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은 기업이 만든 신무기 적극 수용…국방 R&D 확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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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롱코리아 포럼
R&D와 방위산업
美, AI 기반 잠수정 등 혁신 창조
韓은 여전히 군이 무기 스펙 결정
국방부 연구개발 예산 5조 달해
민간 미래기술 개발 지원 늘려야
R&D와 방위산업
美, AI 기반 잠수정 등 혁신 창조
韓은 여전히 군이 무기 스펙 결정
국방부 연구개발 예산 5조 달해
민간 미래기술 개발 지원 늘려야
“국방 연구개발(R&D)을 ‘테크 푸시형’으로 바꿔야 합니다. 군이 민간의 혁신 기술을 적극 채용해야 한다는 뜻이지요.”(김태곤 방위사업청 첨단기술사업단 단장)
24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스트롱코리아 포럼 2023’에서 참석 패널들은 군이 무기의 스펙을 정하고 이에 맞춰 R&D를 진행하는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무인 무기가 활약할 미래전에 대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는 “KF-21 전투기 개발, K2 전차 등의 폴란드 수출로 한국 방산이 선전하고 있지만 이런 추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고민”이라며 “지금까지의 방법으로는 미래 전장의 변화에 맞는 신무기를 개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민간과 손잡고 R&D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게 한층 더 수월해졌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김 단장은 “국방부 R&D 예산이 2011년 2조원에서 올해 5조원으로 늘었다”며 “이제 ‘왜 국방 예산으로 과학자의 실험을 도와야 하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참가 패널들도 기술 주도 R&D가 글로벌 트렌드란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신익현 LIG넥스원 부사장은 “미국의 대표 방산 유니콘기업 6곳(SHARPE)은 모두 군 요구성능(ROC)에 기반한 스펙이 아니라 임무 달성을 위한 ‘파괴적 기술’ 구현에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SHARPE 중 한 곳인 안두릴은 3차원(3D) 프린팅 기법과 AI 기술로 호주의 무인잠수정 사업을 따냈고, AI 기반 잠수정 시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방기술 유관단체들이 바뀐 R&D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최한림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며 “미래전 무기체계 획득을 위한 R&D에 동의하지만, 테크 푸시형 R&D를 할 때 기존 무기개발 방식인 기본설계(PDR)와 상세설계(CDR) 요구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마크 섭코 BAE시스템스 해외사업개발본부 부사장은 “미래 전장은 전통적 전장과는 완전히 다른 ‘하이브리드전’ ‘대리전’ 양상”이라며 “이 같은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선 탄력적 통신체계, 다양한 모빌리티, 복합적인 다중 계획이 모두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 공군 AI 알고리즘인 알투뮤가 부조종사 역할을 하는 사례를 들며 “AI 무기 개발을 위한 데이터 구축과 통합 역량도 중요하다”고 했다.
고영채 한국연구재단 정보융합기술단 단장도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 단장은 “국방 R&D에서 연구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벽이 있다”며 “국방 관련 데이터에 민간 업체들이 더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24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스트롱코리아 포럼 2023’에서 참석 패널들은 군이 무기의 스펙을 정하고 이에 맞춰 R&D를 진행하는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무인 무기가 활약할 미래전에 대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美 방산벤처, 기술 개발로 신시장 열어”
스트롱코리아 포럼 세션1(R&D와 방위산업)에서 연사 및 좌장을 맡은 김태곤 단장은 기존 국방 R&D 전략이 한계에 직면했다고 털어놨다. 김 단장은 “한국의 국방기술은 ‘패스트팔로어’(빠른 추격자) 전략에 따라 발전해 왔다”고 운을 뗐다. 군이 해외 무기를 분석해 스펙을 정하고 이를 오차 없이 구현하는 게 R&D 전략의 핵심이었다는 얘기다.그는 “KF-21 전투기 개발, K2 전차 등의 폴란드 수출로 한국 방산이 선전하고 있지만 이런 추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고민”이라며 “지금까지의 방법으로는 미래 전장의 변화에 맞는 신무기를 개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민간과 손잡고 R&D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게 한층 더 수월해졌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김 단장은 “국방부 R&D 예산이 2011년 2조원에서 올해 5조원으로 늘었다”며 “이제 ‘왜 국방 예산으로 과학자의 실험을 도와야 하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참가 패널들도 기술 주도 R&D가 글로벌 트렌드란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신익현 LIG넥스원 부사장은 “미국의 대표 방산 유니콘기업 6곳(SHARPE)은 모두 군 요구성능(ROC)에 기반한 스펙이 아니라 임무 달성을 위한 ‘파괴적 기술’ 구현에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SHARPE 중 한 곳인 안두릴은 3차원(3D) 프린팅 기법과 AI 기술로 호주의 무인잠수정 사업을 따냈고, AI 기반 잠수정 시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방기술 유관단체들이 바뀐 R&D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최한림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며 “미래전 무기체계 획득을 위한 R&D에 동의하지만, 테크 푸시형 R&D를 할 때 기존 무기개발 방식인 기본설계(PDR)와 상세설계(CDR) 요구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방 관련 데이터 공개 진행돼야”
전쟁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 부사장은 “최근 우크라이나전쟁을 살펴보면 러시아가 고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비군사적 수단의 군사적 이용’에 있다”며 “국가 통신망이 파괴됐음에도 미국의 스타링크가 위성 통신망을 지원해 줬고, 민간 위성과 드론이 러시아군의 동향을 감시하는 데 사용됐다”고 설명했다.마크 섭코 BAE시스템스 해외사업개발본부 부사장은 “미래 전장은 전통적 전장과는 완전히 다른 ‘하이브리드전’ ‘대리전’ 양상”이라며 “이 같은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선 탄력적 통신체계, 다양한 모빌리티, 복합적인 다중 계획이 모두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 공군 AI 알고리즘인 알투뮤가 부조종사 역할을 하는 사례를 들며 “AI 무기 개발을 위한 데이터 구축과 통합 역량도 중요하다”고 했다.
고영채 한국연구재단 정보융합기술단 단장도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 단장은 “국방 R&D에서 연구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벽이 있다”며 “국방 관련 데이터에 민간 업체들이 더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