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 주신 위스키는 적당한 때에 도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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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지중배의 삶의 마리아주-맛있는 음악
빛이 반사되는 투명한 술잔에 떨어지는 가볍지만 기름진듯한 소리 그리고 눈을 황홀하게 하는 빛깔이 나의 마음을 따듯하게 한다. 누군가가 말했었다. 위스키는 액체로 된 햇빛이라고. 연한 금빛, 진홍빛, 투명한 단풍나무의 빛깔등은 오묘한 색깔의 조합인 보석 호박(琥珀)을 연상케 한다.
연주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잘 준비를 하며 들이키는 이 빛깔 한모금이 나의 영혼(spirit)과 마음(spirit)을 다시금 차분히 가라 앉혀 준다. 이 순간 이 호박빛을 품은 액체는 영혼을 치유하는 생명의 물이 된다. (영어로 증류주는 ‘spirits’이고 프랑스어로 증류주는 ‘Eau de vie: 생명의 물’이다)
그 위스키를 입안에 머금다가 목으로 넘기면 서서히 꿀과 같이 달기도, 바닐라의 은은함과 바닷가의 짠맛이 느껴지기도 때로는 후추의 매운맛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숨을 내쉬면서 느끼는 향은 또다른 맛으로 나의 감각을 깨운다. 마치 많은 다양한 소리들이 어우러지는 오케스트라의 소리와 같다. 이러한 다채로운 향의 위스키, 보석 호박(琥珀)과 위스키를 생각하면 미국의 두 거장이 떠오른다.
20세기의 위대한 지휘자, 작곡자 그리고 피아니스트인 레너드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은 그가 유명해지기 전에 ‘레니 엠버’라는 예명으로 불리었다. 그의 성(姓)인 Bernstein은 독일어로 호박(琥珀)을 뜻하며 영어이름으로 흔히 쓰이는 앰버(Amber) 역시 같은 뜻이다. 이름에서부터 영향이 있었던 일일까, 그는 평생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와 함께하였다.
30여년전 어렸을적에 한번도 빼먹지 않고 보던 TV프로가 있었다. 흑백영상으로 방송된 ‘번스타인의 청소년음악회’이다. 그 중 한회차에서는 한 작곡가에 대한 그의 존경이 담겨있었다. 음악에 큰 꿈을 꾸고 있던 10대 초반의 나는 해피 버스데이 스트라빈스키라는 주제로 이루어졌었던 그 회차를 통해 스트라빈스키라는 작곡가와 그의 음악을 알게 되었다.
서양음악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러시아 출신의 미국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의 스카치 위스키에 대한 사랑은 실로 엄청났다. 특정한 브랜드의 스카치 위스키를 항상 가지고 다닐정도 였으니 말이다. 종종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맙소사! 난 내가 스카치 위스키를 너무 좋아해서 가끔 내이름이 이고르 스트라위스키(Stra-whisky)인 것 같아!” 나는 스코틀랜드에 직접 가보지는 못하였지만 음악, 미술등의 예술작품과 문학작품 그리고 영상매체등의 간접경험을 통해 일종의 환상을 가지고 있다. 상처많은 역사, 투쟁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고 그 역사만큼이나 거칠고 신비롭기 까지 한 자연환경등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15년 넘게 꾸준히 만나는 독일의 바덴-바덴 필하모니와 몇 년전에 영국, 조금더 구체적으로 스코틀랜드를 테마로 기획된 연주를 가졌었다. 이때 스코틀랜드 출신의 혹은 스코틀랜드를 기반으로 한 두 작곡가를 알게 되었는데 오이겐 달베르(Eugen D’Albert 1864~1932)와 윌리엄 월레스(William Wallace 1860~1940)이다. 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인물이자 스코틀랜드의 영웅과 같은 이름인 윌리엄 월레스의 마리타나(Maritana) 서곡을 접했을때는 마치 스코틀랜드 북부의 하이랜드 싱글몰트 위스키를 한잔 마시는 것 같은 10분의 시간을 보내는 듯 하였다. 코로 다가오는 달콤한향과 입으로 만나는 강렬함과 그 이후에 몰아치는 다양한 풍미들이 어쩜 이렇게 이 음악과 잘 맞아떨어 질 수 있을까.
나는 위스키를 마실 때 가끔 나의 레시피로 만든 크렘 브륄레(Crème Brûlée)를 한두스푼 곁들이곤 한다. 달달해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디저트가 위스키와 닮은 점이 참 많다. 호박(琥珀)과 같은 위스키의 색깔과 크렘 브륄레 표면을 살포시 덮고 있는 카라멜층의 색깔, 위스키와 카라멜이 가지고 있는 달콤쌉싸름한 풍미 그리고 크렘 브륄레의 바닐라향이 위스키가 가지고 있는 향과 어우러져 풍미를 더욱 돋우어 준다. 내가 매우 좋아하는 마리아주이다.
적당한 때에 적당한 위스키 한잔 그리고 마리아주가 좋은 음악과 음식은 하루를 마감하는 또 다른 행복을 준다. 적당한 때... 톰 소여의 모험의 작가 마크 트웨인은 앤드류 카네기로부터 위스키 선물을 받고 감사 편지에 이렇게 남겼다.
