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엑스포 전략, 세계에 각인"…부산 이니셔티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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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유치 전략 등 모두 알린다
친환경 '북항의 미래' 개발 현장
실사단·시민들에게도 모두 공개
차별화된 전략으로 승부수 띄워
경제성장 경험, 전 세계와 공유
기후위기·식량부족·디지털 불평등
인류 위기 해결 위한 플랫폼 제시
박형준 시장 "11월 최종 선정때까지
부산 매력 알리는 데 최선 다할 것"
친환경 '북항의 미래' 개발 현장
실사단·시민들에게도 모두 공개
차별화된 전략으로 승부수 띄워
경제성장 경험, 전 세계와 공유
기후위기·식량부족·디지털 불평등
인류 위기 해결 위한 플랫폼 제시
박형준 시장 "11월 최종 선정때까지
부산 매력 알리는 데 최선 다할 것"
개방.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에 뛰어든 부산시가 꺼내든 ‘카드’다. 자국의 유치 전략을 경쟁국에 감추는 데 초점을 맞춘 다른 국가와는 상반된 전략이다. 역대 엑스포 유치 역사를 봐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BIE(국제박람회기구)의 부산 현지 실사 이후부터 시의 유치 전략은 이미 상당 부분 공개됐다. 엑스포 개최 예정지인 부산항 북항 재개발 현장부터 유치 전략까지 “공개할 수 있는 건 모두 공개한다”는 시의 ‘흥행 전략’은 이미 시작됐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인류가 마주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 세계와의 촘촘한 연결, ‘부산 이니셔티브’의 시동을 걸었다”고 강조했다.
대형 스크린은 BIE 실사단에 공개했던 영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엑스포가 개최된 북항의 미래를 시각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창밖으로는 2026년 개관 예정인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해 이곳을 오가는 선박과 대외 원조의 역사를 아로새길 거대한 사일로(Silo, 곡식 저장 창고)까지 시야에 붙잡힌다.
부산시의 개방 전략은 개최지의 성격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항구의 상징성을 함축하는 의미 이외에도, 도시 외곽의 텅텅 빈 대규모 유휴부지를 활용하는 다른 국가와 달리 도심 한 가운데에 엑스포를 개최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부산시 관계자는 “자신감이랄까요. 부지만 확보해 실사단에게만 가상으로 개발 방향을 제시한 경쟁국과 달리 개발 현장을 시민에게까지 고스란히 보여주는 게 한국의 차별화된 전략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발달된 민주주의에서 비롯된 국가적 유치 열기를 실사단에 각인시켰다. 개발도상국에서 단기간에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올라선 한국의 성장 경험을 전 세계와 공유하겠다는 포부 역시 실사단의 마음을 사로잡은 대목이다. 6·25 참전 용사를 기리는 세계 유일의 유엔(UN)군 묘지 유엔기념공원은 평화를 향한 세계적 네트워크의 산실이다. 이곳에는 매년 참전용사의 유가족이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곳이기도 하다.
북항은 올해 개항 146년 만에 공원의 모습으로 시민에게 개방됐다. 부산시민은 공원을 걸으면서 엑스포 준비 현장과 만난다. 지역의 미래를 꿈꾸는 자리다. 시가 택한 개방 전략은 북항 앞바다 UN 해비타트 해상도시를 통해 기후 위기 앞에 놓인 난민을 품는 것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이 정의한 도전 과제는 △디지털 불평등 △기후변화 △교육 기회 부족 △글로벌 보건 격차 △식량 불안으로 압축된다. 전 세계 인구의 37%인 29억명이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며, 향후 50년 동안 기후변화로 178조 달러 규모의 손실이 예상된다. 2021년 기준 최빈국의 인구 백신 접종률은 3.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같은 시기 전 세계 빈곤 인구는 8억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모든 성인이 고등교육을 수료하면 국제 빈곤율이 5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시는 국내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를 활용해 기후변화 리더십을 발휘하는 한편, 해상도시 프로젝트 등 기후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다. 스마트시티를 통해 22개국 33개 스마트시티를 연계하는 방안도 내놨다. 디지털 정부 구현에 관한 경험을 공유하며, 데이터 접근성 증진을 위한 ICT 기술 교육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농촌 성장의 교훈과 지식공유사업이 국제적으로 이뤄지며, 팬데믹 대응 경험은 물론 임산부와 신생아를 위한 안전한 출산환경을 제공한다. 스마트팜, 수산 자원량 확보를 위한 양식 기술 등도 개도국에 전수할 방침이다.
