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지연, LCC 전략에도 타격"
한국투자증권은 24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인수 기대 효과를 재고해야 하고,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경영전략 수정도 불가피해졌다고 밝혔다.

최고운 연구원은 최근 유럽연합(EU)과 미국에서 양사 합병에 부정적 견해가 제기된 것과 관련해 이같의 분석을 내놨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EU 집행위원회는 합병 시 유럽 노선에서 승객·화물 운송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심사보고서(SO)를 통보했다.

또한 미국 법무부가 운송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현지 인터넷 매체 폴리티코의 보도가 나온 상태다.

최 연구원은 "이미 예상보다 인수·합병 일정이 지연되고 있어 연내 승인이 미뤄지거나 예상보다 많은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을 외항사에 빼앗길 가능성 등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강화된 점이 변수가 됐다"며 "해외 경쟁 당국이 대한항공의 경쟁력 강화를 견제하고 최대한 자국 항공사에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물류대란을 겪은 이후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화물 영업의 통합에도 민감해진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최 연구원은 "이미 이 정도로 시간이 지연됐고 해외 당국의 반발도 높아진 이상 처음 인수를 결정했을 때 기대했던 효과나 재편 계획들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양대 국적사가 통합한 이후 틈새 기회를 노렸던 LCC들의 전략 수정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가령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장거리 기재 도입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빈자리를 노려왔던 만큼 중장기 전략에 변수가 생겼다"며 "LCC들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