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키움증권과 KB증권을 압수수색했다. 주가 폭락 사태 이후 수사팀이 증권사를 압수수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와 금융당국으로 구성된 합동수사팀은 24일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과 KB증권 본사에 수사 인력을 보내 지난달 말 폭락한 주식 종목들의 차액거래결제(CFD)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주가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라덕연 호안 대표와 주가조작 세력의 CFD 거래내역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사팀은 라 대표와 일당이 주가조작 수단으로 CFD를 활용했다고 보고 있다. 라 대표가 투자자 명의로 CFD 계좌를 개설한 뒤 레버리지를 활용해 거액의 투자금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CFD는 투자자가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도 증권사를 통해 투자 포지션을 잡아 진입·청산 가격의 차액만 정산하는 장외파생상품이다. 40%의 증거금만 있으면 최대 2.5배의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 키움증권과 KB증권 모두 CFD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수사팀의 압수수색이 다른 증권사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날 양석조 서울남부지검장은 이복현 금감원장과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만나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척결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금융당국은 CFD 계좌 3400여 개를 전수조사할 방침이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추가 압수수색은 수사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이뤄질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