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분58초 '힘찬 비행'…위성 8개 우주 보내는 특급미션 완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정부 "누리호 성공" 발표
24일 발사 2시간여 남기고 연기
SW 밤샘 수정…6차례 반복시험
美·中·러 실패한 연속 발사
실용·큐브위성 8기 우주 돌며
한반도 이상기후 관측 등 수행
2032년 '달 착륙선' 보낼 계획
24일 발사 2시간여 남기고 연기
SW 밤샘 수정…6차례 반복시험
美·中·러 실패한 연속 발사
실용·큐브위성 8기 우주 돌며
한반도 이상기후 관측 등 수행
2032년 '달 착륙선' 보낼 계획
25일 오전 5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2)’ 전용 발사대 주변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액체헬륨 저장탱크의 ‘해압밸브’와 ‘지상장비시스템(PLC)’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SW)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은 밤을 꼬박 새웠다.
SW를 구성하는 명령어가 순차적으로 전달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명령어 사이의 간격을 세밀하게 수정했다. 여섯 차례에 걸쳐 반복 시험한 결과 ‘정상’이란 판정이 내려졌다. 해가 뜬 외나로도 앞바다는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비와 강풍, 낙뢰의 가능성도 작았다. 우주정거장, 인공위성과 충돌 가능성도 없었다. 발사 준비가 다시 시작됐다.
오후 6시24분 굉음과 함께 누리호가 힘차게 솟구쳤다. 연소가스 온도는 섭씨 3500도. 포스코의 쇳물을 녹이는 용광로 온도(1500도)의 두 배 이상이다. 압력도 대기압의 60배까지 치솟았다. 발사대를 식히기 위해 초당 1.8t의 냉각수가 쉴 새 없이 쏟아졌다.
발사 123초 뒤 고도 66㎞. 누리호는 1단을 분리했다. 이어 위성을 감싼 덮개인 페어링과 2단이 차례로 떨어져 나갔다. 발사 783초 뒤 고도 550㎞에 도달하면서 주 탑재위성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가 분리됐다. 이후 20초 간격으로 벤처기업 져스텍과 루미르, 카이로스페이스가 제작한 큐브위성 3기가 차례로 분리됐다. 마지막에는 천문연에서 개발한 우주기상관측 군집(群集)위성 ‘도요샛’ 4기 중 3기가 분리됐다. 1기가 제대로 분리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발사 43분 뒤인 오후 7시7분 남극 세종기지는 차세대 소형위성 2호의 ‘비콘’ 신호를 정상 수신했다. 비콘 신호는 위성에서 주기적으로 지상으로 보내는 고유의 식별 신호다. 항우연은 각 위성 상태를 추적할 방침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작년 누리호 2차 발사 성공에 이어 이번 3차 발사 성공으로 누리호의 신뢰성을 향상시켰다”며 “한국이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확보해 자주적인 국가 우주개발 역량을 갖췄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했다. 이어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최초로 발사 운용 등에 참여해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우주 발사체는 첨단 기술의 집약체다. 반복 발사 운용을 통해 발사 과정을 최적화·안정화하고 발사체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필수다. 정부는 2027년까지 네 차례에 걸친 추가 발사를 통해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신뢰도를 검증하고 체계종합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기술을 이전한다. 차세대 중형위성 3호와 초소형위성 2~11호 등이 다음 누리호에 탑재될 예정이다.
누리호 성능을 개량한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도 한다. 차세대 발사체는 1단 100t급 이상 엔진 5기, 2단 10t급 이상 엔진 2기로 구성된 2단형 발사체로 개발될 전망이다. 2030년부터 세 차례 반복 발사를 통해 신뢰도를 검증한다. 2032년 달 착륙선을 보내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 장관은 “2027년까지 누리호를 세 차례 반복 발사하고 성능이 향상된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추진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흥(나로우주센터)=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SW를 구성하는 명령어가 순차적으로 전달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명령어 사이의 간격을 세밀하게 수정했다. 여섯 차례에 걸쳐 반복 시험한 결과 ‘정상’이란 판정이 내려졌다. 해가 뜬 외나로도 앞바다는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비와 강풍, 낙뢰의 가능성도 작았다. 우주정거장, 인공위성과 충돌 가능성도 없었다. 발사 준비가 다시 시작됐다.
