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영끌로 1억 날릴판"…지금이 옥석가릴 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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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대체 투자나선 2030 ‘영끌’ 성지 오피스텔
고금리에 집값 하락 직격탄 … 찬밥 신세 전락
종로,용산,중구 등 서울 도심권 3.9% 상승 '선방'
#2. 경기 성남시 판교의 전용 84㎡ 오피스텔을 계약했던 김모씨 역시 요즘 계약금 생각에 잠이 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7억원이 넘는 오피스텔을 계약했는데 결국 계약금을 포기하고 전매한 탓이다. 이씨는 무이자 대출 혜택 덕에 매수자를 구해 전매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계약금 7000만원을 날렸다는 생각에 이씨는 직장 동료들에게 틈날 때마다 “오피스텔은 사지 말라”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한때 비싼 아파트의 대체재로 주목받았던 오피스텔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2020년부터 당첨되기 어려운 아파트 분양 대신 오피스텔 분양을 선택한 30·40세대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이들이 1억원에 가까운 계약금을 포기하면서 오피스텔을 다시 내놓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구로구의 ‘힐스테이트 신도림역 센트럴’ 전용 29㎡ 역시 분양권이 최근 3억4000만원에 올라왔다. 분양가보다 최대 4000만원 내린 가격이다. 2020년 12월 당시 분양 경쟁률이 6.5 대 1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 분위기다.
2년 전 경기 수원의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한 30대 직장인은 “분양 당시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받았는데, 잔금을 치르면서 대출이 전환되고 이자를 적용받게 된다”며 “인제 와서 계산해보니 금리가 너무 부담돼 내놓고 싶다”고 했다.
아파트 규제 완화는 오피스텔 수요를 줄였다. 그간 아파트 청약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3040도 추첨제 형식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게 됐다. 이미 지어진 아파트도 최근 매매 가격이 하락한 곳이 늘어나며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줄어들었다. 까다로웠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부동산 대출 규제가 일부 완화된 것도 오피스텔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서는 2년 전 분양에 나섰던 고가 오피스텔의 인기가 식으며 대규모 미입주 사태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2년 전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 고분양가에 분양된 오피스텔의 입주가 올해부터 한꺼번에 몰렸다”며 “마이너스피와 계약금 포기 사례가 벌써 속출하고 있는데, 이제는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는 대규모 미입주 대란까지 걱정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오피스텔을 투자하는 3040 사이에선 최근 ‘그래도 서울은 불패’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빌라를 중심으로 전세 사기 피해가 늘면서 오히려 소형 오피스텔에 대한 월세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오피스텔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2020년 49.8%에서 지난해 55.1%로 상승한 데 이어 올해는 59.3%를 기록했다. 특히 전용면적 60㎡ 이하에서 체결된 월세 100만원 이상 거래는 2011년 1분기 24건이었는데, 올 1분기에는 1000건을 넘었다.
이 같은 서울 내 오피스텔의 인기는 매매 가격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오피스텔의 평균 매매가격은 3억229만원으로 지난해 4월(2억9935만원) 대비 1.0%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인천(-7.4%)과 경기(-5.7%) 등 수도권에 더해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지방 광역시가 일제히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서울 내에선 종로구와 중구, 용산구 등 도심권이 3.9% 상승하며 전국적인 하락장에서 나 홀로 선방했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높은 금리 수준으로 인해 안정적인 수익률 보장이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배후 수요가 풍부한 업무밀집지역 또는 환금성이 높고 유동인구가 몰리는 역세권 입지, 소형 면적대 등 규모에 따라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고금리에 집값 하락 직격탄 … 찬밥 신세 전락
종로,용산,중구 등 서울 도심권 3.9% 상승 '선방'
#1. 경기 화성시에 사는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최근 안부 전화하듯 공인중개사무소에 전화를 건다. 분양받은 동탄신도시 내 오피스텔을 전매하려고 하는데, 좀처럼 문의 전화가 없기 때문이다. 이씨는 5억5000만원에 산 전용면적 59㎡ 오피스텔을 4억9000만원에 내놨다. 계약금을 눈 딱 감고 포기했다.이씨는 “말 그대로 ‘눈물의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가 내 얘기가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부동산 급등기에 비싼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게 화근이었다. 중도금 대출을 받고 나니 고금리 탓에 월급의 절반을 대출 상환에 쓰고 있다. 계약금이 아깝더라도 당장 팔지 않으면 손해가 점점 불어나는 셈이다.
