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코에 맡기세요"…극소량 필로폰도 단숨에 찾는 마약탐지견

마약 단속에 투입된 폴리와 소리…"마약류 6종 인지 가능"

"폴리와 소리(마약탐지견)가 못 찾으면 그 현장엔 마약이 없는 거예요.

"

지난 24일 오전 경기 의정부시 경기북부경찰청 별관 2층 마약탐지견 훈련장.
경기북부경찰청 마약탐지견인 '폴리(6)'와 '소리(3)'에게 냄새가 진한 약들 사이에서 필로폰을 찾아내라는 훈련 목표가 하달됐다.

36개의 구멍이 있는 훈련 판과 7개의 훈련 박스 등에서 극소량의 필로폰이 묻은 공 1개를 찾아내는 게 임무.
핸들러(훈련사) 최영진 경위의 "찾아" 구령이 떨어지자 평화롭게 앉아있던 폴리와 소리가 빠르게 움직였다.

10초가 채 지나지 않아 폴리는 필로폰 공이 있는 박스 앞에서 짖었고, 소리는 구멍에 코를 박고 주저앉았다.

무색무취인 데다 양도 극소량이라서 인간의 코로는 절대 찾을 수 없는 필로폰 공을 '개코'는 쉽게 찾은 것이다.

최 경위는 "마약류는 일반 약들에 비해 냄새가 희미하기에 진한 냄새들 사이에서 이를 인지할 수 있는 훈련을 매일 진행하고 있다"며 "폴리와 소리의 경우 필로폰, 양귀비, 대마초 등 마약류 6종을 인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단속 현장과 비슷한 사무실과 야외 주차장에서도 폴리와 소리는 실력을 뽐냈다.

사무실에 투입된 소리는 의자와 책상 이곳저곳의 냄새를 맡으며 서랍 구석에 놓인 필로폰 공을 확인하고 주저앉았다.

폴리는 눈으로 보이지도 않는 차량 번호판 사이에 숨겨둔 마약을 확인하고 핸들러를 향해 짖었다.

래브라도레트리버 견종인 폴리와 소리는 경기북부경찰청 소속 1·2호 마약탐지견이다.

2016년 초 서울경찰청 소속 마약탐지견이 은퇴하며 경찰에는 한동안 마약탐지견이 없었다.

그러다 지난 2월 폴리와 소리가 투입되며 전국에 둘뿐인 경찰 마약 탐지견이 됐다.

경찰은 최근 마약류 관련 범죄 증가에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뛰어난 후각을 이용해 숨겨진 마약 수색이 가능한 마약탐지견을 다시 도입했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현장에서 관세청 소속 마약탐지견을 활용했으나 협조를 얻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며 "폴리와 소리가 도입되며 빠른 현장 투입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폴리와 소리는 지금까지 2건의 마약사범 검거 현장에 투입됐고 한 건의 현장에서 필로폰을 찾아냈다.

경찰에 따르면 전국의 경찰견은 폭발물탐지견 155마리, 수색견 25마리, 마약탐지견 2마리 등이다.

경찰은 현재 인재개발원에서 2마리의 마약탐지견을 양성하고 있으며 향후 탐지견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또 마약탐지견 훈련 고도화를 위해 마약류 6종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마약류 시료를 미 육군범죄수사대와 협의해 제공받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최영진 핸들러는 "마약류 인지 훈련 마무리 단계로, 현장 경험을 더 쌓으며 탐지견의 능력을 극대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