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윤 퓨쳐켐 대표. 사진=이승재 기자
지대윤 퓨쳐켐 대표. 사진=이승재 기자
방사선은 불안정한 물질의 원소가 붕괴되며 방출되는 입자다.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선을 내뿜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질병의 진단 또는 치료 등에 사용한다. 퓨쳐켐은 방사성의약품인 ‘FC705’를 전립선암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지난 12일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만난 지대윤 퓨쳐켐 대표는 “FC705는 노바틱스의 ‘플루빅토’ 대비 절반의 용량으로 더 나은 치료 효과가 기대된다”며 “8주 간격으로 반복 투여하는 국내 임상 2상의 마지막 환자 등록 및 첫 투여를 연내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FC705는 전립선특이세포막항원(PSMA)과 결합하는 펩타이드에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인 ‘루테튬-177(Lu-177)’을 붙였다. PSMA는 전립선암세포의 표면에 특이적으로 발현된다.

Lu-177은 방사선의 한 종류인 베타선을 방출한다. 베타선이 암세포의 디옥시리보핵산(DNA) 사슬을 끊어 암세포를 사멸시킨다. 베타선은 체내에서 매우 제한된 범위에만 영향을 준다. 때문에 펩타이드를 통해 결합한 암세포에만 효과를 발휘하고, 다른 정상세포 및 장기에 대한 영향은 최소화된다.

노바티스의 플루빅토는 지난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전립선암 치료제다. FC705와 동일하게 PSMA를 표적하고 Lu-177를 치료용 동위원소로 사용한다. 플루빅토는 출시 첫 해 2억7100만달러(약 3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퓨쳐켐은 혈액 내에 존재하는 단백질인 ‘알부민’에 결합할 수 있는 ‘알부민 바인더’를 FC705에 탑재했다.

알부민 바인더를 탑재한 FC705는 알부민과 결합하며 수용성(물에 녹는 성질)이 높아진다. 수용성이 높아지면 혈중에서 빠르게 순환하며 PSMA와 만날 확률도 높아진다. 결과적으로 플루빅토보다 적은 용량으로도 높은 치료 효과를 확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 대표는 “임상 인원이 적고 용법 및 용량도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FC705의 1상에서 플루빅토의 3상보다 높은 객관적반응률(ORR) 및 질병통제율(DCR)을 기록했다”며 “방사성 동위원소의 비용이 제조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절반의 투여 용량은 수익성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FC705는 플루빅토 대비 절반의 용량인 100mCi(밀리퀴리, 방사능의 단위)를 환자에 투여한다. FC705 임상 2상은 재발성 또는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8주 간격으로 FC705를 6회 반복 투여한다. 플루빅토의 6주간 6회 투여와 비교하면 더 긴 치료 기간 동안 절반의 용량이 투여된다.

연내 마지막 환자 등록을 마친다면 48주 간의 투여를 마치고 관찰, 분석 등을 거쳐 2025년 최종결과보고서를 수령할 수 있다. 2상 중간 결과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발표를 예상하고 있다. FC705는 미국에서도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지 대표는 “국내 1상 결과만으로도 관심을 보이며 접촉 중인 기업들이 있다”며 “다만 2상 반복 투여의 중간 결과가 나오는 시점에 기술이전이 더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5월 25일 7시 57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