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을 불러온 오픈AI의 챗GPT와 검색엔진에서 협력을 한 단계 더 강화하며 검색 공룡 '구글'에 대한 도전을 강화했다.

MS는 23일 미국 시애틀에서 개최한 연례 개발자회의 '빌드'에서 AI 챗봇 챗GPT에 빙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에서 "검색엔진 빙을 챗GPT 경험으로 가져오기 위해 우리의 파트너 오픈AI와 함께할 계획의 시작일 뿐"이라며 앞으로 오픈AI와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임을 강조했다.

챗GPT의 유료 프리미엄 서비스인 '챗GPT 플러스' 가입자는 이날부터 플러그인(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연결하는 도구)를 활성화하면 검색엔진 빙을 추가할 수 있다. 챗GPT 무료버전 사용자도 곧 빙을 검색엔진으로 쓸 수 있게 된다.

챗GPT에 빙을 결합하면서 사용자들은 최신의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챗GPT는 2021년 9월20일까지의 데이터에 대해서만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최신 정보에 대한 질문에는 예전 정보로 답하는 한계를 보여왔다. 오픈AI는 챗GPT 유료 서비스 이용자에게 웹브라우징을 일부 제공하면서 빙에 부분적으로 의존하긴 했지만 선택사항이었고 세부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었다.
MS 검색엔진 빙, 챗GPT 등에 올라타고 구글 아성 넘본다
유세프 마디 MS 소비자 마케팅최고책임자(CMO)는 "챗GPT는 이제 세계적 수준의 검색엔진을 장착해 웹을 통해 가장 적절한 최신 답변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챗GPT는 검색, 웹 데이터를 기반으로 답하면서 인용 출처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용자는 채팅 안에서 직접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MS 입장에서는 구글이 주도하고 있는 검색엔진 시장에서 챗GPT와 협력을 통해 존재감을 높여가겠다는 전략이다. 챗GPT는 지난해 11월 출시된 이후 두 달 만인 올 1월에 월활성이용자(MAU) 1억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후로도 많은 사용자가 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챗GPT에 MS의 검색엔진 '빙'을 장착해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검색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지난달 93%, 빙은 3%로 집계됐다.

검색시장 점유율 확대은 수익으로 이어진다. 에이미 후드 M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월 "회사가 검색 광고시장 점유율 1%포인트를 높이면 20억달러의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