‘보내주신 위스키는 적당한 때에 도착했습니다. 물론, 위스키에 적당하지 않은 때란 결코 없죠.’
-글 지휘자 지중배-
연주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잘 준비를 하며 들이키는 이 빛깔 한모금이 나의 영혼(spirit)과 마음(spirit)을 다시금 차분히 가라 앉혀 준다. 이 순간 이 호박빛을 품은 액체는 영혼을 치유하는 생명의 물이 된다. (영어로 증류주는 ‘spirits’이고 프랑스어로 증류주는 ‘Eau de vie: 생명의 물’이다)
그 위스키를 입안에 머금다가 목으로 넘기면 서서히 꿀과 같이 달기도, 바닐라의 은은함과 바닷가의 짠맛이 느껴지기도 때로는 후추의 매운맛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숨을 내쉬면서 느끼는 향은 또다른 맛으로 나의 감각을 깨운다. 마치 많은 다양한 소리들이 어우러지는 오케스트라의 소리와 같다. 이러한 다채로운 향의 위스키, 보석 호박(琥珀)과 위스키를 생각하면 미국의 두 거장이 떠오른다.
20세기의 위대한 지휘자, 작곡자 그리고 피아니스트인 레너드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은 그가 유명해지기 전에 ‘레니 엠버’라는 예명으로 불리었다. 그의 성(姓)인 Bernstein은 독일어로 호박(琥珀)을 뜻하며 영어이름으로 흔히 쓰이는 앰버(Amber) 역시 같은 뜻이다. 이름에서부터 영향이 있었던 일일까, 그는 평생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와 함께하였다.
30여년전 어렸을적에 한번도 빼먹지 않고 보던 TV프로가 있었다. 흑백영상으로 방송된 ‘번스타인의 청소년음악회’이다. 그 중 한회차에서는 한 작곡가에 대한 그의 존경이 담겨있었다. 음악에 큰 꿈을 꾸고 있던 10대 초반의 나는 해피 버스데이 스트라빈스키라는 주제로 이루어졌었던 그 회차를 통해 스트라빈스키라는 작곡가와 그의 음악을 알게 되었다.
서양음악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러시아 출신의 미국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의 스카치 위스키에 대한 사랑은 실로 엄청났다. 특정한 브랜드의 스카치 위스키를 항상 가지고 다닐정도 였으니 말이다. 종종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맙소사! 난 내가 스카치 위스키를 너무 좋아해서 가끔 내이름이 이고르 스트라위스키(Stra-whisky)인 것 같아!” 나는 스코틀랜드에 직접 가보지는 못하였지만 음악, 미술등의 예술작품과 문학작품 그리고 영상매체등의 간접경험을 통해 일종의 환상을 가지고 있다. 상처많은 역사, 투쟁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고 그 역사만큼이나 거칠고 신비롭기 까지 한 자연환경등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15년 넘게 꾸준히 만나는 독일의 바덴-바덴 필하모니와 몇 년전에 영국, 조금더 구체적으로 스코틀랜드를 테마로 기획된 연주를 가졌었다. 이때 스코틀랜드 출신의 혹은 스코틀랜드를 기반으로 한 두 작곡가를 알게 되었는데 오이겐 달베르(Eugen D’Albert 1864~1932)와 윌리엄 월레스(William Wallace 1860~1940)이다. 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인물이자 스코틀랜드의 영웅과 같은 이름인 윌리엄 월레스의 마리타나(Maritana) 서곡을 접했을때는 마치 스코틀랜드 북부의 하이랜드 싱글몰트 위스키를 한잔 마시는 것 같은 10분의 시간을 보내는 듯 하였다. 코로 다가오는 달콤한향과 입으로 만나는 강렬함과 그 이후에 몰아치는 다양한 풍미들이 어쩜 이렇게 이 음악과 잘 맞아떨어 질 수 있을까.
나는 위스키를 마실 때 가끔 나의 레시피로 만든 크렘 브륄레(Crème Brûlée)를 한두스푼 곁들이곤 한다. 달달해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디저트가 위스키와 닮은 점이 참 많다. 호박(琥珀)과 같은 위스키의 색깔과 크렘 브륄레 표면을 살포시 덮고 있는 카라멜층의 색깔, 위스키와 카라멜이 가지고 있는 달콤쌉싸름한 풍미 그리고 크렘 브륄레의 바닐라향이 위스키가 가지고 있는 향과 어우러져 풍미를 더욱 돋우어 준다. 내가 매우 좋아하는 마리아주이다.
적당한 때에 적당한 위스키 한잔 그리고 마리아주가 좋은 음악과 음식은 하루를 마감하는 또 다른 행복을 준다. 적당한 때... 톰 소여의 모험의 작가 마크 트웨인은 앤드류 카네기로부터 위스키 선물을 받고 감사 편지에 이렇게 남겼다.
‘보내주신 위스키는 적당한 때에 도착했습니다. 물론, 위스키에 적당하지 않은 때란 결코 없죠.’
-글 지휘자 지중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