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대장이 한땐 미분양?"…전문직·3040 핫픽 '마래푸'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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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역세권’ 입지 깡패 ... 전문직 3040 학부모들 몰려
초·중·교 인접 강북 ‘신흥 학군’ ... 84㎡ 16.3억에 거래
단지 안에 1㎞ 길이의 벚꽃길이 있다. 마래푸에 살면 굳이 벚꽃을 구경하러 여의도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싶다. 단지 가운데엔 아현자연학습장이 있다. 주위에 쌍룡산 근린공원도 있다. 군데군데 벤치와 쉼터도 마련돼 있다. 마래푸의 건폐율(대지면적 대비 건축면적 비율)은 20%. 동과 동 사이 간격이 그리 좁지 않아 쾌적한 느낌이 든다. ‘도심 속 자연’보다 은근슬쩍 마음을 끄는 것은 학군이다. 아이들이 자연 속에 뛰놀며 건강하게 자라는 것도 좋지만 ‘일단 공부는 잘했으면’ 하는 게 부모 마음이다. 마래푸의 학군을 살펴보자. 마래푸는 1~4단지로 구성된다. 1·2·4단지 입주민 자녀는 아현초에, 3단지 아이들은 한서초에 배정된다. 두 학교 모두 단지에 붙어 있다. 아현중과 서울여중, 숭문중, 동도중, 숭문고, 한성고, 서울여고, 환일고 등이 반경 1㎞ 안에 있다.
마래푸에서 가까운 대흥역 인근은 신흥 학원가로 떠오르고 있다. 대치동에서 이름 깨나 날린 학원들이 최근 몇 년 새 이곳에 속속 둥지를 틀고 있어서다. 물론 아직 강남이나 목동 등에 비하면 학군이 아쉽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주요 지역 아파트 중에선 마래푸가 딱히 학군에서 뒤진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마래푸는 4개 단지, 51개 동(최고 30층), 총 3885가구다. 대단지답게 실내 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 도서관, 사우나, 탁구장 등 커뮤니티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면적도 전용면적 59㎡부터 145㎡까지 다양하다. 임대주택 661가구를 제외한 주택 유형은 전용 59㎡ 1241가구, 전용 84㎡ 1458가구, 전용 114㎡ 499가구, 전용 145㎡ 26가구 등이다. 주차공간도 가구당 1.17대로 넉넉하다. 인근 대형마트로는 공덕역 근처 이마트 마포점이 있다. 현대백화점 신촌점과 여의도 더현대도 차로 10~20분 안에 갈 수 있다. 아현역에서 마래푸로 올라오는 길에 전통시장(아현시장)도 있다. 2.5㎞가량 떨어진 곳에 신촌 세브란스병원과 강북삼성병원도 있다. 정주 여건은 좋은 편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보면 평지가 아니라 언덕에 지은 단지라 불편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실제로 단지를 둘러보면 수많은 계단을 마주하게 된다. “계단 옆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면 된다. 그리고 마래푸뿐 아니라 마포구 아파트들은 웬만하면 다 경사가 있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언덕 때문에 불편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정작 입주민들은 별다른 불편함을 못 느끼며, 언덕에 있다는 점이 마래푸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이 관계자의 얘기다. 다행히 출근하러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은 내리막이다. 퇴근할 때 다소 경사진 길을 올라와야 해 힘들긴 하겠지만, 일을 마치고 집에 오는 발걸음은 가벼운 법이다.
국민 주택형인 전용 84㎡의 경우 지난달 2단지에서 16억3000만원(8층)에 팔린 사례가 있다. 지금 매물도 16억원대에 올라와 있다. 전용 84㎡ 최고가는 19억4500만원이다. 잠실의 모 아파트값이 작년에 최고가 대비 7억원가량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마래푸는 하락장에서 선방한 셈이다. 탄탄한 직주근접 입지 등이 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현재 마래푸 매물 자체는 많지 않은 편이라고 한다. 다만 매수와 갭투자 문의는 꾸준히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용 114㎡의 대형 면적은 22억~23억원대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과거엔 애오개역과 가깝고 상가를 이용하기 편리한 2·4단지를 좀 더 선호했지만, 요즘은 단지 구분 없이 가격이 낮은 순서대로 물건이 나가고 있다고 한다.
