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 소셜미디어 배포 사진 근거…아프간 등 활약한 'MRAP' 추정
美국무부 "진실 부합 회의적…전쟁 수행 방식 결정, 우크라에 달려"
"친우크라 민병대, 미국산 군사장비로 러시아 본토 공격"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 지역을 공격한 친우크라이나 성향 무장세력이 기습 과정에서 미국산 군용장비를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러시아 본토를 겨냥해 이뤄진 무장세력의 공격에는 미국산 지뢰방호장갑차(MRAP·엠랩)인 'M1124 인터내셔널 맥스프로'가 최소 3대 투입됐으며, 이들 차량 중 최소 2대는 러시아군에 노획된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이다.

이는 민병대의 기습공격 개시 몇시간 후 친러시아 텔레그램 채널에 유포된 다수의 사진과 영상을 직접 분석한 결과라고 NYT는 설명했다.

다만 최근 러시아 본토 공격을 감행한 민병대가 엠랩을 확보한 경로나 러시아군이 이를 노획한 경위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러시아의용군단'(RVC)을 이끄는 데니스 니키틴이 벨고로드 공격 과정에서 최소 2대의 엠랩과 여러 대의 험비 군용차량 등 미국산 군사 장비들의 사용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길이가 7m가량 되고 무게가 14t(톤)에 달하는 엠랩은 지뢰나 급조폭발물(IED)의 파편이 비켜 가도록 설계한 특수차량으로,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전과 이라크전에서 주로 활용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군수품 목록에도 엠랩 수백 대가 포함됐다.

이와 관련, 미국 정부는 미국산 장비가 공격에 사용됐다는 보도들과 관련해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현시점에서는 보도들 내용이 진실에 부합하는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쟁을 어떻게 수행할지 결정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에 달렸다"라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지난 22일 벨고로드 공격의 배후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정권에 반대하는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인들로 구성된 '러시아자유군단'(FRL)과 RVC 등 2개 민병대가 지목되고 있다.

이번 공격은 민병대가 러시아군의 반격을 받고 우크라이나 지역으로 물러나면서 23일 일단락됐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에 가담하지 않았고, 민병대에 어떠한 군사 장비도 제공하지 않았다며 러시아가 제기한 공격 배후설을 부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