박 시장은 지난 3~17일 독일과 아프리카 등을 순방하며 ‘부산 이니셔티브’를 활발히 실천하고 있다. 국가 간 협력은 물론, 개별 도시가 마주한 제각각의 문제를 공유하고 함께 해법을 찾아가는 실험이자 도전인 셈이다.
‘이산화탄소의 시장화’를 반기기는 지역의 제조업도 마찬가지다. 선박 스크러버(탈황장치)로 중견기업 대열에 합류한 파나시아는 최근 탄소포집장치로 다시 한번 급성장을 노리고 있다. 파나시아 이수태 회장은 “이산화탄소는 이미 스마트팜과 제조 현장에서 고루 쓰이고 있다”며 “탄소 배출 규제가 생기면 이산화탄소에 가격을 매겨 거래하는 시스템이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소포집장치로 이산화탄소를 매집하면 시장에서 충분히 거래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관련 시장이 순식간에, 급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부산시도 차곡차곡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당장 중요한 사업은 25일 벡스코에서 열리는 ‘기후산업국제박람회(WCE 2023)’이다. 미래 모빌리티부터 시작해 기후기술을 아우르는 국제 규모 전시회로, 시는 대한민국 엑스포의 비전과 실현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무대로 활용할 방안이다.
엑스포 개최를 전제로 각국의 파빌리온이 만들어지는 북항의 일부 부지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센텀 도심 산단과 제2 센텀 산단을 잇는 새로운 도심 산단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부산역과 BuTX, UAM, 수소 트램으로 연결되는 교통망은 물론 도심 숙박시설과 마이스 산업과의 연계가 기대된다.
박 시장은 “부산은 엑스포를 위한 모든 게 갖춰졌다는 게 BIE 실사단의 의견”이라며 “11월 최종 개최지 선정까지 부산의 매력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에 뛰어든 부산시가 꺼내든 ‘카드’다. 자국의 유치 전략을 경쟁국에 감추는 데 초점을 맞춘 다른 국가와는 상반된 전략이다. 역대 엑스포 유치 역사를 봐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BIE(국제박람회기구)의 부산 현지 실사 이후부터 시의 유치 전략은 이미 상당 부분 공개됐다. 엑스포 개최 예정지인 부산항 북항 재개발 현장부터 유치 전략까지 “공개할 수 있는 건 모두 공개한다”는 시의 ‘흥행 전략’은 이미 시작됐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인류가 마주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 세계와의 촘촘한 연결, ‘부산 이니셔티브’의 시동을 걸었다”고 강조했다.
○개방, 엑스포 위한 ‘모든 것’ 품었다
23일 오전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이곳은 엑스포 개최 예정지 북항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장소다. 부산시는 부산항만공사의 협조를 얻어 북항 재개발 홍보관을 엑스포 홍보관으로 활용하고 있다.대형 스크린은 BIE 실사단에 공개했던 영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엑스포가 개최된 북항의 미래를 시각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창밖으로는 2026년 개관 예정인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해 이곳을 오가는 선박과 대외 원조의 역사를 아로새길 거대한 사일로(Silo, 곡식 저장 창고)까지 시야에 붙잡힌다.
부산시의 개방 전략은 개최지의 성격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항구의 상징성을 함축하는 의미 이외에도, 도시 외곽의 텅텅 빈 대규모 유휴부지를 활용하는 다른 국가와 달리 도심 한 가운데에 엑스포를 개최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부산시 관계자는 “자신감이랄까요. 부지만 확보해 실사단에게만 가상으로 개발 방향을 제시한 경쟁국과 달리 개발 현장을 시민에게까지 고스란히 보여주는 게 한국의 차별화된 전략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발달된 민주주의에서 비롯된 국가적 유치 열기를 실사단에 각인시켰다. 개발도상국에서 단기간에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올라선 한국의 성장 경험을 전 세계와 공유하겠다는 포부 역시 실사단의 마음을 사로잡은 대목이다. 6·25 참전 용사를 기리는 세계 유일의 유엔(UN)군 묘지 유엔기념공원은 평화를 향한 세계적 네트워크의 산실이다. 이곳에는 매년 참전용사의 유가족이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곳이기도 하다.
