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경훈 기자
사진=신경훈 기자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행동주의펀드 KCGI가 투자한 보안업체 윈스 주가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매수가 대비 주가가 35% 하락했지만 KCGI에는 손실이 발생하지 않고 있어, 투자 구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추격 매수에 나선 개미들만 손실이 불어나고 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CGI는 ‘케이씨지아이 브이에스디 윈스 글로벌 신성장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을 통해 2021년 12월 사이버 보안업체 윈스 주식 213만3331주(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 포함)를 장외에서 사들였다.

지분 15.45%를 확보하며 금양통신(지분율 21.64%)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랐다. 주당 매수가는 1만9000원, 총투자액은 405억원이다.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는 매수 일주일 뒤 권리를 행사해 주식으로 교환했다.

윈스는 지난해 1014억원의 매출을 올린 국내 4위 사이버보안업체다. 18대 대선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을 후원한 김을재 회장이 대주주로 있다. 김 회장은 지분 80.08%를 보유한 금양통신과 직접 보유 지분 3.67%를 통해 윈스를 지배하고 있다.

KCGI가 투자한 이후 윈스 주가는 1만2460원(23일 종가)까지 떨어졌다. 매수 단가 대비 35% 하락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KCGI가 높은 주가(1만9000원)에 투자했을 정도면 특별한 호재가 있거나 주가가 극심하게 저평가됐을 것”이라며 뒤따라 매수에 나섰다.

다만 KCGI가 시장가보다 높게 매수한 것은 손실이 나지 않게 투자 구조를 설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KCGI 관계자는 “윈스 주식을 사들인 ‘케이씨지아이 브이에스디 윈스 글로벌 신성장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은 금양통신이 지분 44.19%를 후순위로 출자했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44.19% 이상 하락하기 전까지는 손실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얘기다. 강성부 대표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사측의 자금조달을 위해 윈스에 투자했고, 주주행동 계획은 없다”고 언급했다.

증권업계는 KCGI가 윈스의 매각을 지원하기 위해 15%가 넘는 지분을 확보했을 것이란 추측을 내놓고 있다. 주식을 시장가보다 비싸게 사들여 2대 주주가 된 후 김 회장 측 특수관계인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윈스 측은 매각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상태다.

윈스는 최근 국민의힘이 ‘위장 공개 입찰’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민의힘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 입찰을 1~2주만 진행한 뒤 두 차례 유찰시키고 윈스와 수의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