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시간의 기다림 장인 6명의 손길…'칸 트로피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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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파드가 전하는 제작 스토리
쇼파드가 전하는 제작 스토리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palm d’or·사진)’은 모든 영화감독의 꿈이다.
이름이 좀 낯설지만 황금종려상의 이름과 로고는 남프랑스에 널려 있는 ‘종려나무’에서 따왔다. 대추야자나무로도 불리는 종려나무는 승리와 환희를 상징한다. 영화제의 상징인 19개 잎이 달린 황금가지는 프랑스 시인이자 영화감독인 장 콕토가 처음 디자인했다. 칸을 사랑해 ‘칸(Cannes)’이라는 제목의 연작 시 다섯 편을 짓기도 한 콕토는 어린 시절 겨울마다 가족과 함께 칸을 찾아 이곳을 ‘제2의 고향’이라고도 했다.
투명 크리스털 위에 황금의 나뭇가지가 올라간 트로피는 누가 만들까. 모든 영화상 중 가장 영예로운 상으로 불리는 이 상의 제작 권한은 주얼리 브랜드 쇼파드가 갖고 있다. 1997년 쇼파드의 공동 회장이자 예술 감독인 캐롤라인 슈펠레가 칸 국제영화제 회장이던 피에르 비오를 만나 파트너가 되기로 약속했다. 황금종려상을 좀 더 현대적인 모습으로 다시 디자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제네바의 장인 6~7명이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118g의 금을 녹인 다음 야자나무 가지를 밀랍으로 본뜬 틀에 붓고, 여러 차례에 걸쳐 세척과 광택을 낸다. 이를 크리스털 쿠션에 고정하며 하나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70시간.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몇 가지 스페셜 에디션을 제외하면 황금종려상은 1998년 이후 디자인이 그대로 유지됐다. 2014년부턴 윤리적으로 채굴된 귀금속만 사용해 제작한다는 철학도 내세우고 있다.
쇼파드가 세계적인 영화인에게 쇼파드를 수여하면서 더 각광받는 브랜드가 됐다. 2001년부터 칸 영화제 기간 당대 최고의 배우가 떠오르는 배우에게 수여하는 쇼파드 트로피는 마리옹 코티야르, 다이앤 크루거, 레아 세이두, 플로렌스 퓨, 닐스 슈나이더, 제레미 어바인, 조 알윈 등에게 주어졌다. 쇼파드의 슈펠레는 칸 영화제와의 협업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내일의 영화에서 연기할 운명의 배우와 영화 산업, 그리고 대중 모두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일부 수상자는 몇 년 후 트로피의 대모가 돼 영광의 선순환을 만들어가고 있지요.”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이름이 좀 낯설지만 황금종려상의 이름과 로고는 남프랑스에 널려 있는 ‘종려나무’에서 따왔다. 대추야자나무로도 불리는 종려나무는 승리와 환희를 상징한다. 영화제의 상징인 19개 잎이 달린 황금가지는 프랑스 시인이자 영화감독인 장 콕토가 처음 디자인했다. 칸을 사랑해 ‘칸(Cannes)’이라는 제목의 연작 시 다섯 편을 짓기도 한 콕토는 어린 시절 겨울마다 가족과 함께 칸을 찾아 이곳을 ‘제2의 고향’이라고도 했다.
투명 크리스털 위에 황금의 나뭇가지가 올라간 트로피는 누가 만들까. 모든 영화상 중 가장 영예로운 상으로 불리는 이 상의 제작 권한은 주얼리 브랜드 쇼파드가 갖고 있다. 1997년 쇼파드의 공동 회장이자 예술 감독인 캐롤라인 슈펠레가 칸 국제영화제 회장이던 피에르 비오를 만나 파트너가 되기로 약속했다. 황금종려상을 좀 더 현대적인 모습으로 다시 디자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제네바의 장인 6~7명이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118g의 금을 녹인 다음 야자나무 가지를 밀랍으로 본뜬 틀에 붓고, 여러 차례에 걸쳐 세척과 광택을 낸다. 이를 크리스털 쿠션에 고정하며 하나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70시간.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몇 가지 스페셜 에디션을 제외하면 황금종려상은 1998년 이후 디자인이 그대로 유지됐다. 2014년부턴 윤리적으로 채굴된 귀금속만 사용해 제작한다는 철학도 내세우고 있다.
쇼파드가 세계적인 영화인에게 쇼파드를 수여하면서 더 각광받는 브랜드가 됐다. 2001년부터 칸 영화제 기간 당대 최고의 배우가 떠오르는 배우에게 수여하는 쇼파드 트로피는 마리옹 코티야르, 다이앤 크루거, 레아 세이두, 플로렌스 퓨, 닐스 슈나이더, 제레미 어바인, 조 알윈 등에게 주어졌다. 쇼파드의 슈펠레는 칸 영화제와의 협업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내일의 영화에서 연기할 운명의 배우와 영화 산업, 그리고 대중 모두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일부 수상자는 몇 년 후 트로피의 대모가 돼 영광의 선순환을 만들어가고 있지요.”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