북항은 올해 개항 146년 만에 공원의 모습으로 시민에게 개방됐다. 부산시민은 공원을 걸으면서 엑스포 준비 현장과 만난다. 지역의 미래를 꿈꾸는 자리다. 시가 택한 개방 전략은 북항 앞바다 UN 해비타트 해상도시를 통해 기후 위기 앞에 놓인 난민을 품는 것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출항’ 알린 부산 이니셔티브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 한국이 내건 엑스포 대주제의 핵심은 ‘부산 이니셔티브’다. 한국의 경제 성장 경험을 세계로 전파해 현세대의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골자다.한국이 정의한 도전 과제는 △디지털 불평등 △기후변화 △교육 기회 부족 △글로벌 보건 격차 △식량 불안으로 압축된다. 전 세계 인구의 37%인 29억명이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며, 향후 50년 동안 기후변화로 178조 달러 규모의 손실이 예상된다. 2021년 기준 최빈국의 인구 백신 접종률은 3.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같은 시기 전 세계 빈곤 인구는 8억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모든 성인이 고등교육을 수료하면 국제 빈곤율이 5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시는 국내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를 활용해 기후변화 리더십을 발휘하는 한편, 해상도시 프로젝트 등 기후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다. 스마트시티를 통해 22개국 33개 스마트시티를 연계하는 방안도 내놨다. 디지털 정부 구현에 관한 경험을 공유하며, 데이터 접근성 증진을 위한 ICT 기술 교육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농촌 성장의 교훈과 지식공유사업이 국제적으로 이뤄지며, 팬데믹 대응 경험은 물론 임산부와 신생아를 위한 안전한 출산환경을 제공한다. 스마트팜, 수산 자원량 확보를 위한 양식 기술 등도 개도국에 전수할 방침이다.
박 시장은 지난 3~17일 독일과 아프리카 등을 순방하며 ‘부산 이니셔티브’를 활발히 실천하고 있다. 국가 간 협력은 물론, 개별 도시가 마주한 제각각의 문제를 공유하고 함께 해법을 찾아가는 실험이자 도전인 셈이다.
○주식회사 지구를구하는 인간
스타트업 ‘주식회사 지구를구하는인간(지구인)’은 지향하는 바가 사명에 명확하게 드러난 사례다. 지난해 8월 내로라하는 자산운용사와 대형 IB 출신 임원이 모여 설립한 지구인은 탄소 관련 데이터 분석 자료를 기업과 개인에게 제공해 탄소배출권 거래를 활성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탄소에 가치를 매기는 셈이다. 부산 글로벌핀테크산업진흥센터의 도움을 받아 부산에 이전한 금융 공기업과 함께 ESG 사업을 함께 펼치는 ‘ESG 챌린지’ 사업에 최근 도전장을 내밀었다.‘이산화탄소의 시장화’를 반기기는 지역의 제조업도 마찬가지다. 선박 스크러버(탈황장치)로 중견기업 대열에 합류한 파나시아는 최근 탄소포집장치로 다시 한번 급성장을 노리고 있다. 파나시아 이수태 회장은 “이산화탄소는 이미 스마트팜과 제조 현장에서 고루 쓰이고 있다”며 “탄소 배출 규제가 생기면 이산화탄소에 가격을 매겨 거래하는 시스템이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소포집장치로 이산화탄소를 매집하면 시장에서 충분히 거래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관련 시장이 순식간에, 급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부산시도 차곡차곡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당장 중요한 사업은 25일 벡스코에서 열리는 ‘기후산업국제박람회(WCE 2023)’이다. 미래 모빌리티부터 시작해 기후기술을 아우르는 국제 규모 전시회로, 시는 대한민국 엑스포의 비전과 실현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무대로 활용할 방안이다.
엑스포 개최를 전제로 각국의 파빌리온이 만들어지는 북항의 일부 부지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센텀 도심 산단과 제2 센텀 산단을 잇는 새로운 도심 산단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부산역과 BuTX, UAM, 수소 트램으로 연결되는 교통망은 물론 도심 숙박시설과 마이스 산업과의 연계가 기대된다.
박 시장은 “부산은 엑스포를 위한 모든 게 갖춰졌다는 게 BIE 실사단의 의견”이라며 “11월 최종 개최지 선정까지 부산의 매력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