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이 경쟁력이다] 미니맥스 전략과 경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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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
두 공범자 A와 B가 있다. 만일 둘 중 한 명만 자백하면 자백한 자는 석방되고, 자백하지 않은 자는 10년 형을 받게 된다. 그리고 둘 다 자백하면 각각 5년 형을 받게 되고, 두 죄수 모두 자백하지 않으면 각각 1년 형을 받는다. 과연 두 공범자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단, 상대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서로 모른다.
두 공범자는 형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백을 할 것이다. 만일 서로 짜고서 자백하지 않기로 합의하면 1년형만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만 자백하게 되면 자신은 바로 석방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합의를 어기고 자백을 하게 된다. 결국 사람은 자신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미니맥스(minimax) 전락이다.
즉, 자신의 손실을 최소화 하기를 원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협력하지 않고 상대를 배신해서라도 자신에게 더 유리한 선택을 하게 된다.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상대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는 대부분 협력보다 경쟁을 선택하게 되고, 경쟁을 하면 그만큼 비용 부담이 커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더 큰 이익을 위해 진흙탕 싸움을 하게 된다. 그래서 손자는 "知彼知己 百戰不殆”, 즉,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가지 전투를 해도 위태롭지 않다"라고 했다.
전쟁도 마찬가지지만 경쟁기업간에도 치열한 출혈경쟁으로 인해 이겨도 자사 역시 큰 손실을 보게 된다. 그래서 2500년전 손자도 전쟁의 목적이 반드시 적을 죽이고 적의 것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적의 것을 빼앗기 위해 흘린 피를 생각한다면 싸우지 않고 이익을 얻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는 것이다.
즉, 자사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미니맥스 전략’을 위해서는 경쟁사의 의도를 사전에 봉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것은 손자가 말한 ‘적이 못이기는 나를 만드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경쟁사가 자사보다 강하다면 경쟁사가 자사를 이길 수 없는 조건을 만드는 전략이다.
예를들어 자금력이 우수하고 유통망과 조직력이 우월한 경쟁사가 나타나 자사의 기존시장을 침투해 들어온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새롭게 나타난 경쟁사는 기존시장을 침투하기 위해서 잘 개발된 신제품과 많은 물량의 광고, 판촉비용으로 일거에 자사의 시장을 잠식해 들어올 것이다. 이때 자사가 강한 경쟁사의 전략에 정면승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신규 경쟁사의 목표는 신규고객 확보다. 광고.홍보와 강력한 판촉을 통해서 신규고객을 빠른 시간안에 확보하는 것이 주요 목표가 되는데, 이때 경쟁사가 목표로 하는 신규고객은 자사의 기존고객이거나 비고객이 된다. 경쟁사는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 표적시장내의 고객들에게 마케팅 자원을 쏟아붓게 마련이다.
이 때 경쟁사에게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지켜야하는 고객은 바로 같은 표적시장내에 위치한 자사의 기존고객이다. 물론 자사의 잠재고객인 비고객들을 경쟁사에게 빼앗기는 것도 손실이다. 그러나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자사는 기존고객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자사에게 이익을 만들어주는 기존고객을 경쟁사로부터 얼마나 방어하느냐가 경쟁사와 자사의 초기 경쟁구도를 결정하게 된다. 강력한 경쟁사의 공격에 대응해서 기존고객들을 밀착관리하면서 적은 자원이지만 전체 고객이 아닌 자사 기존고객에게만 집중하여 시장을 방어한다면 경쟁사는 초기에 투여한 막대한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충분한 신규고객을 확보하지 못해 고전하게 될 것이고, 이때 자사는 경쟁사가 주춤하는 사이에 비고객이었던 잠재고객들을 다시 확보해나가면 된다.
실제 상황에서 고객의 구매금액, 구매횟수, 매출.수익 기여도, 고객의 성향과 니즈 등에 따라서 고객을 분류하고 관리하면서 기존고객 위주로 마케팅 자원을 집중하거나 경쟁사 제품의 구매시도를 막기 위해 한정적인 판촉 프로모션 프로그램을 전개하기도 한다.
한편, 기존의 경쟁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하면서 경쟁 자체의 기준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경쟁자와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니라 경쟁이 무의미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경쟁이 필요없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을까?
바로 차별화와 가치혁신이다. 경쟁자와 차별화된 기술이나 제품, 서비스로 대응을 하면 무리한 가격할인이나 출혈경쟁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강소기업이 되는 첫번째 조건도 차별화다. 최초 개념의 차별화 제품이나 서비스, 특허기술이 있으면 전면적인 경쟁을 하지 않고도 강한 기업이 될 수 있다.
또한 경쟁자를 이기는 싸움에 집중하는 대신에 경쟁자와 다른 고객가치 제공을 통해 비경쟁 시장공간을 창출함으로써 경쟁 자체에서 벗어나는 가치혁신을 이루는 것이다. 즉, 싸움의 영역이나 방법을 바꾸는 것이다.
월마트나 스타벅스는 최첨단 기술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시장의 선발자도 아니었다. 기존 기술을 응용하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결합하여 가격, 품질, 매장분위기, 서비스 등에서 새로운 고객가치를 제공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여 세계적인 기업이 된 것이다.
