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했던 SKIET가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향후 폴란드 공장 가동률이 상승하면 실적이 회복, 하반기엔 미 IRA에 따른 반사이익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죠. IRA 세부 지침에서 북미에서 만든 분리막에만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SKIET는 그동안 싼 가격을 앞세운 중국 기업에 밀렸지만, IRA를 계기로 미국 분리막 시장의 대표 수혜주로 불리고 있습니다.

앞서 에코프로를 중심으로 2차전지 섹터가 주목받을 때도 SKIET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시장에서 소외됐죠. SKIET는 2021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연결 기준 6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작년 연간 매출액은 5858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97억원으로 적자전환됐죠.
[마켓PRO] 차기 2차전지 주도株 주목받는 SKIET…'폴란드공장 실적' 꼭 확인해야
분리막은 양극재와 음극재, 전해질과 함께 2차전지를 구성하는 4대 필수 소재입니다. 분리막은 서로 닿으면 화재 위험이 있는 양극재와 음극재 접촉을 막고 리튬 이온만 통과시켜 전류를 통하도록 하는 역할을 하죠. 지난 3월 말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IRA 세부 지침을 보면 양극재와 음극재는 '핵심광물'로, 전해질과 분리막은 '부품'으로 분류했습니다. 부품의 경우 보조금 획득을 위해선 미국 현지화가 필수적이죠.

폴란드 공장 실적 매 분기 확인해야…북미 분리막 수요 대응

전문가들은 SKIET의 공장 가동률을 매 분기 챙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재무제표에서 SKIET의 생산 실적과 가동률은 기술, 정보 유출 등의 우려로 기재를 생략하고 있죠. 이 경우 SKIET 연결 재무제표에서 폴란드 공장(현지 법인)의 실적을 매 분기 확인하면 됩니다.

SKIET 폴란드 현지 법인은 작년 1분기 말 매출액으로 49억원을, 같은 기간 영업적자로 261억원을 기록했죠. 올 1분기 들어서는 매출액(247억원)이 대폭 늘어났으며, 적자 폭(68억원)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현재 SKIET는 북미 생산법인 설립 전에 폴란드 공장을 중심으로 북미 분리막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SKIET는 폴란드 실롱스크 1공장에서 분리막 생산에 돌입했고, 2공장은 하반기 가동될 예정입니다. 또 3~4공장은 내년 완공 계획이죠.

증권가에선 SKIET의 영업이익이 이르면 올해 2분기부터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IRA 효과로 분리막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약 20% 늘어, 분리막 부문이 흑자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아쉬운 현금창출력…외부 자금 조달 가능성도

SKIET가 6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음에도 견조한 재무상태를 유지한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키우고 있죠. 이는 충분한 투자금을 유치한 덕분인데, 2020년에는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4500억원을 지원받은 뒤 프리 기업공개(IPO)를 통해 3000억원을 조달했죠. 2021년에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통해 8903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SKIET가 북미 공장을 설립을 앞두고 현금창출력을 더 키워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습니다. SKIET는 2028년 북미 분리막 생산을 목표로 연내 북미 사업 진출을 확정지을 예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등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서 조달한 자금이 빠른 속도로 소진됐기 때문이죠. 작년 말 기준 IPO로 확보한 8903억원 중 7487억원을 사용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2021년 4분기부터 적자가 이어지며 사업에서 충분한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마켓PRO] 차기 2차전지 주도株 주목받는 SKIET…'폴란드공장 실적' 꼭 확인해야
분리막 사업은 대규모 장치 산업이라 원가에서 고정비 비중이 높습니다. 따라서 초기 투자비용이 수천억원에서 조 단위의 자금이 필요하죠. 거의 배터리 제조사 수준에 달합니다.

그렇다고 SKIET가 레버리지를 일으킬 여력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1분기 기준 유동자산이 6977억원에 달하고 부채비율이 60%도 되지 않는 만큼 레버리지를 일으킬 여력은 충분합니다. 단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유상증자 등의 방식이 활용되거나 차입 등 부채 규모가 커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