#2. 경기 성남시 판교의 전용 84㎡ 오피스텔을 계약했던 김모씨 역시 요즘 계약금 생각에 잠이 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7억원이 넘는 오피스텔을 계약했는데 결국 계약금을 포기하고 전매한 탓이다. 이씨는 무이자 대출 혜택 덕에 매수자를 구해 전매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계약금 7000만원을 날렸다는 생각에 이씨는 직장 동료들에게 틈날 때마다 “오피스텔은 사지 말라”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한때 비싼 아파트의 대체재로 주목받았던 오피스텔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2020년부터 당첨되기 어려운 아파트 분양 대신 오피스텔 분양을 선택한 30·40세대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이들이 1억원에 가까운 계약금을 포기하면서 오피스텔을 다시 내놓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아파트 대체재로 주목받았던 오피스텔
오피스텔은 대표적인 ‘투자용 부동산’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2020년부터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아파트를 못 사니 오피스텔이라도 사자”는 인식이 강해졌다. 아파트 청약 가점제 아래에서 사실상 당첨 확률이 0%에 수렴하는 3040 미혼 가구를 중심으로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까다로운 청약 규제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은 규제지역 내 100실 이상 규모가 아니라면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는 점도 투자 요인으로 꼽혔다. 부동산업계에서도 3040의 높은 수요를 고려해 이른바 ‘하이엔드급’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아파텔 등을 대량 공급했다. 아파트와 달리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를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오피스텔의 3.3㎡당 분양가는 2020년 1166만원에서 2021년 1296만원, 2022년 1573만원으로 빠르게 상승했다.오피스텔, 이제는 눈물의 ‘마피’ 속출
그러나 당시 높은 분양가를 감수하며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젊은 투자자들은 “눈물을 머금고 되판다”는 반응이다. 주요 오피스텔 단지마다 이른바 ‘마이너스피’를 달고 나온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 지하철 3·4호선 충무로역과 가까워 ‘중심 초역세권’으로 꼽힌 중구의 ‘브릴란테 남산’은 최근 전용 33㎡의 분양권이 5억4000만원에 나왔다. 2년 전인 2021년 5월 같은 크기가 5억4300만원에 분양된 것과 비교하면 분양가보다 저렴하게 나왔다.구로구의 ‘힐스테이트 신도림역 센트럴’ 전용 29㎡ 역시 분양권이 최근 3억4000만원에 올라왔다. 분양가보다 최대 4000만원 내린 가격이다. 2020년 12월 당시 분양 경쟁률이 6.5 대 1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 분위기다.
고금리에 집값 하락 영향 직격탄 맞아
인기가 높던 오피스텔이 순식간에 ‘찬밥’이 된 것은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하락 때문이다. 부동산 급등기 당시 과열된 공급도 시장 위축을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고금리의 경우 무이자 혜택이 적용된 중도금 대출에서 이자가 적용되는 잔금으로 전환하는 시점에 수분양자들의 부담이 커진다는 반응이다.2년 전 경기 수원의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한 30대 직장인은 “분양 당시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받았는데, 잔금을 치르면서 대출이 전환되고 이자를 적용받게 된다”며 “인제 와서 계산해보니 금리가 너무 부담돼 내놓고 싶다”고 했다.
아파트 규제 완화는 오피스텔 수요를 줄였다. 그간 아파트 청약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3040도 추첨제 형식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게 됐다. 이미 지어진 아파트도 최근 매매 가격이 하락한 곳이 늘어나며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줄어들었다. 까다로웠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부동산 대출 규제가 일부 완화된 것도 오피스텔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서는 2년 전 분양에 나섰던 고가 오피스텔의 인기가 식으며 대규모 미입주 사태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2년 전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 고분양가에 분양된 오피스텔의 입주가 올해부터 한꺼번에 몰렸다”며 “마이너스피와 계약금 포기 사례가 벌써 속출하고 있는데, 이제는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는 대규모 미입주 대란까지 걱정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피스텔 ‘그래도 서울은 불패’?…투자 전략은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시장이 당분간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여전히 ‘옥석 가리기’는 가능하다는 반응이다. 오피스텔 수요가 많은 지역과 단지를 찾는다면 하락장 속에서도 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실제로 오피스텔을 투자하는 3040 사이에선 최근 ‘그래도 서울은 불패’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빌라를 중심으로 전세 사기 피해가 늘면서 오히려 소형 오피스텔에 대한 월세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오피스텔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2020년 49.8%에서 지난해 55.1%로 상승한 데 이어 올해는 59.3%를 기록했다. 특히 전용면적 60㎡ 이하에서 체결된 월세 100만원 이상 거래는 2011년 1분기 24건이었는데, 올 1분기에는 1000건을 넘었다.
이 같은 서울 내 오피스텔의 인기는 매매 가격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오피스텔의 평균 매매가격은 3억229만원으로 지난해 4월(2억9935만원) 대비 1.0%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인천(-7.4%)과 경기(-5.7%) 등 수도권에 더해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지방 광역시가 일제히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서울 내에선 종로구와 중구, 용산구 등 도심권이 3.9% 상승하며 전국적인 하락장에서 나 홀로 선방했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높은 금리 수준으로 인해 안정적인 수익률 보장이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배후 수요가 풍부한 업무밀집지역 또는 환금성이 높고 유동인구가 몰리는 역세권 입지, 소형 면적대 등 규모에 따라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