손자가 말하기를 ‘적이 나보다 강하다면 지지않는 조건을 만들라' 했다. 기회는 위기와 함께 온다. 특히, 예고된 문제는 문제가 아니라 기회다. 출산율 감소, 고령화, 그리고 지금의 중소기업 어려움 등은 이미 예고된 문제다. 따라서 조금만 발상을 바꾸고 협력하면 극복할 수 있고, 오히려 지지않는 조건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사단법인 한국강소기업협회 나종호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두 공범자는 형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백을 할 것이다. 만일 서로 짜고서 자백하지 않기로 합의하면 1년형만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만 자백하게 되면 자신은 바로 석방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합의를 어기고 자백을 하게 된다. 결국 사람은 자신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미니맥스(minimax) 전락이다.
즉, 자신의 손실을 최소화 하기를 원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협력하지 않고 상대를 배신해서라도 자신에게 더 유리한 선택을 하게 된다.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상대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는 대부분 협력보다 경쟁을 선택하게 되고, 경쟁을 하면 그만큼 비용 부담이 커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더 큰 이익을 위해 진흙탕 싸움을 하게 된다. 그래서 손자는 "知彼知己 百戰不殆”, 즉,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가지 전투를 해도 위태롭지 않다"라고 했다.
전쟁도 마찬가지지만 경쟁기업간에도 치열한 출혈경쟁으로 인해 이겨도 자사 역시 큰 손실을 보게 된다. 그래서 2500년전 손자도 전쟁의 목적이 반드시 적을 죽이고 적의 것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적의 것을 빼앗기 위해 흘린 피를 생각한다면 싸우지 않고 이익을 얻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는 것이다.
즉, 자사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미니맥스 전략’을 위해서는 경쟁사의 의도를 사전에 봉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것은 손자가 말한 ‘적이 못이기는 나를 만드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경쟁사가 자사보다 강하다면 경쟁사가 자사를 이길 수 없는 조건을 만드는 전략이다.
예를들어 자금력이 우수하고 유통망과 조직력이 우월한 경쟁사가 나타나 자사의 기존시장을 침투해 들어온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새롭게 나타난 경쟁사는 기존시장을 침투하기 위해서 잘 개발된 신제품과 많은 물량의 광고, 판촉비용으로 일거에 자사의 시장을 잠식해 들어올 것이다. 이때 자사가 강한 경쟁사의 전략에 정면승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신규 경쟁사의 목표는 신규고객 확보다. 광고.홍보와 강력한 판촉을 통해서 신규고객을 빠른 시간안에 확보하는 것이 주요 목표가 되는데, 이때 경쟁사가 목표로 하는 신규고객은 자사의 기존고객이거나 비고객이 된다. 경쟁사는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 표적시장내의 고객들에게 마케팅 자원을 쏟아붓게 마련이다.
이 때 경쟁사에게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지켜야하는 고객은 바로 같은 표적시장내에 위치한 자사의 기존고객이다. 물론 자사의 잠재고객인 비고객들을 경쟁사에게 빼앗기는 것도 손실이다. 그러나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자사는 기존고객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자사에게 이익을 만들어주는 기존고객을 경쟁사로부터 얼마나 방어하느냐가 경쟁사와 자사의 초기 경쟁구도를 결정하게 된다. 강력한 경쟁사의 공격에 대응해서 기존고객들을 밀착관리하면서 적은 자원이지만 전체 고객이 아닌 자사 기존고객에게만 집중하여 시장을 방어한다면 경쟁사는 초기에 투여한 막대한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충분한 신규고객을 확보하지 못해 고전하게 될 것이고, 이때 자사는 경쟁사가 주춤하는 사이에 비고객이었던 잠재고객들을 다시 확보해나가면 된다.
실제 상황에서 고객의 구매금액, 구매횟수, 매출.수익 기여도, 고객의 성향과 니즈 등에 따라서 고객을 분류하고 관리하면서 기존고객 위주로 마케팅 자원을 집중하거나 경쟁사 제품의 구매시도를 막기 위해 한정적인 판촉 프로모션 프로그램을 전개하기도 한다.
한편, 기존의 경쟁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하면서 경쟁 자체의 기준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경쟁자와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니라 경쟁이 무의미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경쟁이 필요없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을까?
바로 차별화와 가치혁신이다. 경쟁자와 차별화된 기술이나 제품, 서비스로 대응을 하면 무리한 가격할인이나 출혈경쟁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강소기업이 되는 첫번째 조건도 차별화다. 최초 개념의 차별화 제품이나 서비스, 특허기술이 있으면 전면적인 경쟁을 하지 않고도 강한 기업이 될 수 있다.
또한 경쟁자를 이기는 싸움에 집중하는 대신에 경쟁자와 다른 고객가치 제공을 통해 비경쟁 시장공간을 창출함으로써 경쟁 자체에서 벗어나는 가치혁신을 이루는 것이다. 즉, 싸움의 영역이나 방법을 바꾸는 것이다.
월마트나 스타벅스는 최첨단 기술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시장의 선발자도 아니었다. 기존 기술을 응용하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결합하여 가격, 품질, 매장분위기, 서비스 등에서 새로운 고객가치를 제공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여 세계적인 기업이 된 것이다.
손자가 말하기를 ‘적이 나보다 강하다면 지지않는 조건을 만들라' 했다. 기회는 위기와 함께 온다. 특히, 예고된 문제는 문제가 아니라 기회다. 출산율 감소, 고령화, 그리고 지금의 중소기업 어려움 등은 이미 예고된 문제다. 따라서 조금만 발상을 바꾸고 협력하면 극복할 수 있고, 오히려 지지않는 조건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사단법인 한국강소기업협회 나종호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