인근 단지 가격은 어떨까.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는 전용 84㎡가 지난 2월 16억3000만원에 매매됐다. 아현동 마포더클래시 전용 84㎡ 호가는 17억~18억원 수준이다.
마래푸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공동 시공했다. 지금이야 ‘강북 대장주’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과거 미분양의 아픔을 가진 아파트이기도 하다. 분양 당시 이름은 아현래미안푸르지오였다. 전용 84㎡ 기준 당시 분양가가 7억4000만원 수준이었으니, 만약 그때 샀으면 두 배 넘는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었다.
참고로 반포자이, 반포래미안퍼스티지, 경희궁자이 등도 과거 미분양의 흑역사가 있는 단지들이다. 현재 미분양으로 고생 중인 아파트들,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초·중·교 인접 강북 ‘신흥 학군’ ... 84㎡ 16.3억에 거래
“아이 키우기 굉장히 좋아요.”
단지 내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를 이렇게 소개했다. 40%가 넘는 녹지율, 풍부한 조경, 단지 곳곳에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초등학교 등을 근거로 댔다. 30~40대 맞벌이 부부의 ‘톱픽’으로 꼽히는 마래푸의 구석구석을 살펴봤다.
아현초·한서초 인접 정원 같은 녹색 단지
일단 처음 받은 인상은 전반적으로 아기자기하고 예쁜 단지라는 점이었다. 마치 도심 속 자연공원 같았다. 곳곳에 있는 연못과 분수 조경도 꽤나 아름답다. 식물원에서 볼 법한 설명 푯말도 눈에 띈다. ‘느티나무가 천년을 넘게 사는 장수나무구나.’ 임장을 돌면서 뜻하지 않게 자연 지식을 얻었다.단지 안에 1㎞ 길이의 벚꽃길이 있다. 마래푸에 살면 굳이 벚꽃을 구경하러 여의도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싶다. 단지 가운데엔 아현자연학습장이 있다. 주위에 쌍룡산 근린공원도 있다. 군데군데 벤치와 쉼터도 마련돼 있다. 마래푸의 건폐율(대지면적 대비 건축면적 비율)은 20%. 동과 동 사이 간격이 그리 좁지 않아 쾌적한 느낌이 든다. ‘도심 속 자연’보다 은근슬쩍 마음을 끄는 것은 학군이다. 아이들이 자연 속에 뛰놀며 건강하게 자라는 것도 좋지만 ‘일단 공부는 잘했으면’ 하는 게 부모 마음이다. 마래푸의 학군을 살펴보자. 마래푸는 1~4단지로 구성된다. 1·2·4단지 입주민 자녀는 아현초에, 3단지 아이들은 한서초에 배정된다. 두 학교 모두 단지에 붙어 있다. 아현중과 서울여중, 숭문중, 동도중, 숭문고, 한성고, 서울여고, 환일고 등이 반경 1㎞ 안에 있다.
