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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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과 비트코인 가격이 동조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은 안전자산의 대명사이고, 반대로 비트코인은 위험자산이라는 인식이 많았는데 이런 시장의 통념과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금과 비트코인은 자산의 성격이 본질적으로 비슷하다"며 "시장 참여자들이 비트코인의 가치를 널리 인정하게 되면서 비트코인의 지위가 '격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정보포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금 선물(최근 월물 기준)은 25일 오후 3시 현재 트로이온스당 195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금 선물 가격은 지난해 10월 4일부터 11월 3일까지 5.76% 하락했고 이어 올 1월 25일까지 19.58% 반등했다가 다시 3월 8일까지 6.75% 하락했다. 이어 4월 18일까지 10.54% 반등한 뒤 최근까지는 다시 2.72%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통념에 따르면 금값과 반대로 움직여야 할 비트코인 가격이 금값과 동조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0월 4일부터 11월 9일까지 21.79% 하락했다가 올 1월 30일까지 43.57% 반등했고, 이어서 다시 3월 10일까지 11.54% 떨어졌다가 4월 14일까지 또 50.79% 올랐다. 이후 하락 전환해 최근까지 13.69% 떨어졌다. 등락폭은 금보다 크지만 추세는 유사하게 움직인다.

코로나19 사태 직후에는 금값과 비트코인 가격이 탈동조화되는 현상이 확연했다.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생기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올랐지만 금값 상승세는 지지부진했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할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동조화로 방향을 튼 것이다.

전문가들은 두 자산에 대해 "현금 흐름이 아닌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이 가격을 떠받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한다. 비트코인이 일부에서 결제에 활용되고 있지만 이 수요가 가격을 떠받칠 정도로 많지는 않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이 장기간 높게 유지되면서 이 자산의 가치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믿음이 생겼고, 그 결과 금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비트코인의 가치를 금과 비슷하게 평가하는 전문가가 많다. 미국 헤지펀드 튜더인베스트먼트의 창업자 폴 튜더 존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을 마련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매수했고 지난해 효과를 봤다"며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이를 계속 보유할 생각"이라고 했다.

영국 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의 제프 켄드릭 애널리스트는 "현재 전통적인 은행이 겪고 있는 스트레스가 비트코인에 매우 우호적"이라며 "비트코인이 탈중앙화하고 희소성이 있는 디지털 자산이라는 원래의 존재 가치를 최근 입증하고 있다"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