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대 '화장실 살인 예고글'…여학생에게 "들어가봐라" 시킨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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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서 막무가내 살인 저지를 것"
지나가던 여학생 3명에 대신 수색 부탁
학생 "아무도 없다"…경찰 "고맙다"
지나가던 여학생 3명에 대신 수색 부탁
학생 "아무도 없다"…경찰 "고맙다"
서울의 한 여대 화장실에서 살인을 저지르겠다는 예고 글을 올린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24일 용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경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낮 12시, 서울 숙명여대 화장실에서 막무가내로 살인을 저지르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남성 A 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6년 5월 17일 서울 강남역 건물의 한 공용화장실에서 발생한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새벽 학생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학교 내부와 주변을 수색했고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현장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지나가던 여학생들에게 "화장실에 사람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SBS가 전했다.
학생이 화장실을 살펴보는 사이 경찰 세 명은 문밖에 서 있었으며, 학생이 "아무도 없다"고 말하자 경찰은 별다른 설명 없이 "고맙다"며 현장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경찰 대신 화장실에 들어간 학생은 "몰카 같은 거 확인해 달라는 말씀인 줄 알고 가볍게 응했던 것"이라고 답했으나, 이후 친구들로부터 살인 예고 글이 올라와 경찰이 출동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다.
경찰의 '대신 들어가 달라'는 부탁받은 학생은 총 3명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한 명은 SBS에 "정말 큰일 날 뻔한 일이었는데 왜 저한테 그런 일을 시키시는지 좀 매우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용산 경찰서는 "남경이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면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어 부득이 대처했다"며, 여경을 동원하지 않았던 이유는 "휴일 집회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경찰관은 사람에 대한 위해를 막기 위해서라면 화장실을 포함해 공개된 장소에 출입할 수 있다. 이에 경찰관의 행동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용산경찰서는 "해당 경찰관들의 행동이 미숙했다"며 "피해 상황이 발생하지 않아 징계 절차 등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A 씨의 신병을 확보해 그의 거주지 관할인 송파경찰서에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24일 용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경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낮 12시, 서울 숙명여대 화장실에서 막무가내로 살인을 저지르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남성 A 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6년 5월 17일 서울 강남역 건물의 한 공용화장실에서 발생한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새벽 학생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학교 내부와 주변을 수색했고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현장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지나가던 여학생들에게 "화장실에 사람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SBS가 전했다.
학생이 화장실을 살펴보는 사이 경찰 세 명은 문밖에 서 있었으며, 학생이 "아무도 없다"고 말하자 경찰은 별다른 설명 없이 "고맙다"며 현장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경찰 대신 화장실에 들어간 학생은 "몰카 같은 거 확인해 달라는 말씀인 줄 알고 가볍게 응했던 것"이라고 답했으나, 이후 친구들로부터 살인 예고 글이 올라와 경찰이 출동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다.
경찰의 '대신 들어가 달라'는 부탁받은 학생은 총 3명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한 명은 SBS에 "정말 큰일 날 뻔한 일이었는데 왜 저한테 그런 일을 시키시는지 좀 매우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용산 경찰서는 "남경이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면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어 부득이 대처했다"며, 여경을 동원하지 않았던 이유는 "휴일 집회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경찰관은 사람에 대한 위해를 막기 위해서라면 화장실을 포함해 공개된 장소에 출입할 수 있다. 이에 경찰관의 행동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용산경찰서는 "해당 경찰관들의 행동이 미숙했다"며 "피해 상황이 발생하지 않아 징계 절차 등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A 씨의 신병을 확보해 그의 거주지 관할인 송파경찰서에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