마래푸에서 가까운 대흥역 인근은 신흥 학원가로 떠오르고 있다. 대치동에서 이름 깨나 날린 학원들이 최근 몇 년 새 이곳에 속속 둥지를 틀고 있어서다. 물론 아직 강남이나 목동 등에 비하면 학군이 아쉽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주요 지역 아파트 중에선 마래푸가 딱히 학군에서 뒤진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2·5호선 더블 역세권 ‘입지 깡패’
입지는 마래푸의 최대 강점이다. 서울지하철 핵심 노선인 2호선 아현역과 5호선 애오개역을 동시에 끼고 있는 더블 역세권이다. 환승 없이 여의도역까지 네 정거장, 시청역과 광화문역은 각각 두 정거장, 세 정거장 만에 갈 수 있다. 5호선과 6호선, 공항철도, 경의중앙선 환승역인 공덕역도 가깝다. 직주근접 단지의 대명사로 통해 직장인 부부의 선호도가 높은 이유다. 강남역도 5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마래푸는 4개 단지, 51개 동(최고 30층), 총 3885가구다. 대단지답게 실내 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 도서관, 사우나, 탁구장 등 커뮤니티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면적도 전용면적 59㎡부터 145㎡까지 다양하다. 임대주택 661가구를 제외한 주택 유형은 전용 59㎡ 1241가구, 전용 84㎡ 1458가구, 전용 114㎡ 499가구, 전용 145㎡ 26가구 등이다. 주차공간도 가구당 1.17대로 넉넉하다. 인근 대형마트로는 공덕역 근처 이마트 마포점이 있다. 현대백화점 신촌점과 여의도 더현대도 차로 10~20분 안에 갈 수 있다. 아현역에서 마래푸로 올라오는 길에 전통시장(아현시장)도 있다. 2.5㎞가량 떨어진 곳에 신촌 세브란스병원과 강북삼성병원도 있다. 정주 여건은 좋은 편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보면 평지가 아니라 언덕에 지은 단지라 불편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실제로 단지를 둘러보면 수많은 계단을 마주하게 된다. “계단 옆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면 된다. 그리고 마래푸뿐 아니라 마포구 아파트들은 웬만하면 다 경사가 있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언덕 때문에 불편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정작 입주민들은 별다른 불편함을 못 느끼며, 언덕에 있다는 점이 마래푸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이 관계자의 얘기다. 다행히 출근하러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은 내리막이다. 퇴근할 때 다소 경사진 길을 올라와야 해 힘들긴 하겠지만, 일을 마치고 집에 오는 발걸음은 가벼운 법이다.
하락장에서도 선방한 마래푸
가장 중요한 가격을 알아보자.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총 5건의 거래가 있었다. 전용 59㎡ 거래가 네 건 있었는데, 최저 12억7000만원(1단지 7층)에서 최고 13억5000만원(2단지 12층)에 매매됐다. 작년 12월 11억원까지 떨어졌는데 급매물 소화 이후 매매가가 조금씩 오르는 모양새다. 현재 호가는 13억~14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전용 59㎡ 최고가는 2021년 9월 기록한 17억원이다.국민 주택형인 전용 84㎡의 경우 지난달 2단지에서 16억3000만원(8층)에 팔린 사례가 있다. 지금 매물도 16억원대에 올라와 있다. 전용 84㎡ 최고가는 19억4500만원이다. 잠실의 모 아파트값이 작년에 최고가 대비 7억원가량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마래푸는 하락장에서 선방한 셈이다. 탄탄한 직주근접 입지 등이 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현재 마래푸 매물 자체는 많지 않은 편이라고 한다. 다만 매수와 갭투자 문의는 꾸준히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용 114㎡의 대형 면적은 22억~23억원대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과거엔 애오개역과 가깝고 상가를 이용하기 편리한 2·4단지를 좀 더 선호했지만, 요즘은 단지 구분 없이 가격이 낮은 순서대로 물건이 나가고 있다고 한다.
인근 단지 가격은 어떨까.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는 전용 84㎡가 지난 2월 16억3000만원에 매매됐다. 아현동 마포더클래시 전용 84㎡ 호가는 17억~18억원 수준이다.
마래푸가 미분양 단지였다고?
마래푸는 아현3구역을 재개발해 2014년 9월 준공한 단지다. 올해로 10년 차 아파트다. 아현3구역은 아현뉴타운의 일부다. 마포자이더센트리지(2018년), 마포프레스티지자이(2021년), 마포더클래시(2022년) 등 마래푸 이후 아현뉴타운 내 다른 단지들이 최근 몇 년 새 입주를 마쳐 일대가 대규모 주거타운으로 변모하고 있다. 현재 북아현2구역과 마포로 3-1, 마포로 3-3구역에서도 재개발 사업이 추진 중이다.마래푸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공동 시공했다. 지금이야 ‘강북 대장주’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과거 미분양의 아픔을 가진 아파트이기도 하다. 분양 당시 이름은 아현래미안푸르지오였다. 전용 84㎡ 기준 당시 분양가가 7억4000만원 수준이었으니, 만약 그때 샀으면 두 배 넘는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었다.
참고로 반포자이, 반포래미안퍼스티지, 경희궁자이 등도 과거 미분양의 흑역사가 있는 단지들이다. 현재 미분양으로 고생 중인 아파트들,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