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소관 정무위 의원실 등 방문…'입법 로비' 의혹도 제기
'김남국 코인' 발행 위메이드, 21대 들어 국회 14차례 방문(종합)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수십억대 거래가 알려지며 논란을 빚은 가상자산(코인) '위믹스' 발행사가 지난 2020년 이후 국회를 14차례 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국회사무처가 국회 운영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위믹스 발행사인 위메이드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소속 임직원은 21대 국회(2020년∼현재) 들어 국회를 총 14차례 찾았다.

국회사무처가 공개한 '21대 국회 기간 중 위메이드 출입 기록' 내역에는 민주당 김성주·김종민·김한규·오기형 의원실과 무소속 양정숙 의원실, 국민의힘 윤창현·허은아·정희용 의원실이 포함됐다.

이들 중 허은아·정희용 의원실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실은 모두 가상자산을 담당하는 정무위원회 소속이다.

이들 의원실은 위메이드 측이 '위믹스'의 거래지원 종료(상장 폐지)와 관련한 경위를 설명하기 위해 만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위메이드 측이 상장 폐지가 결정된 지난해 11월 24일을 전후해 집중적으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실을 방문했다는 것이다.

방문 내역을 보면 위메이드 측은 지난해 11월 29일(김성주 의원실), 30일(김종민·오기형 의원실), 12월 12일(윤창현 의원실), 28일(김한규·양정숙 의원실) 등 지난해 말 집중적으로 이들 의원실을 방문했다.

올해 4월 7일 위메이드 측의 추가 방문이 확인된 윤창현 의원실의 경우 "통상적 수준의 인사차 방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의원을 직접 만난 게 아니라 보좌진을 면담했다고 이들 의원실은 해명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인 허은아 의원 역시 위메이드 측을 직접 만난 적이 없으며, 가상자산에 투자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소속인 정희용 의원은 중국 내 지식재산권 소송 관련 국회의원 명의의 탄원서를 만들어 달라는 위메이드 측 요청이 있었고, 이를 보좌진이 전달한 바 있으나 가상자산 관련 청탁을 받은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운영위는 전날 오후 전체회의에서 여야 원내지도부 합의에 따라 위메이드의 국회 출입 기록을 공개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김남국 의원의 코인 거래·보유 논란이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업체의 입법 로비 의혹으로 번지면서 해당 업체 임직원의 국회 출입 기록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발표로 입법 로비 의혹을 밝히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출입이 유일한 입법 로비 창구라고 보기 어려운 데다, 업계의 국회 출입 논란이 오히려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날 공개된 자료는) 단순 출입 기록이기 때문에 의원실에 가서 의원을 만났는지, 비서관을 만났는지, 아니면 그냥 그 명의만 빌린 건지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운영위 소속 한 여당 의원 측은 통화에서 사무처 공개 자료에 대해 "김남국 의원을 비롯해 P2E 합법화 토론회를 주최하거나 법안을 공동 발의한 의원실들은 명단에서 정작 빠져 있어서 자료 공개로 오히려 의문이 남게 됐다"며 "민주당이 이 자료로 '물타기'를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방문지를 특정 의원실로 등록해 놓고 자유롭게 다른 의원실도 돌아다닐 수 있다"며 위메이드 임직원들의 의원실 방문 사실 전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