○실용·큐브위성 8기 분리 도전
발사 1시간 전 기체 점검과 연료·산화제 충전을 마친 누리호를 우주로 인도하는 전자탑재체의 전원이 켜졌다. 발사체 기립 장치가 철수하고 관성항법 유도시스템이 정렬됐다. 발사 10분 전 발사자동운용(PLO)이 시작됐다.오후 6시24분 굉음과 함께 누리호가 힘차게 솟구쳤다. 연소가스 온도는 섭씨 3500도. 포스코의 쇳물을 녹이는 용광로 온도(1500도)의 두 배 이상이다. 압력도 대기압의 60배까지 치솟았다. 발사대를 식히기 위해 초당 1.8t의 냉각수가 쉴 새 없이 쏟아졌다.
발사 123초 뒤 고도 66㎞. 누리호는 1단을 분리했다. 이어 위성을 감싼 덮개인 페어링과 2단이 차례로 떨어져 나갔다. 발사 783초 뒤 고도 550㎞에 도달하면서 주 탑재위성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가 분리됐다. 이후 20초 간격으로 벤처기업 져스텍과 루미르, 카이로스페이스가 제작한 큐브위성 3기가 차례로 분리됐다. 마지막에는 천문연에서 개발한 우주기상관측 군집(群集)위성 ‘도요샛’ 4기 중 3기가 분리됐다. 1기가 제대로 분리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발사 43분 뒤인 오후 7시7분 남극 세종기지는 차세대 소형위성 2호의 ‘비콘’ 신호를 정상 수신했다. 비콘 신호는 위성에서 주기적으로 지상으로 보내는 고유의 식별 신호다. 항우연은 각 위성 상태를 추적할 방침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작년 누리호 2차 발사 성공에 이어 이번 3차 발사 성공으로 누리호의 신뢰성을 향상시켰다”며 “한국이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확보해 자주적인 국가 우주개발 역량을 갖췄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했다. 이어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최초로 발사 운용 등에 참여해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복 발사 통해 신뢰도 높인다
전날 누리호 3차 발사는 예정 시간을 2시간14분 앞두고 연기됐다. 이처럼 발사를 눈앞에 두고 기술적 문제로 연기하는 일은 로켓 개발 과정에서 종종 있는 일이다. 작년 6월 누리호 2차 발사 때도 기립 상태에서 점검 중 문제가 발견돼 조립동으로 되돌아갔다. 액체헬륨 탱크 내부의 레벨 센서가 비정상적인 수치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2009년 8월 ‘나로호(KSLV-1)’ 1차 발사 당시에도 압력 측정 관련 SW 오류로 이륙 7분56초를 앞두고 발사가 중단됐다. 나로호 3차 발사를 시도한 2012년 11월에도 최종 발사 시간 발표 전 연료를 주입하는 연결 부위가 새는 문제가 발생해 발사가 미뤄졌다.우주 발사체는 첨단 기술의 집약체다. 반복 발사 운용을 통해 발사 과정을 최적화·안정화하고 발사체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필수다. 정부는 2027년까지 네 차례에 걸친 추가 발사를 통해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신뢰도를 검증하고 체계종합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기술을 이전한다. 차세대 중형위성 3호와 초소형위성 2~11호 등이 다음 누리호에 탑재될 예정이다.
누리호 성능을 개량한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도 한다. 차세대 발사체는 1단 100t급 이상 엔진 5기, 2단 10t급 이상 엔진 2기로 구성된 2단형 발사체로 개발될 전망이다. 2030년부터 세 차례 반복 발사를 통해 신뢰도를 검증한다. 2032년 달 착륙선을 보내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 장관은 “2027년까지 누리호를 세 차례 반복 발사하고 성능이 향상된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추진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흥(나로우주센터)=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